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광해, 왕이된 남자, 비운의 군주 광해군의 환생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9.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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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군주라는 광해군은 반정에 의해 폐위되기는 했지만 정치의 균형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던 군주라고 평가받고 있다. 광해라는 이 영화는 거의 쫄딱망한 주지훈의 나는 왕이로소이다라는 영화와 비교되는 경향이 있다. 똑같이 왕과 닮음꼴이 존재하고 유머코드도 있지만 위대한 세종을 단순한 코믹코드로 망쳐버린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달리 광해의 경우 연기력이 되는 배우 이병헌을 앞에 내세움으로써 호평을 얻고 있다.

 

실제 광해는 선조의 변덕에 의해 왕세자의 자리에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쫓겨 살았던듯하다. 이 영화에서는 그 점을 꼬집고 들어간다. 왕의 자리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광해는 신하에게 권력이 넘어가는 조선의 변곡점에 있었던 군주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안동김씨같은 자신의 이득에 의해 조정을 좌지우지하는 유력가문들이 등장하게 된다.

 

지금도 있다는 자신과 닮음꼴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당대와 후대의 평가가 극단으로 나뉘는 군주이다.  16년 간의 짧은 재위 기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폭군으로 역사에 기록된 왕 ‘광해’. 하지만 최근 광해군이 행했던 실리외교의 대외정책과 대동법 등의 민생 안정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임진왜란이라는 거대한 전쟁이 조선을 휘감고 있을때 당시 임금 선조는 책임감없는 태도를 보여주었지만 광해는 달랐다. 그가 가진 왕의 그릇은 영화 광해에서 잘 표현된 느낌이다. 코믹하다가도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고 역사가 말하지 못했던 진실을 새롭게 각색해냈다.

 

백성을 위한 군주는?

 

지금도 국가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지금도 여당과 야당으로 아슬아슬한 정치적인 상황이 매일매일 연출되기도 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사극으로서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이병헌은 광해로 인해 제대로된 연기를 다시한번 보여주고 있다. 그냥 시덥지 않게 웃기는 도둑들과 그격을 달리하고 있다.

 

영화는 코믹함과 진지함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그 씁쓸함의 여운이 남는다. 2012년의 대선을 앞두고 과연 사람이 하는 정치가 어떤것인지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누구나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연기란 과연 무엇인지 아는 이병헌

 

우리가 아는 왕의 연기는 이병헌이 연기하는 왕과는 틀리지만 왕의 연기가 무엇인지 그 진정성과 카리스마를 제대로 보여준다. 백성을 위한 순수하기도 하면서 여리고, 인자한 광해는 신분을 뛰어넘는 다른 광해가 만들어간다. 그가 만들어간 광해의 모습은 연기력되는 조연들로 인해 더 빛이 나기 시작한다. 물론 광해에서 이병헌이 빠졌다면 진정한 광해는 나오지 않았을것이라고 생각될만큼 그의 연기는 명품이다.

 

무조건적인 강대국에 대한 사랑

 

지금도 영어가 어디에 쓰여야 할지도 명확하게 모르는 수많은 국민들이 영어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자신들의 인성과 지식을 쌓는데 쓰여할 시간이 강대국의 언어 영어에 모두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광해의 시대에도 명나라에 대한 사대주의에 모든 권력자들이 매달려 있었다. 광해는 명분도 없는 명나라에 대한 막연한 사랑이 결국 백성들을 핍박받고 힘든삶으로 이끌게 될것이라는것은 아는 영민한 군주였다.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일했던 마지막 군주 광해는 세도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시작이기도 했다. 안동김씨와 풍양조씨같은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면서 존재했던 세도가들은 임금의 권력을 넘어섰다. 마치 지금의 경제권력을 가진 재벌들과 유사한 느낌이다.

 

공평한 세상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 말을 지킨 권력가들이 누가 있었던가? 경제민주화나 여당과 야당의 진흙탕싸움, 합리적이지 않는 외교정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국민들의 허탈함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힘있는 자리이면서 가장 최고의 자리는 그만큼 책임감 있는 자리이다. 그걸 알았지만 자신을 밀어줄 세력이 부족했던 광해는 결국 무리한 정책이라는 역사적인 평가만을 남기고 인조반정으로 자리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다.

 

이 영화 이병헌의 명품같은 연기력과 오락성 그리고 메시지를 충분히 잘 전달한 영화가 아니였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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