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1000)/한국여행(전라)

강진의 고즈넉한 사찰 금곡사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7. 1. 1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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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행을 하다가 보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유명 사찰이 아니더라도 역사가 오래된 사찰들이 여러 곳 있다. 강진의 안쪽으로 들어오면 금곡사라는 사찰이 있는데  신라 선덕여왕 때 활동하던 밀종이라는 승려가 백제에 와서 창건하였다는 다소 믿기 힘든 그런 이야기가 내려오는 사찰 금곡사는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의승군의 훈련장으로 활용하다가 왜군의 침습으로 없어진 곳이다. 



금곡사는 늦가을에 가기에 괜찮은 사찰이다. 금곡사로 들어가는 입구 양쪽에 있는 거대한 암석이 서 있어서 마치 자연이 창조한 작품 같아 보인다. 




왜군의 침습으로 소실된 이곳은 일제 강점기때 터만 남아 있던 곳에 건물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자연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서 그런지 바위가 매우 자연스럽게 세월의 흔적을 머금고 있는 느낌이다. 


산위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정말 깨끗해 보인다. 금곡사는 전남 강진군 성전면 명산리에 위치한 일봉산 산기슭에 있다. 강진을 트레킹하는 길은 정약용의 유배길을 걷는 것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고성사와 금곡사를 연결해서 걷는 길도 추천할만 하다. 



금곡사 계단을 올라가며 이전에 영랑생가의 바위에 새겨진 시 한 편이 생각난다. 


내마음 고요히 고흔봄길우에

돌담에 소색이는 햇발가치

풀아래 우슴짓는 샘물가치

내마음 고요히 고흔볼길우에

오날하로 하날을 우러르고 십다

새악시볼에 떠오는 붓그럼가치

시의 가슴을 살프시젓는 물결가치

보드레한 에메랄드 얄게 흐르는 

실비단 하날을 바라보고 십다


- 김영랑 


금곡사의 유물로는 보물 제829호인 삼층석탑과 석등 대좌, 범종, 불화 6점 등이 남아 있다. 삼층석탑은 백제계 양식의 고려 초기 작품으로 1988년 6월 해체, 복원할 때 부처님 사리 32과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조형미는 조금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고려 초기의 초기 작품들이 이런 형태를 가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금곡사는 봄에도 좋은 풍광을 연출하는데 금곡사에는 적지 않은 벚꽃이 심어져 있어서 봄꽃의 향연을 몸소 체감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석탑에서 부처님 사리가 그렇게 많이 나온 것을 보면 금곡사는 강진에서 그 비중이 적지 않은 사찰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금곡사가 다시 중창된 것이 100년 남짓이어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건물들은 역사의 흔적보다는 새롭게 칠해진 단청으로 인해 깔끔한 느낌이다. 





다음에는 금곡사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까치내재를 봄에 찾아가봐야 할 듯 하다. 까치내재 전망대는 강진에서 사진찍기 좋은 장소로 선정된 곳으로 전망대에서 보면 강진만과 강진 시가지 전체가 한눈에 보인다고 한다. 




온화한 모습으로 금곡사를 찾은 사람들을 보듬어 안는 듯한 느낌의 불상을 보자 강진의 길에서 만났던 다양한 추억들이 다시 생각난다. 처음으로 찾아본 하멜의 흔적이 있는 하멜기념관, 초당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마량놀토수산시장과 섬이지만 힐링 트레킹 길이 있는 가우도 출렁다리까지 추억이 새록새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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