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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정책기자단]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발걸음 '생생보존처리데이'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6. 11. 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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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수많은 유적지와 박물관을 다니면서 유적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과정을 본적은 있지만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따로 있는 것은 처음 접했다. 보통 유적지등에서 나오는 문화재는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거리가 먼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국민에게 그 과정을 공개하고 함께 공유하면서 그 가치를 일깨워주는 행사들이 적지 않게 만들어지고 있다.



대전에 위치한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2016  생생보존 처리데이라고 해서 국민과 함께하는 문화재 보존처리 현장을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공개행사는 1차, 2차, 3차로 진행이 되었는데 11월 마지막 행사에 함께 동참해보았따. 



올해 공개행사는 아래처럼 진행이 되었다. 

1차 2016. 05. 26(목) ~ 27(금) / 자유학기제 또는 일반인

2차 2016. 07. 26(화) ~ 27(수) / 초등학생 (보호자포함)

3차 2016. 11. 24(목) ~ 25(금) / 자유학기제 또는 일반인 


이번 행사에는 일반인 뿐만이 아니라 관련 부처의 기자단과 타부처 기자단도 함께 하였다. 


문화재 재처리 과정이 다소 생소한 사람들을 위해 우선 인사말 및 센터 소개가 PT로 이어지고 있다. 


2016 생생 보존처리데이의 프로그램은 2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가 되는데 국민들이 가장 접하기 쉬운 사례를 들기 위해 실제 '원주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의 보존처리 과정과 '선림원지 금동 불상', 3D스캔 장비, '일월오악도'등의 과정으로 진행이 되었으며 크게는 석조, 금속, 직물, 지류, 목재를 모두 접할 수 있는 과정으로 구성이 되었다. 



적지 않은 문화재가 있는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문화재청 산하의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대전에 준공식을 한 것은 2008년이고 2009년부터 문화재보존과학센터를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과거 1950~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은 문화재 보존처리에 대한 노하우나 자료가 부족하여 보존하기 위한 행동이 오히려 문화제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은 것이 적지 않았다. 1980년대부터 환경오염등에 의한 문화재 훼손문제의 심각성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기관의 설비 필요성이 제기되어 오다가 2000년대 들어서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이렇게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사찰에 오래되었으면서 그 가치가 입증된 석탑이 적지 않지만 이렇게 해체과정을 보는 것은 처음 인듯 하다. 지광국사현모탑은 이곳에서 5년의 과정을 거쳐 문화재 복원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탑을 이루는 수많은 조각들이 이곳에서 복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참석하는 사람들을 위해 특수 안경이 준비되어 있다. 특수안경이 있는 이유는 레이저  클리닝 시연 및 체험을 할때 눈이 상할 수가 있어서 준비된 것이다. 



지광국사현묘탑의 총 중량은 무려 31ton에 이를 정도로 상당한 무게를 자랑한다. 조각 하나의 무게가 수ton에 이를 수도 있어서 이렇게 기중기를 이용해 움직이고 있다. 


지광국사현묘탑이 자리했던 원주 법천사지의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고려사등의 문헌에서 전하는 바에 따르면 법천사는 신라 말인 8세기에 산지가람으로 세워져 고려시대에 대대적으로 중창된 사찰이라고 한다. 보통 사지라고 하면 당간지주등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탑과 탑비가 20세기 초까지 그 위치를 지키고 있었다. 



국보 제101호로 지정된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현묘탑의 복원일정은 무려 5년이 걸린다. 

마치 R&D 프로젝트를 보는 느낌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이미 그 실체가 있고 그 실체를 어떤 방식으로 복원할지에 대한 계획이 초기에 세워지는 것으로 복원과정이 끝나면 다른 R&D와 유사하게 통합시스템에 활용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 프로세스가 정의되어 있다. 


앞서 잠깐 언급했던 이 석탑의 역사를 복원을 담당하시는 분이 설명해주고 있다. 

지광국사탑은 고려시대의 승려 지광국사 해린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원래 법천사터에 있다가 일제 강점기에 반출되었다가 다시 반환되었다. 이후 경복궁내에 있던 석탑은 보존처리를 위해 지금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옮겨진 것이다. 



문화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바로 양식이다. 시대가 바뀌면 양식 또한 변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 시대 생활의 흔적이나 지배층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따. 통일신라 이후의 탑이 8각을 기본형으로 만들어진 것에 비해 이 탑은 전체적으로 4각의 평면을 이루는 새로운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것은 레이저 같은 특이한 도구이다. 레이저 클리닝은 환경오염등으로 인해 문화재에 덧칠이 되어진 오염물질을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번쩍 번쩍하면서 오염물질을 제거하자 사람들이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이동하여 금속문화재를 처리하는 부서로 왔다. 금속은 다른 재질의 문화재와 달리 빨리 자연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원형복원이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금동신발로 가장 잘 알려진 유물은 바로 백제시대 금동 신발인 고창 봉덕리 출토 금동신발이다. 전체 길이는 31㎝, 폭은 11㎝, 높이는 12㎝이다. 바닥 앞이 들린 형태로 사선으로 올라가며 목을 형성하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각기 다른 문양이 투조되어 있으며, 중앙의 사각형 배치 형태 내에는 용과 당초문을 중심으로, 바로 아래는 스파이크 양쪽으로 고개를 뒤로 젖힌 듯한 두 마리의 새가 투조되어 있다. 


