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SF)

쥬라기 월드, 공룡은 강력해졌지만 내용은 진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5. 6.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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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공원이 처음 개봉했을때만 하더라도 센세이션이라고 할만큼 인상깊었다. 학습교과서에서나 보던 공룡의 이미지가 스크린에서 살아숨쉬는듯한 느낌은 많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그러나 2,3편이 진행되면서 관객들은 조금씩 실망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원작보다 재미있는 후속은 없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며 시리즈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고 2015년 쥬라기 월드로 다시 관객들에게 돌아왔다.

 

예고편을 보면 충분히 기대할만 장면들이 담겨 있었고 사람들은 개봉일만 기다렸다. 막상 상자를 연 쥬라기 월드는 기대를 만족시켜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DNA가 변조된 더 강력한 육식공룡 인도미너렉스가 등장하고 규모가 더 커진 공룡 사파리가 그려졌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 영화가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편에서 보여준 것과 그다지 달라진 것은 없는 그런 쥬라기가 돌아온 것이다. 기술은 진보되었고 조금더 리얼하게 그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1편에서 공룡과 같이 숨쉬는 놀이공원을 보여준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쥬라기 공원과 달라진 점을 굳이 꼽으라면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나이든 공룡박사가 싸움좀 하는 훈남으로 바뀌었고 여자주인공 역시 더 이뻐졌다. 레일위를 달리던 짚차는 자이로센서가 내장된 미래형 관람차로 바뀌었다. 머리좀 쓰며 단체로 무시무시한 공격을 하던 렉스는 주인공편에서 같이 싸워주고 가장 강력한 공룡이 티렉스에서 인도미너렉스로 바뀐 정도다.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시스템은 항상 그렇듯이 틈을 보이며 붕괴가 되고 사람들에게 재앙이 닥치게 된다. 공룡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던 악인(?)은 최후를 맞이한다.

 

 

한가지 더 있다. 회장의 손녀와 손자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꿍짝을 맞추던 장면은 없어지고 형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부모가 이혼할 위기에 처했다는 것과 형제가 헤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살짝 내비치기는 하나 저거 설정아니야라는 생각만 들게 해줄뿐이지 이둘 사이에 어떠한 갈등도 부각되지 않는다. 그나마 주인공으로 등장한 크리스 프랫이 제역할을 해서 조금 플러스가 된정도 뿐이다.

 

형제들이 도망치면서 살짝 살짝 웃겨주기도 하고 나름 생존력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1편의 오누이의 연대보다 느슨하기만 했다. 쥬라기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인도미너렉스는 티렉스 + 랩터 + 청개구리 + 오징어 유전자를 섞은 공룡계의 돌연변이다. 주변 상황에 따라 피부 색깔을 변화시킬 수 있고 체온을 변화할 수 있는데다가 머리까지 좋다. 거기에 막강한 파괴력과 힘은 티렉스를 능가한다. 처음에는 사뭇 진지하게 자신의 힘을 보여주던 인도미너렉스는 중반 이후로 다른 공룡과 다를바가 없는 모습으로 다소 맥빠지게 한다.

 

 

수년전부터 등장한 리부트 열풍은 원작보다 재미있는 속편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고뇌하고 진지하게 다시 내용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쥬라기 월드는 그런 고뇌과정 없이 편하게 만든 느낌이다. 관리 시스템은 진보했고 공룡의 사이즈는 커졌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메르스때문에 극장에 관객이 적을줄 알았더니 거의 다 채워진 상태였다. 실망감은 있어도 당분간 쥬라기 월드를 대체할 영화가 없기 때문에 한동안은 순항할 듯 하다. 말많고 탈많던 터미네이터 제네시스가 개봉하기 전까지는 그냥 쭉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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