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가을, 사랑, 여유, 인생, 삶 등등 사람마다 시를 대하는 태도나 선입견은 모두 다르다.
직장인의 어깨를 다독인 51편의 시 배달이라는 주제로 이 책은 사무원 시인의 30여 년간의 경험이 담긴 연애담이라고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읽을만한 시들로 나뉘어서 챕터가 구성된 이 책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필자는 그중에서 계절에 걸맞은 '사랑에는 기교가 필요하다'라는 제목을 뽑아냈다.
책은 시를 한 편 소개하고 그것과 관계있는 인생의 이야기를 서술해 나가는 식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면
눈물샘 저 깊은 곳으로부터
슬프고 아름다운 목숨의 메아리가 들려온다
하늘이 우물을 파놓고 두레박으로
자신을 퍼 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제대로 우는 법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 사회는 여자들의 눈물에는 관대함을 보이는 반면 남자들의 울음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경향이 있다. 원래 남자들이 더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데도 말이다. 저자의 말처럼 맛있게 우는 법을 아는 것도 인생의 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김치공장을 취재하러 나간 적이 있는데 공장을 운영하는 대표에게 의외의 말을 들었다.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사람이 점점 줄어가는 데에도 불구하고 김치 소비는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왜 그런가 보았더니 쌀 소비가 줄고 덩달아 집에서 밥 먹는 시간이나 밥을 대신할 다양한 음식이 있기에 김치 소비도 같이 줄고 있는 것이다. 김치를 담그지 않는 만큼 다른 대체 음식을 먹고 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사랑 - 박형준
뒤뚤거리며 쫓아가는 못난 오리
오래전에
나는 그녀의 눈 속에
힘겹게 떠 있었으나.
단체로 체육활동에 참가해본 사람이 있다면 두 명이서 발을 묶고 달리는 경기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잠시 뿐이지만 얼마나 불편한가. 사랑은 평생을 두발을 같이 묶고 뛰어가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힘들다. 혼자서 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빠르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일 처리를 할 수 있겠지만 둘이라면 다르다. 그리고 그 사람이 함께 가야 한다면 다른 기교가 필요하다. 때로는 무척 정교한 기교가 필요하기도 하고 때로는 무모하기도 해야 한다.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래서 비용도 들고 힘든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인간의 DNA에는 사랑을 쉽게 포기하게끔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다. 분명히 리스크가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해야 하는 사랑.. 언제쯤 만족할 수 있을까.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고 헤어지면 반드시 만나게 된다.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인생의 법칙 중 하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별을 한다. 떠난 사람은 흔적을 남긴다. 그것이 물품이 될 수도 있고 기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제목을 붙였나 보다. '이별은 투명인간과 같이 사는 것'
물리적으로 숨쉬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순간의 문제만 해결되면 금방 잊힌다. 그러나 가슴이 아파서 인생이 고달파서 생기는 상처로 인해 숨쉬기 힘든 것은 아주 오래간다. 인생은 혼자서 가기도 하고 가끔은 같이 가기도 하고 운 좋으면 수십 년을 함께 가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가는 것은 혼자이다. 혼자되는 것이 힘들지만 혼자될 수 있는 사람만이 온전하게 자신만의 길을 가며 따뜻한 사랑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 > 책에 대한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더란 어떤 능력이 있어야 할까요. 왜 나는 이사람을 따르는가. (0) | 2016.10.24 |
---|---|
노화를 막아준다는 호르몬이야기, 호르몬 밸런스 (0) | 2016.10.10 |
부자와 힐링을 꿈꾸는 사람에게, 부자의 그림 (0) | 2016.09.12 |
모든 막장 가족들의 이야기, 어쩌다 이런 가족 (0) | 2016.09.06 |
나를 바꾸는 방법이 있는 니체의 인간학 (0) | 2016.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