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나는 왕이로소이다, 너무 빨리 복귀한 거지 주지훈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8. 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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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이로소이다는 한국판 왕자와 거지를 그리고 있다. 그것도 조선에서 가장 현명한 임금이라는 세종이 그 주인공인데 주연배우가 주지훈이라는데에 껄끄러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이 영화는 조연의 라인업이 다른 영화에 비해 손색이 없을만큼 갖추어져 있다. 감독의 비틀기 의도가 무엇인지 경험있는 조연들이 알고 있는듯 하지만 단지 거기서 끝난듯 하다.

 

주연을 받쳐주면서 조연들의 연기가 눈에 띄어야 하지만 그 주연이 부실하면서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부족한듯 하다. 마치 자잘한 웃음은 존재하는데 큰 웃음은 실종되어버린 느낌의 영화가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아닐까? 영화는 아다시피 조선의 위대한 대왕 세종이 왕이 되기 위한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것이다. 태종의 시대부터 그려지고 있는데 세종시대의 역사관점으로 바라본 양녕은 기대한대로 주색잡기에 빠져있고 왕세자의 재목으로 충녕을 선택한다.

 

왕이 되기 싫은 남자

 

재벌의 후계자나 권력의 후계자가 싫은 사람은 별로 찾아보기 힘들것이다. 권력을 쥐든 금력을 쥐든간에 대다수의 사람들을 아래로 바라보고 살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영화에서 충녕은 왕이 되기 싫었고 결국 담을 넘고 그와 닮아 있는 다혈질의 노비 덕칠과 운명이 바뀌게 된다.

 

 

 

세종을 비틀었지만

 

링컨을 비틀었던 링컨 뱀파이어 헌터와 비교해보면 그냥 참신만 했던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상당히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충녕이성장하면서 겪게되는 왕통의 힘든 과정을 그러야했지만 그러지 못했던것이 영화가 추진력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듯 하다.

 

주지훈의 1인 2역연기가 그럴듯해 보이긴 했으나 그렇게 인상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던것 같다. 코믹연기란것이 이런것이라면서 변신은 했지만 영화를 보면 연기의 차이보다 분장이 저러니까 그런거지 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영화를 기점으로 과거의 불미스러웠던 일들을 잊어버리고 싶었나 보다.

 

 

정치적인 풍자를 위해

 

코믹을 밑바탕에 깔고 나서 결국 정치적인 풍자를 한다는것은 대부분의 역사 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인 틀을 따르고 있다. 왕이 되기 싫었던 남자는 백성들의 삶을 직접 겪어보면서 궁궐안에서 바라보던 삶과 전혀 다르다는것을 알게 되고 결국 어진 정치를 펼치게 된다라는 식의 설정은 너무나 뻔하다. 대게의 장면들이 억지스럽고 뜬금이 없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그냥 코미디 자체라고 생각하면 그냥 웃긴 영화가 되기때문에 이해가 간다.

 

이런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할지도 모른다. 국회의원 후보나 대통령 후보들이 흔히 선거 유세기간에 하는 일이라곤 국밥집가서 한그릇 먹고 시장을 돌아다니고 고아원에 들려서 아이들과 잠시 어울려주는것이 다이다. 왜? 시장이 안되는지 생각도 안하고 시장을 살리겠습니다라고 말하면 그 시장이 살아나나? 시장이 안되는 근본적인 원인조차 생각못하는 본인이나 밑에보좌관들 데리고 일하는것을 보면 한심하기까지 하다.

 

 

연예인들이 물의를 일으키고 복귀하면서 하는 말이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연기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라는 아주 식상한 말들은 정말 어이없다. 내 일하면서 돈버는걸로 증명하겠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일반 직장인들도 그와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고 회사에서 열심이 일하겠습니다라고 물의를 일으킨것이 덮어지는것인가?

 

영화는 모두 웃기려고 모든 조연들이 노력하고 있는것이 느껴진다. 그래서 웃음코드가 하나로 뭉쳐지지 않는 아쉬움이 더욱 진해지는듯 하다. 이 영화의 타겟은 바로 틈새 관객이다. 묵직한 분위기의 다크 나이트도 아니고 나름 한국영화치고 볼만하다는 도둑들의 관객빼고 방학을 맞아 아이스에이지4를 보는 아이들을 제외한 나머지를 위한 영화이다. 그것도 토탈리콜이 개봉하기 전까지..반짝 흥행을 노렸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이 영화를 보시려는 분들은 기대없이 영화를 보셔야 한다. 마치 TV를 돌리다가 보지 못한 공짜 영화를 보았는데 생각외로 재미있는 그런 기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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