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007 스펙터, 기본으로 돌아온 007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5. 11.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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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영화는 킹스맨으로 살짝 무게감을 덜어주는가 싶더니 이번에 개봉한 007 스펙터에서는 다시 신사의 나라 스타일로 컴백했다. 이번 007 영화에서는 스펙터라는 범죄조직이 등장하는데 스펙터는 Special Exceutive for Counter-intellignece Terrorism, revenge and Extortion의 약자다. 어벤저스에서 철자 그대로 읽다가 숨 막힐 것 같은 실드의 Full name인 Strategic Homeland Intervention, Enforcement and Logistics Division보다도 더 길다. 


스타일은 살아있는 007


제임스 본드를 보면 마치 슈트 선전을 하러 나온 배우 같은 느낌이다. 가끔 평상복을 입기도 하지만 영화의 2/3는 슈트발로 시종일관 스크린을 누비고 다닌다. 007 스펙터에서 가장 액션이 화려한 부분은 영화의 초반 부분으로 몸을 사리지 않은 다니엘 크레이그만의 군더더기 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영국이 인정한 살인면허를 가진 현장 요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MI6는 실제 영국 외무부 소속의 부서로 영국 정보부의 별칭이다. 실제 MI6는 영화와는 다른 업무를 수행한다. 현장 중심의 MI6와 정보 중심의 MI5가 통합하면서 내무부장관의 입김 아래 MI6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어가고 MI6의 수장 M은 자신의 자리에 쫓겨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제임스 본드는 사상 최악의 조직 ‘스펙터’와 자신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스파이 영화들이 그렇듯이 007 스펙터도 전 세계를 배경으로 찍었다. 초반의 액션씬을 선보인 멕시코,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영국까지 다양한 나라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톰 크루즈 표 스파이 영화에서 BMW가 나오고 히트맨에서 아우디가 등장했다면 007에서는 에스턴 마틴 DB10이 등장한다.

007 시리즈에서 여자가 빠질 수가 없는데 매혹적인 중년 배우 모니카 벨루치와 007의 여자로 레아 세이두가 그 역할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서 신비롭고 도발적인 여성스러운 매력을 보인 레아 세이두는 생각만큼 활약이 크지는 않다. 마치 여전사처럼 그려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냥 제임스 본드에게 여자가 필요하니까 붙여준 느낌도 약간은 있다. 만약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레베카 퍼거슨을 상상했다면 기대는 조금 접어두는 것이 좋다.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엄청난 범죄조직처럼 그려지는 스펙터는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그 위세가 확 꺾이기 시작한다. 특히나 수장인 오버하우저는 회의할 때만 하더라도 다른 범죄조직의 수장들이 제대로 말조차 하지 못하던 카리스마는 갑자기 훅 날아가버린다. 전 세계 국가 정보시스템을 장악하여 전 세계 각국의 주요 요인 등을 협박, 보복살인을 하면서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던 그 냉철함과 잔인함은 제임스 본드 앞에서는 시간과 기회를 부여하면서 자신의 허점만 드러내게 된다. 


영화에서 주는 메시지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오버하우저가 주장하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의미이고 두 번째로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예전의 오래된 건물과 디지털을 상징하는 정보부 건물과의 대칭을 통해 세대교체를 보여주고 있다. 


16세기에 그레셤이 엘리자베스 1세에게 보낸 편지의 한 구절처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할 수 있을까? 


007 스펙터에서 가장 멋진 것은 몸에 핏감이 확 사는 슈트를 입고 등장한 다니엘 크레이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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