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이웃집남자, 일그러진 중년의 삶은 찌들었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3. 7.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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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는 강한자에게 약하고 약한자에게 강하게 나가라고 권한다. 최대한 권력에 의존하고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라면 누구라도 속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웃집 남자의 주인공인 상수는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라면 모든것을 할 수 있는 인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부동산 중개업자인 그는 허풍이 심한 주변사람들처럼 만나보는것이 어렵지 않다. 억소리를 내가면서 매번 한방을 말하는것이 서민들의 일상모습이 되어버린것 같다. 인생의 한방을 위해서 리조트 개발공사를 위한 용역깡패 고용도 하고 자신의 지인조차 헌신짝처럼 몰아세우고 별볼일 없는 친구들 데리고 나이트를 가서 여자와 원나이트를 일삼는다.

 

결국 50보 100보의 차이인가?

 

영화의 주인공 상수는 욕심이 많은 인물이다. 다른사람보다 더 많이 벌기위해 몸부림치고 나쁜행동도 서슴치 않는다. 속물적이긴 하지만 과연 그만 속물적인것인가? 한국의 남성들은 중년에 들어서게 되면 책임질일이 훨씬 많아진다. 영화속에서 남편 상수의 돈으로 아주 오래도록 드라마작가의 꿈을 꾸고 결국 꿈을 이룬 아내 윤정역시 고고한척하지만 결국 그렇게 벌어온 돈으로 생활할뿐이다.

 

 

 

성을 돈으로 바꾸며 살아간다.

 

한국의 법은 성을 돈으로 매수하면 불법이다. 그러나 그런일들은 주변에서 일상다반사로 일어난다. 영화속에서 조수정역시 편하게 살아가기 위해 유부남인 상수와 안정적인(?)생활을 영위하면서 자신의 젊음을 돈으로 바꾸고 있다. 또 상수가 꼭 필요한 개발자금을 위해 끌어들이는 복부인 역으로 상수가 자신의 젊음을 성으로 제공한다. 이 사회는 돈이 필요한 세상이고 그 돈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뤄야 하는 인생의 법칙속에 살아가고 있는것이다.

 

 

자신의 틀에 갇혀사는 사람들

 

이 영화에서는 다양하게 자신의 삶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군대고참에게 속아 돈을 투자했다가 쫓겨난 김인권 역시 특별한 준비 없이 다른사람 말에 의존했다가 인생의 막다른길에 이른다. 친한 친구처럼 보이지만 항상 상수에게 열등감을 느끼다가 그의 부인과 바람난 민석, 3년을 놀면서 친구에게 술한잔 얻어먹는 낙으로만 사는 백수, 매우 윤리적인 모습을 하며 나서지만 윤리적이지 않았던 과거의 기억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최선생까지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도 없고 티끌한점 없는 사람도 없다.

 

 

먼저 찜하는 놈이 임자다.

 

먼저 찜한다고 설쳐대는 사람들때문에 이사회가 더 삭막해져가는것 같다. 돈, 땅, 여자는 모두 먼저 찜하는 사람이 임자이고 돈은 많이 벌수록 좋고 질낮은 농담으로 친구들과 떠드는것이 그의 일상이다. 책따위는 관심없고 젊은 시절의 정의감같은것은 없다. 영화에서 윤제문의 연기는 능청스럽고 그 역할에 충실했지만 대중적이지는 않다.

 

가족애라던가 친구들과의 우정이 이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까? 얼마전 기사에서 재형저축의 인기가 시들해져간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재형저축의 타겟팅이 되는 고객들의 여유자금이 없기 때문이라는데 금리를 낮추고 돈을 더 푼다고 한다. 한국가의 경제상황이 풀리는 돈만큼 경제규모가 되지 않는다면 결국 서민들의 돈은 희석되게 된다.

 

누군가에게 사기를 쳐야 잘사는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바르고 의미있게 돈을 버는것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상한 세상에서 이 영화속 상수는 별로 속물적으로 보이지 않는것은 당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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