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킬링시즌, 죽음의 시즌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3. 9.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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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시즌을 보고 난후 지금껏 잊고 살았던 보스니아 내전이 다시금 생각나게 되었다. 보스니아 내전은 지금 시리아사태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득권을 쥔자가 있고 그들의 질서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도 있다. 반기를 든사람들을 설득하기 보다 억압할때 충돌은 발생한다. 

 

한국에서도 정권을 얻기 위해 박정희 정권이 행한 행동이나 전두환 정권이 행한 행동들은 모두 불안을 야기시키고 이를 제압할 목적으로 군대를 출동시킨후 정권을 잡았다. 보스니아 내전, 코소보사태, 시리아사태 역시 동일선상에 있으나 종교적이고 인종적인것이 훨씬 심각했기 때문에 엄청난 유혈사태가 발생한것이다. 

 

요 근래 시끌시끌한 이석기 내란 혐의를 보면서 참 실소가 나오는것을 참기가 힘들었다. 아직까지 국정원이 추진하는 국면전환이 유효하게 먹히는것을 보면 국민은 쉽게 계몽되지 않는다는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머 1년에 책 한권 읽지 않는 사람이 수두룩한 세상에서 바뀌길 바라는것도 욕심이겠지만 말이다. 나는 이석기 내란 혐의가 뉴스에 도배되기 전까지 그가 국회의원인지도 몰랐고 무슨일을 하고 다니는지 몰랐다. 그나마 이정희 의원정도를 알고 있었지만 그녀도 평범에서는 벗어난 이상해보이는 정치인? 머 그정도이다.

 

국가를 뒤집으러면 이석기처럼 허술하게 하면 되는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ㅎㅎ..박정희나 전두환은 아주 오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서 권력을 가져간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군대없이 정권을 전복할수 있었던가? 민병대? 머 이런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본데 절대 불가능하다. 총기는 장난감총을 개조해서 사용하고 유류 저장시설의 두께가 어쩌니 등등 어이가 없는 이야기 투성이다. 이런것들이 이석기의 계획이였다면 싸이코 아니면 몽상가일뿐이다. 조선의 이성계, 인조반정, 왕건, 중종반정 등 정권을 가져간 리더는 모두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다.

 

내전정도 되려면 이석기가 이슬람계열로 한국국민의 20%정도가 철저한 이슬람 민족이어야 하고 수도사단의 상당부분과 공수여단 2개정도는 벌써 포섭이 끝났어야 한다. 머 애들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이걸 진짜로 믿어야 하는지도 의심스럽고 그냥 황당할 뿐이고 이걸로 뉴스의 전면을 도배하는것도 지겹기까지 하다.

 

 

 

영화 킬링시즌에서는 두명의 남자가 영화를 이끌어 간다. 여자들이 보기에 별로 재미없을뿐더러 지루하기까지 할것으로 생각된다. 전쟁이야기도 잘 이해못하는데 보스니아 내전에 관심이 있지 않을것이다. 보스니아 내전에서 한 명은 가해자로 한 명은 피해자로 미국의 외딴곳에서 만나 서로의 진실을 확인한다는 설정의 영화 킬링시즌은 두남자의 처절한 생존 경쟁같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권력의 전쟁이 나은 비극이다.

 

두 남자의 연기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3류영화도 아닌 곱씹어볼 이유조차도 찾기 힘든 영화로 전락했을것이다. 이들이 활약했던 보스니아 내전의 불씨는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절대권력으로 간신히 유지하던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6개의 공화국과 2개의 자치주로 구성되어 있던 유고는 1989년 공산당의 붕괴와함께 내부에서 가지고 있었던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결국 경제적인 문제에 인종문제가 겹치면서 차례로 독립을 하게 된다. 한 국가의 지배세력이  있는데 만약 그 지배세력 밑에 있던 피지배세력이 이탈하려 할때 지배세력은 이를 용납하지 않았던것이 역사이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차례로 독립하고 이어 마케도니아가 독립한다.

 

문제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독립하면서 발생한다. 국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포하나 회교도 중심의 이슬람정부와 보스니아 내 크로아티아인들이 과반으로 독립을 하나 보스니아내에서 적지 않은 인구 비중을 가지고 있었던 세르비아인들이 독립에 협조하지 않았던것이다.

 

 

 

 

세르비아계는 세르비아인들의 지지를 받던 밀로세비치를 밀고 있었고 여기에 강력한 군사적인 후원을 유고연방이 하게 되면서 보스니아 내에 내전이 벌어진다. 무려 25만명이 죽고 300만명의 난민을 발생하게 했던 보스니아 내전이 그들의 땅에서 벌어진다.

