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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 캣칭파이어, 단언컨대 꼭 봐야 하는 느낌의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3. 11. 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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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 캣칭파이어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에 이어지는 영화로 마지막 남은 모킹제이의 전편이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전편보다 훨씬 짜임새 있으면서 재미또한 제대로 잡았다. 탄압받던 시민들의 상징이였던 그녀는 이번편으로 거대한 전쟁의 중심에 들어서게 된다.

 

헝게게임의 승리자가 된 캣니스를 다시 끌어내기 위해 독재국가 판엠의 음모는 역대 우승자들을 다시 모은 헝거게임을 개최하면서 시작이 된다. 본격화된 혁명의 메시지가 캣칭파이어를 통해 뿌리를 내리고 제대로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자리잡는다. 볼만한 판타지가 없었던 현실에 탄탄한 스토리와 제니퍼 로렌스의 열연이 합쳐지면서 상당한 호평을 얻고 있다.

 

공정한 승리란 없다.

 

권력자와의 승부에서 공정한 승리라는것이 있을까? 스포츠가 공정하다고 하지만 정말 공정한 것이란 것은 세상에 드물다. 헝거게임 역시 서바이벌을 가장한 스포츠이다. 스포츠게임의 상위권 국가 상당수는 잘사는 나라가 우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개인의 능력으로 겨루는것은 공정할지는 몰라도 그 능력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돈이라는것이 들어가는데 가난한 국가나 지역에서는 그정도 비용을 투자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육상이나 신체능력을 천부적으로 타고난 일부 민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자와 순위는 비례한다.

 

헝거게임에서도 캣니스가 살고 있었던 지역의 우승자가 드물었던것은 바로 그런 요인에 기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가난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티끌만한 지푸라기를 남겨두고 혁명의 여지를 차단했던것이다. 혁명의 불꽃이 일었던 13구역은 이미 폐허가 된지 오래이다. 외국사람들 보면 13이라는 숫자를 어지간히 싫어하는것 같다.

 

 

 

12구역의 우승자 캣니스

 

독재국가 판엠은 캐피톨과 13구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캐피톨에는 왕족, 귀족, 고급관료가 살고 있고 도시의 동심원 이론에서 보듯이 가장 바깥쪽은 못사는 서민들의 영역이다. 중세시대에도 그렇고 현재와 미래사회에서 바뀌지 않는 점이 있다면 권력자가 아닌 소시민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면 희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녀가 우승자로서 보여준 행보는 자신들이 원했던 그런 지도자의 모습이였다. 그녀를 제거하지 않는다면 국가 운영에 커다란 구멍이 생길것을 우려한 독재자는 또 하나의 게임을 개최한다. 그건 바로 우승자들의 게임 즉 왕들의 게임이다. 이전과 달리 다양한 장애물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우승자들 사이간에 복잡한 인물과의 관계가 도드라진다.

 

 

이기는것이 전부가 아니라 협력이 필요한 세상

 

사회에서 사람의 가치는 이기는데 있다. 1등이 전부인 세상에서 이기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지만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에서는 동맹이 필요하다. 잔인함만으로 얼룩진 베틀로얄 같은 영화와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것이다.

 

1구역에서 12구역까지 남여로 구성된 24명중 누가 살아남을 것이고 누가 먼저 죽게 될것인가. 그리고 동맹을 해야 한다면 누구와 먼저 손을 잡을지 모두들 계산하기에 바쁘다. 영화를 본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영화에는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존재한다. 마지막편 모킹제이로 가기위한 포석이다.

 

죽을힘을 다해 겨우 살아남았는데 이제는 벗어나지도 못할 그런 게임에 끌려가야 하는 캣니스의 입장은 말그대로 절망 그자체이지만 그녀가 또다시 담금질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만약피타가 없었다면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는 헤이미치, 에피, 게일이 없었다면 그녀도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솔직한 인사 그리고 내려놓음

 

내려놓는것은 쉽게 하는 사람은 드물다. 386이 요즘에 다시 유행이라는데 이건 30년대 생들이 다시 정계로 복귀하고 있다는것을 빗대어 한말이다. 70~80살의 어르신들이 새로운 감각(?)으로 중무장하여 한국을 이끌겠다는데 난 여기서 헝거게임의 스노우가 연상되는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우승을 해서 평생을 영화속에서 살수 있을것 같았지만 그 모든것이 전혀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캣니스와 피터는 구역을 돌면 돌수록 이상해져가는 분위기를 직감하게 된다. 특히 제니퍼 로렌스가 연기하는 캣니스의 눈빛연기는 상영시간 내내 관객에게 호소하는 느낌이 제대로 묻어나온다.

