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예비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때가 있다.
예비군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예비군에 편입될 정도의 나이가 그리울때가 간혹있다는 이야기이다.
작일 수방사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사격훈련장에서 총기사고가 나서 사람들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람들은 벌떼같이 일어나서 이 소식을 나르기 시작했다. 미친놈, 싸이코, 자신혼자 죽지 다른 사람까지 죽인 천하에 몹쓸놈등..자기의 일이 아닌 일이라고 호기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최씨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 그때 같이 예비군 훈련받았던 어떤 사람은 그 상황을 자신의 운명론과 연관지어 SNS에 올렸고 이를 퍼나르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상황이 어떻게 발생했던 간에 무고한 사람들이 다치고 사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발생한 이면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기를 난사한 최씨의 친형의 말에 따르면 그 역시 군대에서 피해자였다.
"동생은 군대에서 괴롭힘을 당해 관심병사가 됐다. 제대 후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했다.
위험한 일을 업으로 하는 경찰이나 소방공무원들의 처후에는 관심이 많은 우리 언론은 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군대에 복무해야 하는 대한민국 젊은 남자들에게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누군가 죽어나가면 그제서야 관심을 가지지 이들이 군대에서 어떤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았는지 관심따위는 없다.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먹고 살기 위해 그 일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차라리 덜 억울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군대에 간 젊은이들은 군대에서 제대한 그 순간 그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한다면 그것보다 억울한 일이 있을까?
(아들러 입장이 아닌) 프로이드나 융에 따르면 어떤 정신적인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은 그 트라우마가 생각보다 오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씨 역시 정신적인 문제가 하나 없다가 군대에 가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괴롭힘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군대 제대를 했다고 해서 그 트라우마가 걷혀진 것이 아니다. 의무복무로 만든 한국군대는 어떠한 국가의 군대보다 젊은이들의 정신상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장교들에게 그 책임을 지워야 한다. 이제 갓 20대에 들어선 남자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하면 얼마나 성숙했을까? 그들끼리 몰아넣고 사고가 없기를 바란다면 그건 무책임한 행동이다.
무엇보다도 사회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누구보다도 북한의 위협에 대해 분노하고 때론 불안해하면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대를 갔다온 젊은이들이 자랑스럽다고 하는 사람이 적은 사회 분위기...군대를 안간사람을 부러워하는 사회, 자신의 아들을 군대보내지 않기 위해 외국에 가서 아이를 낳는 사회가 이 상황을 만들었다.
너도 나도 안가고 싶은 군대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정신적.육체적 폭행을 겪고 낙오자처럼 취급되었다면 그 상황을 온전히 겪어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관심병사라는 말도 생각보다 부정적이다. 혼자 제대로 하지 못하고 관심을 받아야 하는 그런 덜떨어진 사람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결과만 놓고 모든 것을 재단해 버린다. 군대를 바꾸려면 사회를 바꾸어야 하고 사회를 바꾸려면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13일과 같은 비극적인 사고가 생기지 않는다. 자랑스런 한국사람인척 하다가 미국으로 가서 군대를 가지 않은 유승준을 옹호하는 한국사람도 적지 않다. 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군대 뭐가 중요해..안가도 되고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분단국가의 상황에 처해있으면서도 우리는 한국군대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살아간다.
저 강력한 비대칭전력을 가진 북한이 위에서 버티고 있는데 올림픽과 월드컵등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군대면제를 해주는 나라가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
루저(?)들만 가는 군대에서 더 루저(?)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최씨가 받았을 정신적인 고통은 뒤로한채 사회는 외면해버렸다. 군대는 당연히 군제대한 남자가 짊어져야할 예비군에 편입해서 훈련에 소환했다. 대한민국에서 의무복무를 한 남자라면 어쩔수(?) 없이 가야할 예비군 훈련에서 그 어떠한 안전도 보장되지 않았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했다. 그 사고의 책임을 최씨 한 명에게 묻는 것은 불공평하고 비겁한 일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상식이 통하는 세상..군대복무가 그 어느것보다 자랑스럽게 생각되는 세상이 되길 바래본다.
그런데 오늘 발표된 내용을 보면 군대가기전부터 정신병 경력이 있었다는데 그럼 군대는 위험이 있는 사람을 아무런 제지없이 입대시켜서 총쏘는 훈련부터 주적을 상대하는 교육을 시켰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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