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버스 서클이라는 영화는 헐리우드 기본 스릴러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영화중 하나이다. 익숙한 광장공포증이라는 컨셉과 낯선사람의 등장으로 인해 바뀌는 어떤 인물의 삶이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끈다라는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플롯으로 진행이 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상당한 재산의 상속녀 아비게일 클레이턴(블레어)는 세상에 노출되기를 바라지 않은채 20년간 맨해튼 아파트에서 한발자국도 나서지 않으며 혼자 살고 있다. 노출되기 원치 않던 그녀는 이웃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뉴욕 경찰의 프랭크 지아델로 형사(리비시)는 조사에 착수하면서 이웃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온실속의 화초는 트라우마에 약하다.
어린시절의 학대는 그녀를 온실속의 화초처럼 세상과의 교류를 모두 끊게 만들었고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인해 펜트하우스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을 끊고 살아간다. 그러나 옆집 할머니가 살해당하면서 그녀역시 변해야 하는 인생의 갈림길에 놓여있다는것을 깨닫게 된다.
세상에 믿을놈 없더라
이 세상에 믿을놈이 없다는 사실은 돈앞에 사람을 속일놈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라는것이다. 아비게일을 학대한 아버지는 왜 학대했는지 나오지는 않고 그녀 역시 믿을만한 사람 두명에게 의지했지만 그들 역시 믿을수 없다면 그녀는 누굴 믿어야 할까? 세상에 누구도 믿지 못한다는것은 자신역시 믿을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을 믿지 않고서는 세상에 나아가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것을 할 수 있는 용기 역시 내지 못한다.
용의자가 되는건 무척 귀찮은 일
특정한 공간에서 누군가가 살해 당한다면 그 이웃들의 삶은 한동한 피곤 그자체가 된다. 게다가 침입하기 힘든 공간에 살고 있는 아비게일의 경우는 더 심하다. 잘 알고 있다는 사람도 못믿을 판에 새로운사람이 이사오고 처음본 경찰이 파고 들어오는것은 큰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가 지금까지 대부분 안좋은것이라고 인지하면서 살아왔지만 적당하게 긴장감을 주는 스트레스는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한 자극이다. 무자극은 사람을 못견디게 만든다. 아주 평범한 일상 그리고 평범한 경로로서의 삶은 인간을 퇴보시킨다.
스스로 돕지 못하는 자는 아무도 돕지 않는다.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누군가의 도움만을 기다리는 사람은 결국 타인도 돕지 않는다. 아비게일 역시 스스로 일어서면서 모든 위협에서 당당하게 맞설수 있는 자세가 된것이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도움을 절실히 바란다고 하지만 스스로는 과연 돕고 있는가를 반문해봐야 한다.
영화는 그다지 친절한편이 아니다. 그녀가 왜 학대받았고 어떤 트라우마때문에 수십년을 스스로 가두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할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정도 시원한 쾌감은 존재하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깜짝놀랄만한 반전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실망일수는 있겠지만 헐리우드 영화의 기본은 지킨 영화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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