 

 

99개 가진사람은 마지막 한개도 원한다.

 

탐욕스러운 판엠의 지도자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에서 안정적인 국가 운영을 바라지만 시대의 변화는 바라지 않는다. 기존질서 안에서 새로운 변화를 거부할때 함께 동원되는것이 무력과 공포이다. 판엠의 스노우 대통령 역시 공포정치를 하기 시작한다. 한개 가진사람은 절만을 나누어 줄수 있어도 99개 가진사람은 1개를 더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스노우 대통령을 보면서 연상되던 사람이 바로 강철왕 카네기이다. 인자해보이는 모습뒤에 엄청난 돈욕심과 그걸 감추려는 기부활동..이 모든것이 자신을 철저하게 가리려고 했던 그의 행보라는것을 아는사람은 다 알고 있다. 노조를 탄압하면서 철권 경영을 했던 그는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려고 기부를 했다.

 

 

150분에 가까운 시간을 소비하고도 2편의 결말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오글거리는 사랑놀이를 떠들던 트와일라잇 시리즈와는 그 깊이가 다르다. 언제 다시 후속편을 볼 수 있을까라는 안타까움이 영화상영이 끝남과 동시에 뇌리를 스쳤다. 모킹제이 파트 1과 파트2로 나뉘어져 있어서 2015년까지 기다려봐야 그 결말을 알 수 있겠지만 이미 책을 사두었기 때문에 우선 책으로 예습좀 해보려고 한다.

 

그 처절한 헝거게임에서 승리를 했던 우승자들 누구도 게임을 원하지 않는 현실에서 피터가 대중들을 향해 폭탄발언을 터트리지만 게임은 그대로 진행이 된다.

 

 

흥행이라는 활을 당신 가슴에 쏘다.

 

잘못된 방법으로 75년간이나 철권통치를 해온 판엠의 역사에 캣니스가 등장하면서 희망의 불꽃이 커져간다. 식어버렸던 대중의 가슴에 불을 지피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준 캣니스. 소설이 가진 내공도 있지만 제니퍼 로렌스가 가진 내면의 힘때문에 이 영화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질서에 두려워하지 않고 활을 쏠 수 있는 그녀가 있기에 150분이라는 짦지 않은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버렸다.

 

트와일라잇처럼 그녀 역시 양다리처럼 보이지만 캣니스는 개인적인 욕망에 그런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이 이끄는 방향으로 뛰어가다가 얽히고 섥힌것 뿐이다. 자신도 영생을 젊게 살아야 되겠다는 유치한 생각에 빠져 있던 벨라와는 차원이 다른 인물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상황이 닥치지 않는 이상 절대 변화하려고 하지 않는다. 누군가 해주겠지 그건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치부해버리고 지나간다. 막상 불합리한 일이 자신에게 닥치고 나서야 사회와 대중에게 호소하지만 다른 대중들 역시 일이 닥치기전에는 자신과 똑같은 입장인것이다. 모난돌이 정맞는다고 왠만큼 잘못된 일가지고 왈가왈부하는사람도 없다. 판엠의 헝거게임처럼 한국정치 역시 스포츠로 사람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노력한다. 박찬호, 김연아, 류현진의 개인승리가 마치 국가의 승리처럼 언론과 정치가 몰아가는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중들이 힘들다고 느끼면 안된다. 그들의 승리가 자신의 승리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스포츠 마케팅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불편한 진실

 

누군가를 밟고 혹은 죽여야 내가 성공하는 세상에서 누군가와 같이 갈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캣니스

 

매력적인 여성으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해보이는 배우 제니퍼 로렌스의 다음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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