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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필립스, 소말리아에는 해적이 없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3. 12.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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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은 한국에도 그 악명(?)을 널리 알린바가 있다. 바로 삼호주얼리호 납치사건인데 한국의 특수부대 UDT의 아덴만의 여명이라는 작전으로 알려져 있다. 한참 이명박정권의 이미지가 안좋을때 일이 터져서 강한 한국이라는 이미지도 심어주고 이명박 정권의 지지도도 올라간 사건이다. 실제로 삼호주얼리호를 해적에게서 구출할때 무차별로 총알 세례를 해서 선원이 죽지 않은것이 기적이라고 할정도의 무책임한 작전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영화가 리얼리티를 지향하면서도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은 영화이기에 의미가 있다. 무력으로 배를 강탈하고 몸값을 받아내려는 소말리아 해적이 절대악일수도 있지만 실상 그 속내를 살펴보면 그들 역시 피해자이다. 소말리아라는 나라에 대한 이미지는 정말 못사는 나라 삐쩍 마른 국민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대부분의 못사는 나라가 그렇듯이 정부의 힘은 약하고 지역의 군벌의 힘이 강하다. 지역의 군벌의 수입은 마약, 밀수, 인질의 몸값에서 나오는데 소말리아의 군벌수입중 상당부분은 사로잡은 인질에서 나온다.

 

2009년 4월 1일 오만의 살랄라 항을 출발해 케냐의 뭄바사항으로 항해중이던 미국 머스크 해운소속의 앨러배마호가 소말리아 공해상을 지나다가 납치된 실화를 그리고 있는 영화 캡틴 필립스. 선장 리차드 필립스의 고생기를 다루었지만 소말리아 해적을 절대악으로 그리지 않았다. 그들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적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정당하지 않지만 납득되는 이야기

 

범죄행위가 정당화될수는 없다.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강도, 약탈, 납치등의 행동을 취하면 안되겠지만 이는 국제적으로 공정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실제 소말리아가 못사는 나라인것은 사실이지만 소말리아가 못살게 된 이유에는 선진국들의 불공정 약탈행위가 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의 바다에서 수많은 해산물을 거의 공짜로 싹쓸이를 해가면서 그들의 먹을거리를 위해 원조해주는것이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의 실상이다. 원조는 하되 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게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놔두지는 않는다. 그래야 소말리아의 황금어장을 차지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소말리아에는 해적이 없다?

 

소말리아의 국민성은 한국보다는 좀 떨어지는 것일까? 민주공화국 소말리아에서 1969년 무함마드 바레 대통령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1991년까지 독재체제로 운영되었는데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한국의 박정희를 지지했던것처럼 소말리아의 바레를 지지해주고 무기사라고 돈도 아낌없이 보내주었다.

 

바레와 박정희와 다른점이라면 박정희는 무기도 사고 대기업도 키웠지만 바레는 그냥 군대만 키웠다는 점이다. 이후에도 바레가 축출되었지만 실상은 무정부상태로 지금까지 온것이다. 강대국이 조종했을지 모르는 종교내전과 먹을거리가 없는 소말리아는 해적이 자연스럽게 생겨났고 무역으로 먹고사는 선진국들의 배를 납치 강탈하는 일이 생겨난것이다.

 

드 넓은 바다에 풍부한 어장이 있지만 그것은 모두 강대국들에게 빼앗겨버린 나라 소말리아는 생계형 해적의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영국 및 유럽의 브로커들이 소말리아 해협을 운항하는 선박들의 정보를 건네주고 상당한 돈을 가져가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캡틴 필립스의 선장 리처드 필립스는 돈을 더 많이 벌고 자신의 위치를 공고하기 위한 근심만 있을뿐이지만 소말리아 해적들은 매일 반복되는 군벌의 착취와 폭력속에 먹고 살아야 하는 생존이 달려 있다. 강대국들의 원양 어선이 쓸고 지난 자리에 해산물이 없는 바다에 소말리아 어부들은 생업대신에 해적질을 선택한다.

 

소말리아 해적 4명이 조그마한 모터보트를 타고 앨러배마호에 올라타고 배를 장악하지만 머릿수 부족으로 결국 몰리게 된다. 영화에서 캡틴 필립스의 기지가 돋보이기도 하지만 총만 가졌을뿐 소말리아 해적 역시 약자에 속한다. 조그마한 구명정에 탄 그들과 선장은 강한 미국 해군의 구출작전에 직면하게 된다.

 

 

한명은 발을 심하게 다치고 한명은 운전 그리고 대장과 다혈질의 사나이가 선장을 감시한다. 선장을 구출하기 위해 미국은 구축함 베인브릿지호, 구축함 할리버튼호, 상륙공격함 박서호와 함께 미국에서 공수한 네이비씰팀까지 합류한다. 아주 노련한 인질협상가에게 말려들어가버린 소말리아 해적은 결국 그들에게 제압당한다.

 

필립스는 가지고 있었던 3만달러를 주면서 가라고 하지만 그들은 그돈을 온전히 가져갈 수 없기에 선장을 납치해서 몸값을 더 받아낼 수 밖에 없다. 3천만원이 넘는돈은 그들에게도 엄청나게 큰 돈이지만 군벌이 만족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돈이다.

 

 

이 영화에서 미국이 대단한것은 그들의 체계적인 작전계획이며 수많은 전문가들의 활약이다. 협상가부터 의료, 저격까지 막강한 제압력을 자랑한다. 4명의 해적들에게서 선장을 구하기 위해 미국이 소말리아의 바다에 급파한 군사력은 이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지푸라기같은 선장만을 잡고 언제고 죽을지도 모르는 상태에 처하게 된다.

 

 

캡틴 필립스도 생존을 위해 모든것을 걸었고 해적들 역시 생존을 위해 강도질을 했다. 실화사건으로 시작한 이 영화는 다양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결코 편안해질 수 있는 이야기들이 바다의 수면속에 숨겨져 있다. 절실해보이는 톰행크스의 눈빛 연기만큼이나 처절했던 해적들의 연기도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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