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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5월 1일 정조를 죽여라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4. 3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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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비(정순왕후)와 손자간의 권력의 냉혹함을 보여준 영화 역린은 개혁군주이면서 조선이 쇠약하기 전의 인물 정조를 그리고 있다. 끊임없는 암살 위협에 시달리기는 했지만 조선을 개혁시키면서 강한 조선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라고는 했지만 연산군처럼 폭정을 일삼으며 쫒겨나지도 않았다. 조인지자불위군왕 세손때부터 죄인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다는 말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노론의 정순왕후의 뿌리는 영조에게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종은 소론 군주였지만 영조는 노론 군주였다. 사도세자가 영조의 외아들이였기 때문에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고 사도세자의 아들중 세손인 산(정조)만이 세자빈 혜경궁 홍씨 소생이다. 혜경궁 홍씨는 김성령이 연기를 했는데  그녀는 자신의 남편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그대로 방관했지만 자신의 아들인 산(정조)은 보호했다. 친정 아버지인 홍봉한이 정조의 즉위를 극렬히 반대했지만 결국 정조는 즉위하고 만다.

 

 

정순왕후는 영조의 어린 중전으로 정조의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 큰 공을 세운 인물 김한구의 딸이다. 사도세자를 뒤주에 갇히게 해서 죽인 영조는 평생을 후회에 살아왔다. 이는 세손인 정조를 옹호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영화에서 정조의 곁에는 홍국영, 상책이 지키고 있었다. 역린의 기미가 보인것운 영조에 의해 효장세자의 양자로 입적된 정조가 즉위 당일 스스로를 사도세자의 아들이라고 공표할 때였다.

 

역린이 대중의 관심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바로 정조가 약자의 입장이였기 때문이다. 그가 가진 숙명은 가장 강대한 기반을 가지고 있는 노론에 맞서서 자신을 구하고 백성을 구하는 것이다.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는 노론 세력과 대적하는 것은 왕이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였다.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적극적인 반대때문에 외할아버지 홍봉한의 처형은 쉽지 않은 일이였지만 대비인 정순왕후 김씨의 오라비 김귀주는 흑산도로 유배 보냈다가 위리안치시켜버렸다. 가만히 있을 노론 강경파가 아니였다. 경종때 묵호룡이 고변했던 '3급수 사건'과 유사한 방법으로 정조를 살해하려고 시도한다.

 

역린에서 정조를 살해하려는 살수는 조정석이 그 역할을 했다.

실제 역사속에서 1777년 음력 7월 28일 홍상범이 암살단을 궁중에 난입시켜 정조를 암살하려 시도한다.

 

 

 

조선 개국 이후에 정조만큼 왕의 권위가 떨어지기 시작한 때도 드물다.

국왕에 대한 충성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오직 당론에 의해 자신의 국왕이라고 인정조차 인정하지 않은 노론의 작태는 국가의 존립자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이런 조선은 존재의 가치가 없었다. 왕이 아닌 다른 파의 수장에 불과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정조의 능행은 왕실의 권위를 세우는 행동이기도 하면서 백성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노론의 세를 약하게 만들기 위해 규장각을 세우기도 했다.

 

 

비록 정조 즉위 초반에 암살에는 실패했지만 정조의 임종을 지킨 유일한 인물이 정적인 정순왕후였다. 정조가 죽지 않는다면 그녀의 집안은 부활할 수 없었다. 노론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었던 정순왕후는 순조를 두고 수렴청정을 했다. 지금 전국에 있는 천주교의 흑역사의 흔적은 정순왕후가 만들었다. 순조의 시대에 전세계적으로 개혁과 개방의 열풍이 불고 있었다. 이때에 일본은 그 열풍을 잘 활용했지만 조선은 극보수와 폐쇄의 사회로 돌아갔다. 정조사후에 정순왕후의 집안은 화려하고 극적인 부활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하나의 가문이 한 나라를 좌지우지하게 된다. 역린은 임금의 분노이자 정조의 분노이다.

 

재가 오른손 하나만 들면 이나라 군사의 팔할이 움직인다흔 구선복

야망이 크고 모든 일을 좌지우지 하려했던 홍국영

한중록을 집필했으며 아들보다 15년을 오래 살았던 혜경궁 홍씨

 

 

<<정조실록>> 24년 6월 28일 (사망 당일)

왕대비(정순왕후)가 "내가 직접 받들어 올려드리고 싶으니 경들은 잠시 물러가시오"라고 분부하므로, 심환지 등이 명을 받고 잠시 문 밖으로 물러나왔는데, 조금 뒤 방 안에서 곡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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