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20세기영화

젊은 날의 초상, 아프고 절망하니까 젊음이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1.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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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98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던 젊은이들에게는 정치적인 불안을 경험했고 2010년대 대학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에게는 경제적인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현재의 젊은이들이 볼때 과거의 대학생들이 고민하던 자유에 대한 낭만같은것은 배부른 소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유일한특권이라면 방황, 절망, 그리고 아픔같은것이다. 그런 고민이 없다면 그건 기성세대로 넘어간 것이다. 

 

정답이 없는 인생에서 고민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고스란히 자신이 받게 된다. 퇴직후에 혹은  중간에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의 아이템이 한정되는 경우는 바로 그만한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 작품 젊은 날의 초상은 그 시대상을 보여주며 지금 386세대들이 고민했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젊은 날의 초상에서 영훈은 첫사랑 정님 누나가 자신의 담임선생님과 불륜 관계인 것을 알고 방황한다. 피해간 곳 대학에서 역시 영훈의 고민은 그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피해 가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생각지도 못했던 고민과 만나게 된다. 정치적인 배려가 없었던 1980년대에 첨예한 이념 대립으로 당시 학교는 데모등으로 인해 조용할 날 없었다. 영화 변호인에서처럼 대학생들이 잡혀가고 때론 죽어갔다. 

 

브루조아와 프롤레타리아 

 

지금도 교육과정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때만 해도 수업과정에서 공산주의를 언급하면서 나오는 단어가 바로 있는자 없는자를 상징하는 브루조아와 프롤레타리아였다. 영화에서는 두명의 부르조아를 등장시키는데 김인철과 대립각을 만든 하경근과 주인공 영훈과 연결되는 부잣집 아가씨 혜연을 등장시킨다.  

영화의 분위기를 보면 당시 20대들의 생각과 정치인들이 소통이 전혀되지 않는다는것을 알 수 있다. 권력을 잡기 위해 공안정국을 만들고 무조건 압박하던 기득권세력과 이에 맞선 대학생들조차 이념에 사로잡혀 소통보다는 대립각으로 나아가던 모습에서 문제의 해결은 요원할 수 밖에 없었다.

 

 

 

웃음과 몸을 파는 인생

 

방랑의 길을 떠난 영훈은 고향길에서 우연히 만난 정님 누나를 그리워하다가 갑자기 어느 시골 객주집에서 생활한다. 그런곳에 삼류 요정같은곳이 있다는것도 신기했지만 객주 에이스 윤양을 비롯하여 여러명이 댐수몰로 인해 발생한 국가보조금등으로 먹고 살았던 시절을 그리고 있다. 그곳에서 웃음과 몸을 팔지만 윤양의 순정을 통해 인간애를 느낀 영훈은 윤양과 비운의 지식인 칼갈이와 함께 다시 길을 떠난다.

 

 

 

모두들 사는 인생사

 

젊은 날의 초상이 의미가 있는것은 젊은 날에 고민하고 절망했을만한 일들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연상에 대한 짝사랑 대학시절에 자신이 진정 원하는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방황..요즘에야 먹고 살기 힘들어서 무조건 스펙쌓기에 열중하지만 그래도 그시절에는 낭만이 있었다. 브루조아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비난받아야 하는 하경근의 모습을 보면서 20대의 열혈청년들의 소통없는 비난의 폐해도 직접 느끼게 된다.

 

 

경찰이 국민의 권익을 지킨적이 있던가

 

해방되고 나서 지금까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찰이 국민의 권익을 위해 일한적이 얼마나 있을까. 항상 정권의 손과 발이 되어 동원되던 그들은 1980년대까지 권력층의 입을 대변했지 서민들을 대변한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매일 경찰력 부족을 말하면서 온갖 행사와 정치인들의 행사에 동원되는 경찰력의 누수는 언급하지도 않는다. 국가가 국민이고 국민이 국가이다. 경찰에서 급여를 주는 것은 국민이지 정치인이 아니다.

 

 

 

여자에 대한 고민

 

유복한 집안의 혜연도 마땅치 않고 술집여자 윤양도 영훈에게는 부담이 될뿐이다. 생의 허무함만을 느끼던 영훈도 삶의 모습 속에서 아프고 절망하니까 젊음이라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비티에서 산드라블록이 허무함을 느껴 떠났던 우주에서 삶의 의미를 깨닫듯이 그 역시 인생의 의미가 여자에게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당시 윤양을 연기하던 배종옥이 푼수끼도 있지만 순수함은 마음속 가득히 채운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아프고 절망하니까 젊음이다.

 

요즘에는 40대들도 20대에 겪었던 고민을 다시금 하게 된다고 한다. 과연 인생이 무엇인지 사회가 원하는 방향대로만 살아왔던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런 고민속에서 자신의 길을 재설정하는것이다. 그만큼 자신의 마음대로 되는것이 하나도 없는 현실에 막막해 한다.

 

그렇지만 절망할 수 있는것도 아플 수 있는것도 젊음의 특권이다.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았다면 절망할 일도 없고 누군가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플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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