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아고라, 신의 이름으로 살인을 행하는 자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3. 9. 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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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라는 영화는 기독교가 퍼져나가던 시기를 그리고 있다. 폭력적인 종교역사의 현장에서 기독교건 다른 종교간에 신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내편이 아니면 죽음을 선물해준다. 과연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인간사에 세세한 신경을 써줄까? 지구라는 큰 생물학적인 기반아래 인간은 그저 하나의 생물일뿐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자신들이 선택받은 생명이라고 생각하고 온갖 질병과 불행에 신에게 기도를 한다. 대학교를 합격하게 해달라던지 사업이 잘되게 해달라는것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그런것까지 신경쓴다는 자체가 아이러니인셈이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이유로 일으킨 십자군전쟁은 그들만의 전쟁이다. 그들만의 전쟁은 아고라에서도 벌어진다. 스승 히파티아를 향한 사랑과 야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레스테스(오스카 아이삭)는 결국 권력을 선택하고, 신의 이름으로 수많은 사람을 전쟁으로 몰아넣는 주교 시릴은 자신의 길을 방해하는 히파티아를 처단하기 위해 온갖 음모를 계략한다

 

 

 

기독교 확산에 기여한 노예제

 

사회가 불공평할수록 그리고 박해를 받는 사람이 많을수록 종교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로마제국을 지탱하고 있었던 노예제도는 기독교를 확산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로마에서는 공화정 후기에 대규모 노예제에 의해 운영되었는데 BC 1세기에 이탈이아 총인구 400만 가운데 40%가 노예일정도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제도는 결국 빈부의 차를 확대시키고 그들의 반란을 이끌게 된다.

 

로마시대의 노예와 기독교의 종과는 비슷한것 같으면서 큰 차이가 있었다. 스스로 그리스도의 종이 된 기독교도들과 그들이 원하지 않았어도 노예가 된 로마의 노예들은 자유의지가 달랐던것이다. 그렇기에 기독교의 빠른 확산은 불을 보듯이 뻔했다.

 


자비롭지 않은 기독교도

 

대중의 광기에 휩싸이는것은 어렵지 않다. 평화적이긴 했지만 우린 2002년 한일월드컵때 그런 영향을 충분히 느껴본 경험이 있다. 영화 아고라에서의 기독교도들은 가장 폭력적이다. 다른종교는 절대 인정하지 않고 그들만의 종교만 유일하고 다양한 가능성따위는 인정하지 않는다. 흑과백을 확실히 구분하는것을 보면 정치를 할 소양은 충분해 보인다.

 

 

비극적인 죽음

 

알고 싶어하는것이 많았던 천문학자 히파티아는 종교의 전쟁과는 상관없이 진리를 위해 달려간다. 대부분의 종교는 선한 목적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완전하지 않은 존재 인간에 의해 운영이 된다. 신의 이름으로라는 모토아래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어떤 누구라도 제거할 준비가 되어 있던 주교는 근본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히파티아를 눈에 가시처럼 생각한다.

 

대중의 힘을 가졌기에 주교의 말은 법이 된다. 히파티아를 아껴주던 오레스테스조차 그녀를 지켜줄수가 없다. 이룰 수 없는 운명 앞에 신을 택했떤 다보스만이 가장 자비로운(?) 방법으로 그녀를 보내줄뿐이다.

 

실제로 영화의 주인공 히파티아는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관장이였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뒤 철학, 예술, 문학, 자연 과학등의 교육을 받은후 고대의 철학자이며 최초의 수학자로 자리잡았다. 여성 수학자로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그녀는 그리스도 교도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었다. 영화에서는 자비로운 죽음을 맞이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마차에서 끌어내려 무자비한 폭행과 함께 그녀의 알몸이 갈갈이 찢겨진뒤 불태워 죽였다고 한다.

 

알렉산드리아의 어마어마했던 양의 장서들은 사라지고 수학/천문학적인 발전은 주춤거렸고 헬레니즘은 몰락했으며 중세의 암흑시기가 도래한다. 유럽은 기독교의 바람이 불었으며 이후에 이슬람이 200여년쯤 지나 중동에서 발현하고 그로부터 400여년이 지난후 십자군전쟁이 유럽과 중동을 휩쓴다. 이 전쟁은 엉뚱하게도 동쪽의 징기스칸에 의해 일어난 원나라에 의해 깨끗히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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