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SF)

로보캅, 진보된 액션과 재미를 보장하는 로보캅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2.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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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에 개봉했던 로보캅이 과거에 얻었던 인기는 대단했기 때문일까? 평론좀 한다는 사람들 치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네 로보캅슈트가 너무 날렵해졌네라는둥 평가절하를 해서 과연 보고 평가를 내리는 것인지 의구심만 들었다. 2014년의 로보캅은 날지 못하는 아이언맨에 가깝다. 세련된 것이나 조립되는 과정도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장면도 적지 않았고 슈트를 입고 동작하는 것도 매우 자연스러운 편이였다. 

 

리메이크된 로보캅은 전작의 재미를 충분히 보상할정도로 제대로 만들어진 느낌이다. 어릴때 보았던 그 어리숙한 로보캅과 총질이 주는 매력도 있었지만 2014년에 검정색 슈트로 돌아온 로보캅의 자연스러움과 현실적인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스토리도 괜찮은 편이다.

 

범죄와 무질서로 혼란에 빠진 도시.
좋은 아빠이자 실력 있는 경찰로 평범하게 살아가던 ‘알렉스 머피’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온 몸에 치명적 부상을 입는다. 거대기업 OCP는 다국적 기업으로 미국방부에 군과 관련된 장비를 공급한다. 근미래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지역에 사람대신 로봇을 보내는 셈이다. 그러나 미국내의 치안을 맡을 로봇에 대해서는 미국시민 대부분이 반대를 하고 있어서 OCP는 마케팅 전략으로 인간적인 면이 부각된 로보캅을 만들기로 하고 알렉스 머피의 와이프에게 그를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여론은 대기업편이다.

 

OCP의 CEO 레이몬드 셀라스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미국내의 여론을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라도 미국내 시장만 오픈할 수 있다면 돈벌기는 땅짚고 헤엄치기이다. 여론은 이성적이고 대중의 지성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것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광기에 휩싸이기도 한다. AI가 발병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닭과 오리의 소비가 줄고 일본 방사능으로 인해 상관없는 해산물이 독극물처럼 취급되기도 한다.

 

 

사랑이 강조된 로보캅 버전

 

이전 로보캅에서 부인과 자식이 이렇게 많이 노출된적은 없었다. 머리와 몸의 일부만 남은 로보캅이 남편, 아빠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전 알렉스 머피보다 부인과의 사랑이 애틋했던 이들 둘은 비록 육체는 일부만 살아있을지라도 정신적으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예전의 배우보다 훤칠하고 얼굴도 잘생겼기 때문인지 부인으로 등장하는 배우 역시 훤칠하면서도 남편을 위해서는 당당하게 나서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훨씬 진보된 액션

 

세련되며 멋있고 강력하게 컴백한 로보캅은 이전의 느릿느릿하던 그런 모습은 완전히 지워버렸다. 슈트를 착용하였지만 아이언맨큼 빠른 반응과 실시간으로 서버와 접속해 DB를 분석하면서 CCTV를 자유자재로 분석해낸다. 마치 슈퍼컴퓨터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아이언맨과도 비슷해 보인다. 통쾌한 액션뿐만이 아니라 적당히 사용된 특수효과로 인해 영화를 보는 깨알같은 재미가 넘쳐난다. 마치 터미네이터의 초기 모델같은 EM-208이나 킬링머신과 디자인이 흡사한 ED-209와의 전투도 어디선가 본듯한 데자뷰를 전달한다.

 

 

강력하지만 한 치의 오차 없는 수트의 통제를 받으며 명령을 따라야 하는 ‘로보캅’이다. 인간성이 있었지만 철저한 기계였던 알렉스 머피는 도파민 수치가 2%내에서 머물정도로 이성적이였지만 점차로 인간성을 회복해가기 시작한다. 인간의 뇌세포와 신경세포 역시 전기적으로 연결되어있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하지만 어찌보면 디지털 신호인 0과 1로 모두 치환할 수 있을것처럼 느껴진다. 로보캅 역시 자신의 생각에는 자신의 슈트를 제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게끔 만든다는 오싹한 현실에 인간성마저 없어지는 느낌이다.

 

 

구글글라스, 아이와치등 웨어러블 컴퓨터가 등장하기 시작하고 언젠가는 로봇이 전면에 나서서 사회의 한 축을 맡게 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지금도 무인폭격기 드론이 민간인을 살상하는 바람에 드론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로봇은 인간보다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합리적으로 판단하지는 못한다. 앞에 닥친 환경에서 빠른 결정을 내릴 수는 있겠지만 그로 인해 다가오는 후폭풍 혹은 여러가지 문제점을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로봇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기 시작하면 결국 단순한 사회 서비스의 한 축은 로봇이 담당하게 될 것이다. 불평불만이 없기 때문이지만 그것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탐욕적인 대기업의 수요창출로 인한 비윤리적인 해결책이라면 그 폐해는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평론에서 어떤 말이 나오든간에 액션과 날지못하는 아이언맨의 진지한 모습 그리고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문제의식이 있는 스토리까지 접하고 싶다면 꼭 감상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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