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책에 대한 생각

눈꽃과 어울리는 소설, 모란꽃이 모랑모랑피어서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12.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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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똑같은 모양이 하나도 없는 꽃중에 바로 눈꽃이 있다. 모든 결정이 새로운 모습을 가지고 탄생하는 눈꽃만큼이나 창의력 있는 자연의 부산물을 찾기 힘들다. 조선의 최대의 수출품이라고 하면 보통 인삼을 생각하곤 하는데 향역시 대표적 수출품중에 하나였다고 한다. 바로 그 향을 만드는 사람을 향장이라고 하는데 향장 정수연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랑을 그려나간다. 이제 곧 개봉할 영화 상의원이 임금의 옷을 다룬 영화로 최근에 디테일을 다룬 컨텐츠가 많아지고 있는듯 하다.

 

조선시대에 인조를 언급하면 소현세자를 연상하는 사람이 많은데 형을 대신해서 왕위에 오른 효종 역시 아버지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왕위에 오르기전에 봉림대군이라 불리웠던 효종과의 사랑, 오누이와 같은 단과의 사랑을 향기로 표현하는 수연은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한 인물이다.

 

 

향장이 되고 종4품 숙원의 첩지를 받은 수연은 질투를 받게 된다. 향수로서 최고의 성공을 거둔 상품은 화학적인 결합식으로 히트를 한 샤넬 No.5가 있지만 책에서 조선의 향은 술에 증류하여 얻은 주정으로 알코올 향수로 만든 것으로 표현한다.

 

책은 향과 역사를 적당히 믹싱해서 표현해냈다. 상사화는 잎과 꽃이 때가 달라 만나지 못하는 꽃이며 호랑가시나무는 탄생을 축복해준다. 환영이라는 꽃말의 등나무꽃, 고결한 이성이라는 동백꽃, 차단향은 진하면서도 맑다. 애정이라는 꽃말의 산딸기 꽃처럼 수연의 사랑은 온몸의 애정감각을 깨워주는 느낌이다.

 

바람결에 꽃향기가 실려왔다. 앞이 보이지 않아도 수연은 향의 두께로 얼마만큼의 꽃이 피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p244

알싸한 측백나무 향이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어제처럼 선명했다. p268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은 국제정세를 잘 판단하지 못했던 아버지 인조로 인해 청나라고 끌려가게 된다. 소현세자와 강빈은 청국 심양관에서 경제적 자립을 도모했던 인물들이다. 여기에 수연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끼어들어간 것이다. 세자일때는 봉림대군 왕위에 올랐을때는 효종으로 불리었던 사람과의 사랑 그리고 오누이 같았던 단의 죽음등이 수연을 통해 그려진다. 효종의 스승이였으며 서인, 기득권을 대표했던 우암 송시열의 야심은 이후 노론으로 이어지는 기폭제가 된다.

 

사람의 몸은 오감을 가지고 있다. 코로 맡게 되는 향을 기억하면 내면의 눈, 귀, 코, 촉감과 몸감각을 다시금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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