엔더스 게임이야 SF소설로 원작이 잘 알려져 있어서 미국관객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이다. 그러나 한국관객들은 다소 생소한 엔더스게임이라는 영화는 막강한 예고편 물량과 홍보효과로 인해 호기심반 기대반을 가지고 2013년의 마지막날을 기다려왔다.
엔더라는 꼬맹이의 어린이가 성장하는 성장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이면에는 잔혹한 인간만의 진실이 있다. 영화속에서는 엔더라는 아이가 중학생정도로 그려지지만 실제 소설에서는 6살에서 12살까지의 전투 지휘관을 키워내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엔더스게임에서의 세계관은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부분에서는 매트릭스의 데자뷰가 느껴지고 우주관을 다루는데에는 스타쉽 트루퍼스같다.
미래를 다룬 영화중 지구 침공영화가 그렇듯이 외계에서 지구를 위협하는 세력이 들어온다. 포믹이라는 종족은 엄청난 병력을 이끌고 지구로 들어와 수천만명의 지구인들이 사망하지만 단 한명의 영웅이 그들의 패턴을 읽어내고 모선을 공격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초반에는 포믹이라는 종족이 대화없이 지구를 침공한것 같이 보여졌지만 영화를 다보고 난 다음에는 지구의 방위군이 먼저 공격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포믹이라는 종족은 살아남기 위해 맞대응을 했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다.
SF 액션영화가 아니다.
엔더스 게임은 마치 그래비티처럼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중점을 둔영화이다. 즉 SF 액션에 대한 비중이 그다지 크지 않다는 사실이다. 만약 스타쉽 트루퍼스나 스타트랙 다크니스같은 화려함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이들이 교육받는 과정을 보면 마치 게임을 하는듯한 느낌이다. 시뮬레이션 위주의 이들의 교육은 현실감이 떨어져보인다.
천재만이 참여하는 전쟁
기초교육, 전투교육, 지휘교육으로 이어지는 이들의 교육 프로세스는 천재들만이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일반적인 아이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과정보다 이들이 훨씬 혹독하면서도 남들보다 우월하다는것을 증명해야 한다. 엔더의 심리적인 불안감은 집안에서의 자신의 위치에서 비롯이 된다. 나름 천재적이였지만 폭력성으로 인해 과정에서 탈락한 큰형과 천재성이 있었지만 너무 여렸던 누나탈락 그리고 이어진 자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압박감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엔더의 내면속에 강한 리더쉽은 형에게서 여린 감성은 누나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무중력공간에서의 배틀쉽
엔더의 심리적인 변화를 쫓아가면서 다소 지루하게 그려지던 영화는 먼 우주로 나아가서 교육받는 전투교육에서 다이나믹함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팀으로 이루어진 전투소대들의 전투는 마치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는듯 하다. 그게임에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지금도 열심이 그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흥미를 가질만한 부분이기도 하다. 남들과 다른 지략과 순간적인 임기응변도 뛰어난 엔더는 모든 아이들에게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 된다. 엔더를 훈련시키는 그라프 대령과 앤더슨 소령은 마치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 역할과 유사해보인다. 내면적인 남성성과 여성성은 형과 누나가 대신했다면 현실에서 그를 대하는 남성성은 그라프가 여성성은 앤더슨이 대신하고 있다.
일어나지 못하게 짓밟아라
포믹이 지구를 다시 침공할지 모른다며 천재적인 아이들만 모아서 교육시키는 우주함대는 근본적으로 포믹이라는 종족자체를 멸종시키려 한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지구 지휘관들의 생각이 미국인들의 마인드와 비슷하지 않나 생각해보게 한다. 인디언들의 땅이였던 아메리카를 침략해 압박을 가해놓고 반발하는 인디언들의 씨를 말리려했던 미국정부의 행동과 유사한 부분이 없잖아 있다. 영화에서는 다른 국가를 보여주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국주의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가 미국에 편입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대부분의 영화에서 그렇듯이 힘이 없을때는 당했지만 힘을 가졌을때 통쾌하게 복수하고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것을 그리고 있다면 엔더스게임에서는 엔더가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통해 폭력이 가진 양면성에 대해 조금더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인류의 미래상
미국에서는 매우 성공적인 출발을 한 엔더스 게임은 한국에서는 그만큼의 환대를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영화를 보면서 생각하는것을 좋아하지 않는 한국관객에게 너무 많은 메시지를 담아주는 영화는 환영받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매트릭스같은 영화가 흥행은 한 이유는 메시지를 밑바탕에 깔고 화려한 액션을 스크린에 펼쳤기 때문이다. 스토리를 생각할 사람에게는 스토리를 선사하고 액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액션을 선사해주었다.
SF 소설계의 노벨상이라 할 만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에 수상하고, 28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던 소설 '엔더의 게임'을 영화화했다는 엔더스게임을 보면서 인간이 가진 폭력성 그리고 아이들까지 활용하여 효과적인 살상(?)을 시도한다.
영화는 앞으로 나아간다
과연 포믹이 지구를 공격한것이 사실일까? 지금 우리네 현실처럼 소통없는 지구인들의 공격적인 반응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느낌이 든다. 엔더는 교육받는 내내 끊임없이 포믹과 대화하려는 시도를 한다. 누군가의 생각을 알지 못한다면 이기기 힘들지만 그들의 생각을 알면 그들을 사랑하게 된다는 영화속의 메시지처럼 한쪽이 죽어야만 끝나는 전쟁인지 엔더의 고뇌속에 그런 모습이 잘 살아있다. 결국 포믹종족을 멸종시키는 것이 해답이라는 어른들의 선택..그들은 소통하려는 자세조차 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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