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공포)

'불신지옥' 우린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7. 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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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지옥이라는 영화는 작년 여름에 개봉했던 영화로 기억한다. 마침 케이블 TV에서 불신지옥을 틀어주어서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불신지옥은 남상미 주연의 영화였지만 그다지 관객은 많이 들지 않았던 영화 이었다. 공포를 표방했지만 불신지옥이라는 단어가 마치 지하철에서 예수를 믿으라는 열혈 신자의 이미지가 겹친 덕분일까? 별다른 호응은 없었던것 같다.

 

 종교란 무엇인가?

 

한국의 종교중 기독교는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린지 오래이다. 한국에서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잡아서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사로잡고 돈이 좀 있는 교회에서는 인맥의 활용수단인 사교장처럼 변하고 있다. 서울이나 지방의 몇몇 대형교회는 대기업의 형태로 그리고 그 중간에 중견기업 그리고 중소기업이 존재한다. 흔히 개척교회로 불리는 조그마한 교회들은 벤처기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순수한 목적의 종교인들도 적지 않지만 한국이 어떤 사회인가? 말그대로 자본주의의 순기능은 배제한채 역기능은 빠르게 받아들이는 사회이다. 그 속에서 종교가 순수한 모습 그대로 있길 바란다면 너무 순진한것이다. 

 

종교란 순기능도 많이 있다. 특히 내면적으로  불안한 인간의 심리의 안정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내일 혹은 한달 그리고 1년뒤의 미래가 더 불확실할수록 종교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이란 동물과 틀려서 사후세계에 대한 불안감은 인생을 사는동안 사람의 무의식을 지배하는 또하나의 뇌의식공간이다. 결국 현실세계에서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신을 믿음으로서 자신에게 평온함과 나는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것이다.

 

영화는 바로 그점을 파고 들어가고 있다. 잘못된 믿음이라는것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 가족이라는 구성원을 통해 혹은 주변인들의 믿음을 통해 어떻게 변질되어가는지 보여주고 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신들린 소녀가 신이 내린 메시아라고 믿고 무당에게는 신을 받은 사람처럼 느끼게 된다. 모두다 자기가 믿은 종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게 되는것이다. 교통사고 휴유증을 앓고 있는 소녀에게 믿음을 가지는 엄마나 주변인들은 모두 이기심과 욕망으로 가득차있다. 엄마는 자식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위장했지만 결국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에 신뢰감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딸을 이용할 뿐이다.

 

 부모의 믿음

 

부모의 자식에 대한 믿음은 대부분 맹신에 가깝다. 타고난 능력에는 상관없이 이시대의 부모들은 돈으로 모든걸 메꿀수 있다고 착각을 한다.

 

그만큼 부모는 자신이 못이룬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는 강력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

 

영화에서의 모든 공포와 비극은 우리의 일상에서 시작이 된다. 집에서 사라진 여동생은 과연 어디로 사라진것일까?

 

그리고 기도에 집착하고 광적인 믿음으로 살아가는 엄마는 과연 무엇을 알고 있는것일까? 공포의 대상은 바로 가족이라고 해도 안심할수가 없다는데에 영화는 불안감을 더 가중시킨다.

 

어떤 종교나 대상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은 자신을 무기력한 존재로 만들어가고 주변사람들에게서 멀어지게 한다. 하나의 대상이나 분야에 모든걸 투자하게 되면 상당수의 주변 지인이나 가족들과의 시간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우린 이기적일까?

 

영화에서 무당이나 주변인들은 이기심과 욕망에 가득찬 존재들로 등장한다.

 

우리는 과연 이기적일까? 우리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뇌는 적어도 이기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숨겨진 뇌는 충분히 이기적이다.

 

나도 모르는 대상이 1등했을때 혹은 나보다 나은성적을 받았을때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도 나의 단짝이나 지인이 나보다 좋은 성적을 받을때는 겉으로는 축하해주는척을 하지만 심리적인 불안감은 가속이 된다.

 

보통 지인이나 가족이 좋은 성적이나 유명해졌을때 보통 자신은 그 후광효과를 받을 수 있다.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 영광의 주인공이 아니기 때문에 숨겨진 뇌는 이를 거부하려고 하고 시기하게 된다.

 

나랑 관계없는 사람이 잘나가는것은 그러려니 해도 나도 가능한것을 가까운 이가 이루었을때는 사람들은 시기를 한다.

 

불신지옥은 신들린 소녀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이기심과 무지때문에 발생하는 일상의 공포를 다루고 있다. 약간은 스산한 공포와 어두움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지만 무언가 2%쯤 부족한 짜임새에 사람들이 외면을 하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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