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1000)/한국여행(경기)

수원군공항 이전보다 더 가치 있는 화성의 숨은 생태탐방

어린왕자같은 식객 2022. 6. 22. 16:25
728x90
반응형

한국땅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 전국의 여러 곳을 가보면 한국땅이 생각보다 상당히 넓다는 것을 볼 수 있다. 100km, 50km, 20km. 10km, 5km 속도로 가보면 보이는 것이 다르고 느끼는 것도 달라진다. 중간이 없는 삶의 속도로 달려왔고 그렇게 사는 것이 20세기의 당연한 기준점이라고 생각해왔다. 

화성이라는 도시는 20세기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경기도의 도시였다. 그중에 화성 매향리라는 공간은 미군에 의해 폭격장으로 사용되면서 적지 않은 피해를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군사시설로 묶여 있었던 면적이 상당했던 화성 매향리의 곳곳에는 습지와 생태공간이 남아 있다.

생태의 가치와 갯벌, 화성 매향리의 역사, 수원군공항 이전 등으로 인해 생길 과거의 아픔과 기억을 되돌아보는 투어가 주말에 진행이 되었다. 가려지고 개방되지 않아 가보지 못했던 습지투어를 해보는 날이다.

처음에 화성의 매향리라는 곳을 지나갈 때 이곳의 풍경이 낯설었다. 왼편으로는 길고 긴 도로에 철조망이 쳐져 있고 우측에는 지평선이 보일만큼 넓은 면적에 각종 철새들이 머물고 있지만 멈춰서 볼 수 없는 공간이랄까.

화성 습지투어는 자연의 울림을 느끼고 실제로 만나보면서 화성이 가진 생태적인 가치를 통해 군사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될 수원군공항 이전의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면 좋겠는지 생각해보지 않는다. 주변을 돌아보는 것보다는 앞을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면 망원경을 통해서 볼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이곳은 일반인의 접근이 되지 않았던 공간이었다. 시설에 협조를 얻어서 습지투어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투어는 대부분 아이들의 속도로 가기 때문에 그리 빠르지는 않다. 필자는 주변을 계속 돌아보면서 뭐가 있나 살펴보기도 하고 새로운 것이 없는가를 두리번거렸다. 나이를 먹으면 왜 세상에 호기심이 없어질까.

날이 청명하게 맑지는 않았지만 태양빛이 생각보다 강렬한 편이었다. 갈대밭의 사이로 습지가 보이기도 하고 생각보다 많은 물이 아래로 보였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이어서 그런지 주변에는 새와 야생동물들의 흔적들만이 보였다. 시작점에서 걷기 시작해서 종착지까지 그냥 걸으면 된다.

이번 투어는 역사 및 생태해설가 등과 함께 화성 습지, 화성드림파크,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매향리 평화기념관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직접 느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현장투어였다.

이미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이곳을 공군의 폭격장으로 사용하면서 생겼던 역사를 알고 있기에 익숙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이곳에 살았던 분들의 고통의 시간을 완전히 느껴보는 것은 쉽지 않다.

화성의 매향리라는 지역은 한국에 주둔한 미군뿐만이 아니라 괌과 오키나와 등에 주둔하는 미군의 폭격장으로 활용이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거주하는데도 불구하고 폭격을 하고 정부에 요청했지만 주민들의 이주를 지원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실제 사람들이 살고 있어야 현실감 있는 폭격을 할 수 있어서 때문이라고 한다.

미군의 시설들을 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미군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나오는 시설과 비슷하다. 이곳에 자리한 막사나 편의시설 등에서도 마치 월남전의 건물구조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매향리 평화기념관의 시설은 모두 갖추어져 있다. 이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해보고 화성화의 생태가 살아 있는 습지와의 연계,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일반인에게 공개될 예정이지만 아직은 공개되지 않은 옛 군사시설과 새롭게 들어설 화성의 매향리 평화기념관에서 소박하지만 소중한 하루 혹은 우리가 잊고 살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의 의미를 살펴본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살펴보지 않고 오직 자신의 삶을 위해서만 살아왔는지 돌아봐야 한다. 당신이 달려온 삶의 속도는 괜찮았는지 말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