곳에서 보존처리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 개발 및 보존처리 과정을 통해 고대 금속문화재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었다. 금동신발은 또 금동관, 장식대도와 더불어 백제시대 중앙과 지방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백제의 유산을 만날때 자주 보는 환두대도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조용하게 누어있는 금동보살상은 통일신라시대 금동보살상 가운데 크기가 크고 대좌와 광배의 형태와 문양이 화려한 것이 특징인 우리나라 최대, 최고의 불상으로 추정된 문화재이다. 


문화재 복원은 다른 어떤 업무보다 세밀하고 디테일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태양의 빛을 받고 있다. 사람들이 볼 수 있는 빛을 보통 가시광선이라고 부르는데 태양에서는 자외선이나 적외선, X선등의 다른 빛도 방출하고 있다. 다른 빛을 이용하면 문화재의 숨은 속살을 볼 수 있어서 복원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문화재복원 과정에서 사용하는 빛중에 하나인 자외선은 다른 용도로도 사용이 많이 되지만 고고학이나 발굴조사과정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흔적들을 알아내는데 활용이 되고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보통 관련 학과를 나오던가 타학과를 나와서 관련 분야에서 종사를 해야 하는데 보통은 석사과정을 마친 사람이 자격이 된다고 한다. 문화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지식뿐만이 아니라 재료의 특성과 그 형태에 대해 깊은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많은 공부가 필요한 분야이다.




우리의 선조는 벽화나 옷등에 화려함을 더하기 위해 다양한 안료를 사용했다. 한국 주변의 나라 일본이나 중국에서 사용한 안료가 다르고 그 특성도 차이가 있다. 




문화재 중에서 가장 많은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 바로 도자기라고 할만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거치며 다양한 유물이 남아 있다. 도자기는 보존처리 및 관리상 부주의로 물리적 손산이 발생하곤 한다. 



범죄에서도 범죄자들의 흔적을 찾기 위해 복원과정을 거치기도 하는데 문화재를 복원하는 곳에도 복원과정은 필수이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CT 촬영을 통해 유물을 해부하듯이 모든 부분을 입체적이고 정말하게 진단하고 있다. 


해당 부서의 연구원이 유물의 훼손을 방지하고 그 원형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설명하고 있다. 유물이란 묻혀 있을때는 모르지만 한 번 발굴이 되면 제한적 시간 내에 적절한 보존처리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그 유물의 존재를 잃어버릴수도 있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문화재로 지정된 벽화를 따로 떼서 볼 수 있는 일은 거의 드물다. 조선시대에 사찰의 벽화구조를 알수 있도록 복원과정을 거쳐 그 예시를 만나볼 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사람들이 벽화문화재의 보존처리 방법 및 과학적 보존처리를 수행하는 과정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문화재 보존처리에 사용되는 장비들은 대부분 고가일 수 밖에 없는데다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장비 대부분 독일이나 일본에서 구매해온다고 한다. 그 장비를 이용해 나온 결과들은 한국의 3D프린터등을 이용해 실제 크기나 축소과정을 거쳐 미리 복원해본다. 



지류문화재는 말그대로 종이에 그려진 그림이나 서체를 말하는데 분류를 보면 고문서, 전적류, 회화류, 종이공예품, 근대 문서류등이 있으며 보통은 공기 중에 노출되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 퇴색 및 열화 현상이 발생한다. 



이날 만나본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악도는 병풍의 형태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일월오봉병이라고도 불리웠다. 조선시대에 주로 궁궐 정전의 어좌 뒤, 왕이 참석하는 야외 행사에서 왕의 옥좌 뒤에 비치되었다고 한다. 


다섯 개의 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 물, 바위 등을 소재로 일정학 구도로 배치되어 도식적으로 표현되었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듯이 해와 달은 임금과 왕비를 상징하며 전체적인 자연배경은 백성들의 태평성대를 염원하였다. 


직물류 문화재는 사람들과 가장 밀접한 유물이기도 하다. 사람이 몸에 걸치는 복장유물, 복식과 연결이 되어 있는데 지금은 대량생산이 되어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의복 자체가 중요한 자산이기도 했었다. 직물보존처리의 목적은 손상된 직물문화재의 상태를 안정화시키고 형태를 바로잡는데 있다. 


이날 시연과정에서 등장한 죽천고는 저자 박정양이 활동했떤 19세기 후반 조선의 사상과 정세, 부녀 국가들이 처한 상황등이 담겨 있는 시문집이다. 이 죽천고의 주요 내용은 19세기 미국의 역사, 각종 근대적 제도와 문물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1988년에 미국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데다가 유길준의 서유견문보다 1년 앞서 탈고되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고 한다. 


문화재 복원과정에서 드러나는 우리의 역사를 들으며 한민족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된 듯 하다. 



생생 보존처리데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선물이 하나씩 전달되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2014년 국보 제76호 ‘이순신 난중일기 및 서간첩 임진장초(李舜臣 亂中日記 및 書簡帖 壬辰狀草)’에 대한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 임진일기, 병신일기, 무술일기, 정유일기, 속정유일기 등 5책에 대한 보존처리를 시행하여 총 9책에 대한 과학적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는데 이 선물에는 그 일부가 쓰여져 있다. 



문화재는 보통 박물관이나 유적지, 공개되어 있는 특정한 공간을 찾아가야 만날 수 있고 그 속살을 만나기는 힘들었다. 생생 보존처리 데이라는 프로그램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문화재가 과거의 흔적이지만 오늘날 다시 살아나 국민과 공유한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고 의미있는 행사로 다가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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