 

이슬람계를 학살하는데 집중했던 세르비아인들은 정치적인 중립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이 지지하는 바에 동의하지 않으면 오로지 죽음뿐이 없었던것이다. 잔인한 도륙이 벌어지고 여성의 강간과 아이들을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해지자 결국 UN은 3만명의 평화유지군을 파병한다.

 

 

문제는 UN 평화유지군이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것이다. 중재역할도 못하고 도륙을 멈추지도 못했다. 심지어는 고양이에게 생산을 맡겨둔것같은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평화 유지군들중에서 일부가 지역유지, 공직자들과 결탁하여 인신매매를 자행하고 성매매를 하기 시작했던것이다. 이를 내부 고발한 실화가 바로 레이첼 와이즈 주연의 휘슬 블로우라는 영화이다.

 

 

 

 

세르비아의 살상부대 검은전갈의 일원이였던 한 남자는 자신을 공격한 나토군 지휘자를 찾아 미국으로 온다. 자신들이 자행한 악행은 정당한것이였고 자신들을 총살한 나토군 진압부대는 불의라고 기억하는 그는 정당하게 그를 죽일목적으로 친근하게 접근한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가장 아픈 기억을 남긴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씻을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데 영화 킬링시즌에서는 그런 내면연기를 보여주는듯 하다. 활로 싸운다는것이 좀 뜬금없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사냥하는데 있어서 무언가 신성하다는 의미를 부여하려는 의도처럼 느껴진다.

 

킬링시즌에서 이들의 고독함 혹은 자존심을 지켜주는것 같은 리쿠르 예거 마이스터가 등장한다. 나의 경우 4년전인가? 이 술의 독특한 향때문에 여러번 마시고 포스팅한적이 있는데 그것이 작년부터 올해 클럽에서 많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예거 마이스터의 숨어있는 역사를 알고 마시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예거 마이스터는 1935년에 출발하여 독일어로 최고의 사냥꾼정도로 해석되는 독일의 최고 인기 리큐르이다. 숫사슴의 머리와 두 뿔 사이에 십자가 있는 로고가 특징인 이 술은 인공 감미료나 향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예거 마이스터를 두사람이서 모두 나누어 마신다음 죽음의 사냥을 준비한다.

 

 

내부 고발자라는 휘슬블로우는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용감한 행동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원전 마피아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남이가라는 이야기로 서로 세금 나누어먹기를 한다. 내부 고발자는 배신자로 인식하지 정의를 수행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것이 상당수 한국사람들의 인식이다.

 

배우 레이첼 와이즈는 의미있는 영화에 출연을 많이 하는 배우라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배우가 한국에 있었던가? 없다면 왜 없는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배우중 한명이다.

 

 

이들 둘사이에 전쟁은 잔인하다. 두명 모두 치명적인 전쟁의 한 복판에서 있었던 사람들이기에 대응이 무척이나 빠르다. 살인감각을 몸에 그대로 가진채로 살아가는 이들 사이의 피튀기는 싸움이 반갑지만은 않다. 싸워야 할 이유도 없고 굳이 한명이 죽어야 끝나는 복수혈전도 아니지만 전쟁이라는 화마가 이들의 정신까지 먹어버린 느낌이 든다.

 

 

1차 세계대전의 불씨 사라예보를 비롯하여 이곳 발칸반도는 동로마제국땅이 였다.

쇠약해져가는 동로마제국을 세르비아 왕국부터 오스만 투루크 제국등이 나누어 먹기를 하고 있다가 결국 오스만 투르크가 세르비아와 불가리아를 몰아내면서 패권을 장악한다.

 

패권이 유지되던 이 땅은 오스트리아와 세르비아의 암투로 인해 1차세계대전으로 확산되게 되고 오스트리아는 1차대전의 패전국가로 발칸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빼앗기고 그 땅에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그가 합쳐져서 유고슬라비아가 탄생했지만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해체전의 유고연방으로 바뀌고 불씨의 씨앗은 결국 세르비아계 대통령이 나오면서 불붙게 된다.

 

역사적인 이야기들을 보면 균형적인 시각을 가진 정치리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다. 현재 시리아 내전의 경우도 내면적으로는 시리아 정부와 반군의 반목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러시아와 미국이 버티고 있다.

 

세상에는 적과 아군, 흑과 백, 기독교와 이슬람, 좌파와 우파같은 식으로 양분되어 있지 않다. 서로를 인정하고 이해하고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는 균형적인 시각과 나의 이득을 위해 다른사람의 이득을 빼았는 일은 결국 서로를 파국으로 몰아간다는것을 알고 있어야 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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