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간첩, 간첩으로 호소한 경기불황이야기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9.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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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이 우리사회를 강타한것이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현재 진행형인 상태이다. 그런 경기추이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생계형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가 봇물터지듯이 나오고 있다. 남의 것을 훔쳐서 한탕을 해보겠다는 영화에서부터 시작하여 먹고사는것을 고민하는 다양한 삶을 조명하는 이야기와 정치를 빗대어서 풍자하는 영화까지 이 시대에 언론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니 영화와 책이 먼저 나서서 알리는 꼴이다.

 

배고픔이 중요할까? 신념이 중요할까? 이 두가지중에서 배고픔이 먼저 중요할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것이 아니다. 어떠한 풍광이나 볼거리도 배고픔앞에서는 속수무책일뿐이다. 고정간첩이 한국에서 수만명이 있다고 하는데 이들의 생활은 탈북 난민보다 더 고달플지도 모른다.

 

탈북난민이야 일부 정착금이 나오지만 이들은 공작금이 없이는 거의 거지신세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서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 생계형 일을 하고 있다. 불법 비아그라를 밀수하여 파는 김과장, 부동산 아줌마 강대리, 탑골공원의 윤고문, 귀농청년 우대리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서민형 인물들이다.

 

먹고 살기 힘든세상

 

한국의 일하는 사람들의 정규직 비율은 불과 25%가 채 안된다고 한다. 그럼 그 인구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시한부 목숨처럼 일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규직이라는것도 계약자체를 파견직이나 계약직으로 안했을뿐 기업의 의도에 의해 밀려나갈수 있는 직업군도 상당할것이다.

 

 

 

극대화된 자본주의보다 공평한 빈곤이 나을까?

 

우리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박정희 시대나 전두환 시대에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빈곤에 시달리면서 살아왔던것도 사실이다. 밥을 먹고 살기 위해서 무조건 열심이 일하고 세계에 한국이 조금이라도 알려지면 모두 환호하던 시절이였다. 그러한 노력의 단물은 불과 20여년에 지나지 않고 지금은 그 과실의 대부분을 차지한 상위 몇%의 사람들만 호재를 부르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단물을 만들기 위한 준비시기에 봉착해 있다.

 

 

 

다소 문제의식제기가 약한 영화

 

웃고 즐길것인가? 아니면 영화가 가진 메시지도 같이 보아야 하는가라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다. 블랙 코미디 영화이긴 한데 그냥 황당하기만 한것 같기도 하고 문제의식을 담았는데 깊이는 부족하다. 무언가를 담아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갈수록 끝심이 부족해지는 느낌?

 

후반부에서 스릴러로 가면서 간첩이 본래 가지고 있어야할 소명의식같은것과 이들간의 갈등을 그리고 있지만 앞서서 보여주었던 코미디와의 중첩때문인지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많이 나온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웃기려고 노력했던 배우들의 연기가 후반부의 추격전이나 액션을 겉돌게하는 느낌이 든다. 전반부와 후반부가 따로 떨어진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은 옴니버스 영화를 본건가? 영화계에서 돈이 씨가 마르고 있다는 소리가 들리지만 이렇게 시대상의 시류에 적당하게 편승하는 영화만 만드는것인지 궁금하다.

 

그래도 색다르게 접근한 방식은 괜찮았던것 같다. 간첩의 탄생은 서로간의 이데올로기 차이로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점점 퇴색되어져가는 이념간의 전쟁은 선거때만 활용되는 느낌이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로 사라져가는 공산주의에 대한 개념은 정치인들이 더 철저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제는 생활이 문제이다. 어떻게 잘 먹고 잘 가르치고 어떻게 긴 세월동안 안정적으로 살수 있을까가 지금의 화두이다. 이념보다 삶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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