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유승준은 특정회사의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해 13년만에 자신의 심경을 밝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용서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대중들의 냉담한 반응이 더 큰 상태이다. 용서하자고 말하는 네티즌들의 주장을 보면 그 근거가 빈약하다. 즉 시간은 그만큼 오래되었고 국내 정치인이나 고위층의 자제, 대기업들의 자식들도 제대로 군대를 가지 않는데 유승준에게는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글쎄 그 주장이 타당성이 있을까?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정치인이나 고위층의 자제가 신성한 병역의무를 부정한 방법등으로 면제받았다고 해서 유승준의 병역기피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사람들이 가게를 들어가서 도둑질을 했다고 치자. 100만원을 훔친사람은 죽일놈인데 50만원을 훔친 사람은 조금은 정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
고위층의 자제나 정치인들은 앞에 나서서 내 자식은 꼭 군대에 보낼테니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말을 떠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냥 몰래 법의 헛점을 이용해 안보낼뿐이다. 그리고 중요한 요직에 오를때 그 사실이 드러날 뿐이다. 이들을 단죄하는 방법은 투표로나 가능하다. 군대를 법의 헛점이나 우회적인 방법으로 면제받은 사람을 요직에 앉힌 정치인이나 정권을 투표로서 외면하는 것이다. 그들이 이미 법의 헛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면제받은 것을 병무청이나 일개 언론사가 밝히는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다시 유승준의 문제로 돌아와서 유승준은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이면에는 미국영주권을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가겠다고 공개적으로 입대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남자연예인이야 군대가 2보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생각하고 입대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멀쩡한 연예인이 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며 병역을 기피하던 때였다. 그렇기에 유승준은 대중들의 관심과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유승준은 2002년 약혼녀 오모씨의 미국 영주권 취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 그곳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 입대 3개월을 앞둔 시점이었다. 특수부대를 가도 좋을 것 같은 체력과 몸매의 소유자 김종국조차 면제되었으니 유승준도 병역등급으로는 면제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을 한번에 뒤집은 유승준으로 인해 대중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더구나 병역면제는 한국에 살고 있는 남성이라면 가장 심각하게 결정해야 되는 중요한 문제였다. 유승준이 차라리 탈세, 마약, 여성문제, 도박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면 일이 그토록 커지지 않았을것이다. 끽해야 2~3년 조용하다가 다시 연예계에 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병무청은 출입국 관리법 11조(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 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다)에 의거해 유승준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한국의 정서를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할 노력도 하지 않을 성룡의 도움을 통해 연기는 하고 있으나 생각만큼 인기는 누리고 있지 못하다. 힘있고 권력있는자의 비리와 문제에 관심이 많고 적지 않게 포스팅하는 입장에서 네티즌들이 말하는 더 더러운놈들도 있는데 유승준정도야라고 말하는 궤변은 위험하다고 본다.
유승준은 2002년에 너무 떠들었다. 야단법석하게 군대를 가겠다는 코스프레를 하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꾸어버렸다. 정치인들의 지키지도 못할 공약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 것이다. 자유는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유승준을 13년동안 용서하지 않았다는것도 말에 어폐가 있다. 우리가 저 멀리 아무 사람도 없는 무인도로 유배라도 했다는 말인가? 대다수의 한국인들이 가고 싶다는 그런 기회의 땅 미국에서 미국시민으로서 잘살고 있었다. 다만 이제 감을 잃어버린 성룡의 도움으로 연기도 하지만 신통치 않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에서 먹힐 스타일도 아니다. 자신의 이미지가 가장 잘먹힐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싶을뿐이다.
정치인이나 재벌의 자식들은 공공연하게 군대 갔다올것을 떠들고 다니지는 않는다. 어차피 지키지도 못할 약속따위는 하지 않고 몰래 숨어서 법의 헛점을 노려 면제를 받는다. 그것이 떳떳하지 않음을 스스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군대가겠다는 말도 하지 않고 몰래 미국에 가서 시민권을 취득한다음에 잠잠해질때 다시 돌아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유승준이 한 20대의 가장 큰 잘못은 군대를 가지고 대중과 도박을 했다는 사실이다.
대중 : 구라치다 걸리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냐?
승준 : 좋아. 내가 군대가는거에 내 인기 모두 하고 한국 입국 금지를 건다.
대중 : 이 연예인이 어디서 약을 팔아?
승준 : 지켜봐 대중들의 혓바닥은 왜 이렇게 길어? 인기받고 군대 건다.
대중 : 오냐.. 우리가 모두 널 밀어준다. 준비됐어? 군대가나 볼까. 자 지금부터 확인들어가겠습니다.
병무청 : 사쿠라네. (구라네)
대중 : 사쿠라야? 미국간거야?
승준 : 아버지가 오라고 해서...
대중 : 확실하지 않으면 승부를 걸지 마라 이런거 안배웠어? 병무청 머해 입국금지 안시키고..
병무청 : 유승준 무기한 입국 금지..(가족은 관광비자로 가능함) -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런 느낌..
맹자에게 어떤 이가 이런 말을 물어본적이 있다. "적에게 등을 돌려 100보 도망간 사람이 있고 50보 도망간 사람이 있을때 50보 도망간 사람이 100보 도망간 사람에 비해 죄가 가볍다고 할 수 있읍니까?" 라는 말에 맹자는 이리 대답한다. "50보 도망간 사람이나 100보 도망간 사람이나 그 죄의 경중에는 차이가 없다"라고...
정치인이나 고위층의 자제가 병역면제를 받은 것이나 유승준이 병역기피를 한 것이나 어떤것이 더 심각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챙긴자와 그렇지 않은 자에는 차이가 있다. 정치인이나 고위층의자제가 병역면제 받은것을 덮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죄 역시 법적으로 물을 수 있다면 물어야 한다. 그것도 안된다면 투표로서 보여주어야 한다.
유승준은 군사정권에서 동백림 사건이라는 억울한 누명을 쓴 후 다시 한국땅을 밟지 못하고 이국땅 파리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난 이응노 같은 예술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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