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달콤한 인생' 달콤하지 않은 당신의 인생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9.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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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인생이라는 영화가 나에게 주었던 느낌은 지금까지도 재미있다고 느낄만큼 강렬했다. 블로그를 시작하기전에 본 이 영화는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내일은 사랑이라는 드라마 이후로 다시 락인시킬만큼의 강렬함을 선사했다. 누구나 인생은 달콤할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살아간다. 영화속에서 선우는 여성한번 제대로 만나보지 못하고 강사장 밑에서 정말 죽을힘을 다해 일했던 인물이다.

 

마치 러브 액추얼리에서 친구의 부인을 잠시 사랑했던 수준만큼도 안되지만 희수를 훔쳐본 죄로 나름 잘나가는 위치에서 목숨을 위협받는 벼랑위로 몰리게 된다. 우리의 아슬아슬한 인생을 격하게 그려낸 경향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인생과 그다지 다를바는 없다.

 

때마다 달콤함을 꿈꾸는 우리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은 유아기가 아닐까?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중학생이 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것 같고 중고등학교때는 대학교에 가면 달콤하리라는 환상을 가진다. 대학교가서는 졸업하면 경제적인 능력도 생기고 자유로이 살것 같지만 결혼이라는 거대한 전환점에 평가받고 결혼하고 나서는 살집마련하는데 허덕이고 아이를 낳으면 잠깐의 달콤함도 잠시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압박감에 어느새 50대에 직면한다.

 

아이들을 잘 키워서 결혼시키고 나름의 여유와 낭만을 즐기리라 생각했던 젊을때의 생각은 비싼 등록금과 집값에 여전히 일해야 먹고 살수 있는 냉혹한 현실에 달콤한 인생이 무엇이지 말할수 없는 자신이 허망하게 느껴진다.

 

이 영화는 남성적인 영화이다. 남성이라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것 같지만 몇사람 가지고 있지 못한 블랙슈트와 하얀 와이셔츠, 폭력, 에스프레소, 젊은 미인까지 한번쯤은 꿈꾸어봤을만한 인생의 멋스러움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살짝 몸만 삐꺼덕 거리면 바로 나락에 빠지게 된다는것이 결코 달콤하지 않은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어느 깊은 가을밤, 잠에서 깨어난 제자가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스승이 기이하게 여겨 제자에게 물었다.

'무서운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슬픈 꿈을 꾸었느냐'

'아닙니다.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리 슬피 우느냐?'

제자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 꿈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루어질수 없는 꿈을 향해 달려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꿈을 꾸는것은 사람이기에 가능한것 같다. 세상은 내가 담고 있는 조직, 학교가 날 보호해줄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덥기에 급급하고 그 책임을 학생에게 넘기고 내가 청춘과 열정을 바쳐 일한 조직은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을 내친다.

 

선우 역시 오랜 세월을 몸바쳐 일한 조직이 자신을 파멸시키려고 하는것을 보고 참을수 없는 분노를 느끼고 조직을 상대로 전쟁을 하게 된다. 전쟁을 하게 된 이유는 바로 강사장의 젊은 애인 희수때문인데 냉철하지만 엄청난 소유욕을 가지고 있는 강사장은 자신의 젊은애인이 남자와 조금이라도 옷깃을 스치는것조차 납득하지 못한다.

 

 

우리는 적이 없을수 있을까?

 

흔히 말해서 법없이 살사람들은 모든사람과의 경쟁에서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조직에서 성공하고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현실에서 한사람의 몰락은 누군가의 반사이익을 노릴수 있다는 의미이다. 견제하고 복수를 하고 이런것이 총이나 칼이 아니여서 그렇지 이순간에도 끊임없이 나를 견제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나락으로 떨어지는건 한순간

 

잘나가던 선우가 그 화려한 삶과 인정받는 위치에서 떨어지는것은 한순간이였다. 그것도 두목의 말 한마디에 2인자가 설자리는 순식간에 줄어들어 버린다. 영화는 이미지를 극대화시켜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극대화된 경험을 느끼게 해준다. 시종일관 무거우면서도 깔끔한 느낌의 선우는 감정이 없어보였지만 희수를 만나면서 일상생활으로 돌아가는듯한 느낌을 보여준다.

 

검정과 빨간색의 이미지는 적당한 사용은 강렬하다는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려는 감독의 의도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무겁지만 감정의 흔들림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김영철과 이병헌, 가벼운듯하면서 잔인한 김뢰하, 황정민, 킬러들과의 비교를 통해 영화속에서 캐릭터의 창조가 무엇인지 잘 보여준듯 하다.

 

인생의 가치는 백인백색이라고 할만큼 다양하지만 우리 사회는 한쪽으로만 몰고 있는듯 하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획일화시키려는 사회의 의도에 따라 움직이는 말처럼 인생을 그려나가고 있다. 내 인생의 선택권이 나에게 있지 않고 사회가 바라보는 시각에 있다면 조금은 슬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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