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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단죄?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11.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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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자리잡기는 잡은 모양이다. 아직까지는 살아있는 권력을 암살하는 설정의 영화가 개봉할수 있는것을 보면 많이 바뀐듯 하다. 이 영화는 강풀의 원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광주항쟁 당시 사망한 시민군 자녀들이 26년뒤에 모여서 법이 응징하지 못한 최고 책임자를 암살한다는 내용의 픽션을 다루고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기억이 철저하게 악몽으로 남아있는 사람들은 역시 광주사람들이다. 1980년 5월 18일은 광주 민주화항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당시 전두환 장군은 최고 통수권자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 국가 비상사태 분위기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있지도 않을 북한의 도발과 함께 빨갱이가 한국을 장악하고 있는듯한 분위기를 만들만한 적당한 지역은 두곳이였다.

 

한참 부마사태로 인하여 떠들석한 부산과 마산일대 그리고 광주지역이 물망에 올랐다. 인구규모나 정치적으로 입김이 센 경상도 지역보다는 정치적인 영향력도 부족했던 광주라는 도시하나를 폐쇄하는것이 조금더 현실적인 선택이었을것이다. 결국 희생양으로 선택된것은 광주시민이였다.

 

정치적인 영향력이 없었던 광주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정치적인 영향력에 따라 예산의 집행이나 지역발전의 차이가 발생한다. 사람의 숫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투표할때는 1인 1표이지만 실상 발전은 가진것이 있는 소수를 위한 정책으로 진행이 된다. 광주지역을 빨갱이라는 이미지를 덮어씌우고 진압을 하는것은 전두환 장군에게 있어서 그다지 고민이 되지 않았을것이다.

 

 

오래전부터 준비한 전두환

 

전두환은 육사 11기이다. 전두환 이전에 육사생도들은 4년 정규과정을 거친 장교들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전두환이 가진 자신감은 대단했다. 자신들이 육사 1기나 다름이 없다고 생각할만큼 자부심이 대단했고 이는 하나회라는 그들만의 조직으로 연결이 된다.

 

게다가 이들이 활동하고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자금줄은 박정희가 알아서 대주었다. 문제가 되는 씨앗의 뿌리에 물을 뿌려준것이 박정희였다. 박정희의 뒤를 이어서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하나회조직은 언제고 준비된 새싹(?)같은 존재였다. 이들보다 덜 치밀하고 덜 교활했던 김재규를 비롯하여 육군 수뇌부는 수많은 모의 쿠데타를 통해 다져온 이들의 영향력을 과소 평가했다.

 

적어도 정권장악이나 효과적인 국민선동등에 자질이 부족했던 당시의 정치가들이나 육군수뇌부에 비해 전두환, 노태우를 중심으로 뭉친 하나회의 전략과 전술의 힘은 압도적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세력을 포섭했다고 하지만 이들의 손과 발이 되는 주요 세력은 중령/대령급의 영관급 장교 십여명에 불과했다. 박정희를 쏘고도 당시에 막강했던 안기부세력을 거의 활용도 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를 쥐고 있던 김재규는 아주 순진했던가 당시 정치민주화가 어느정도 무르익었다고 생각했던 어리석었던 사람이였을지도 모른다.

 

 

성공한 쿠데타는 단죄하지 못한다.

 

26년이라는 카툰이 나름 인기를 얻고 이렇게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으나 단지그뿐이다. 겉으로 드러난것만 몇천억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도 버티면서 정계 전반에 걸쳐 아직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것을 보면 역시 성공한 쿠데타는 단죄하기가 힘들다는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광주사건의 피해자들은 26년이라는 영화를 통해 대리만족이라도 할수 있는것에 만족해야 할것 같다. 누군가의 자식으로 혹은 자신의 이념에 반하는 행동으로 평생을 후회하고 원망하면서 살아왔지만 세상은 그들이 생각한것만큼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국민이 바뀌지 않는다면 제자리

 

지금도 경상도의 대구공고나 경북고를 가면 적어도 그들만의 제국은 공고하다. 세상은 권력과 돈이 있는 사람들의 의지대로 흘러간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에게 적당한 자리와 돈을 주게되면 옳고 그름에는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세상이 아직까지 그런이상 바뀐다는것은 순진한 생각에 머물뿐이다.

 

밥한끼 사준사람을 찍어주는것이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시골이나 나이드신분들에게는 잘 먹히는 방법중에 하나이다.

 

솔직히 강풀원작의 영화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기가 힘든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스토리로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능할것 같지만 가능하지 않은 스토리가 강풀 원작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다. 그렇지만 현실에 살아있는 권력을 향한 총구를 다룬영화 26년의 의미는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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