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덴탈 러브, 현실과 정치판을 비꼬는 사랑이야기

뇌를 다친 여자와 뇌가 쫄깃한 사람의 사랑이야기 엑시덴탈 러브를 어렵게(?) 극장에서 만나보게 되었다. 스크린 독과점의 문제가 어제 오늘일도 아니지만 지금 어벤져스2가 대부분의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마이너한 영화를 만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시사회를 자주 가다보니 주목받지 못한 영화를 만나야 할때가 적지 않다.

 

8개월간 사귄 훈남 보안관에게 프로포즈를 받게 된 엘리스는 마음이 들떠있기만 하다. 폼생폼사인 스캇은 제대로된 레스토랑에서 프로포즈를 하려고 무리하다 그만 엘리스의 머리에 못이 박히는 사고가 발생한다. 의료비 비싸기로 유명한 나라 미국에서 앨리스는 150,000달러(1억6천만원)가 없어서 머리에서 못을 빼내지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스캇과 결혼을 하지 못했기에 의료보험혜택도 못받고 부모님 역시 단돈 10,000달러도 없다. 모금활동을 해보았지만 모인돈은 700불에 불과하다.

 

충돌조절 장애를 보이는 엘리스를 보며 스캇은 약혼 철회를 그녀에게 고하게 되고 시름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중 말만 뻔지르한 하워드 의원의 인터뷰영상을 보면서 워싱턴으로 가서 그를 만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와 함께한 사람은 발기가 된 후 줄어들지 않아 괴로운 목사와 항문의 문제로 인해 앉지도 못하는 흑인이다.

 

 

 

세사람 모두 의료보험이 필요하지만 정치인들은 보험회사와 병원의 이득을 대변하기 때문에 이들의 부탁을 들어줄 생각조차 없다. 하원부의장인 팸 헨드릭스는 무조건 달 기지를 건설하는데 목숨을 걸고 있고 그의 쫄병인 하워드 의원은 무리한 시도를 할 생각조차 없는데 그 앞에 갑자기 나타난 앨리스와 성관계를 하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하워드는 적당히 앨리스를 홍보에 이용해먹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 했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으면서 난감해한다.

 

 

한국과 비슷한 정치판

 

한국보다 훨씬(?)더 진보했다는 미국의 정치인들 역시 그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행동하는 것은 동일해보인다. 당선되기 위해서는 현실성도 없는 복지 공약을 내놓고 당선이 되면 입을 싹씻는 한국의 정치판은 지금 국민이 그 후폭풍을 제대로 겪고 있는 상태이다. 복지를 좋게하려면 세금을 낼 수 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는 부담이 늘어난다는 말로 회피하는 한국의 정치인이나...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할 미국정부가 긴급 의료보험조차 외면하는 현실이 묘하게 닮아 있다.

 

 

정치는 쇼다.

 

정치는 허언의 직업이라고 한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상대편의 조그마한 약점이라고 물고 늘어지는 정치인들의 비열한 속성을 엿볼 수 있다. 한국도 수많은 사례에서 그들의 전략을 보게 된다. 세월호 문제가 발생했을때 대리기사 폭행 사건을 뻥튀기해서 유가족들을 피해자라고만 볼 수 없다라고 몰아가는 언론과 정치인들의 비열함..큰 문제가 아니더라도 그들 손을 거치면 모든 것이 용서할 수 없는 것으로 포장이 된다. 그걸 보는 국민들은 팩트가 무엇이든지 간에 자극적인 것에 열광할 뿐이다.

 

 

역시 안건은 숨겨서 통과시켜야 최고

 

앨리스를 사랑하는 하워드가 막강한 정치세력과 대적하는 방법은 바로 안건을 숨겨서 통과시키기이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정말 잘하는 그리고 매년 이용해먹는 방법중에 숨겨서 통과시키기 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간에 이슈가 될 법안을 하나 정해놓고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예산안도 동일하다. 정치 이슈를 만든후 마지막날까지 대립각을 세우다가 나머지 문제가 될 수 있는 현안이나 정치적으로 돈을 받은 지역 현안까지 한꺼번에 통과시키는 식이다. 아주 비열한 정치적인 작태이다. 한국에서 야당이 여당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중에 하나도 바로 그런 것이다. 마치 여당에 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나물에 그밥이다.

 

하워드는 브래먼 의장이 사망하고 나서 세워질 체육관 현안에 긴급 의료보험을 숨긴다음 통과시키는데 성공한다. 뇌에 못이 박힌 사람, 항문이 돌출된 사람, 발기가 계속되어 있는 사람, 보이스카웃등의 행사에서 도끼에 맞은 아이들은 미국 국가에서 지원하는 긴급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국민을 위한 나라란 과연 무엇일까가 담겨있는 영화 엑시덴탈 러브는 조금 독특한 로멘틱 코미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