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바람의 검심, 사람을 살리는 역날검의 미학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3. 1.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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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검심이라는 만화를 재미있게 읽어보았던 기억이 난다. 무수하게 많은 사람을 죽였던 과거에서 사람을 살리는검으로 되돌아온 히무라 켄신의 활약이 꽤나 재미있게 그려진 이작품은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칼이 사람을 죽이는것이 아니라 살리는 데에도 사용할 수도 있다는것을 느끼게 한 만화는 바로 바람의 검심(るろうに剣心 )이다. 칼을 다루는 사무라이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게다가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하지만 칼등으로 상대하며 절대 죽이지 않는 무사..어찌보면 이건 교만함일지도 모른다. 내가 칼날을 사용하면 언제든지 당신을 죽일수도 있지만 생명을 중시하기 때문에 칼등을 사용하는 역날검의 무사는 무사로서 자존심이 상할수도 있는것이다.

 

항상 짝퉁이 존재했다.

 

막부시대에서 유신시대로 넘어가면서 검객들의 설자리는 사라져간다. 그리고 그 시대에는 누군가를 죽이는데 있어서 별다른 제한이 없었다. 그런 환경이 실어서 떠난 발도재는 다케타 간류라는 자신의 짝퉁때문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 유명인을 사칭해 돈을 벌고 명성을 얻으려는 사람들은 어떤 시대고 있었던 모양이다.

 

메이지천황 시대의 흔적

 

바람의 검심의 주인공은 돈에 흔들리지 않는 유신지사이다. 이 당시의 천황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했으며 막부라가 불리는 무사 정권인 오랜 세월을 권력을 잡아왔다. 12세기에서 19세기까지 쇼군을 중심으로 한 일본의 무사 정권을 지칭하는 말로 이들을 쓰러트리지 않고 천황중심의 정권을 만들기란 불가능했다. 메이지 천황은 700여년동안 다른사람 손에 넘어갔던 통수권을 회수한다고 선포하고 천황의 곁에는 각 번에서 달려온 제후들이 운집했다.

 

이 시대에는 서남 지역의 조슈 번과 사쓰마 번이 가장 막강한 세력을 자랑했다. 도쿠가와 막부를 뒤엎기 위해 수차례 쿠데타를 일으켰고 그 수하에는 용맹스럽고 싸움에 능한 무사들이 수두룩했다. 훗날 일본의 육해군 명장으로 성장한 인물들 역시 이중에서 나왔다. 이 무사들중에 한명으로 그려진 살인마 발도제 역시 육해군으로의 제안을 받았으나 거부하고 활검의 길을 걷기로 한다.

 

 

바람의 검심

 

막부 말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 전국이 환란을 겪던 시대, ‘발도제’라 불리며 최강 검객으로 이름을 날리던 켄신은 마지막 전쟁을 끝으로 일본의 새로운 시대 저 뒤편으로 사라진다. 10년만에 다시 돌아오지만 시대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겪게 되는 개인의 선택에 대한 내적 갈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그려지는데 살생을 하지 않는 도장 여사범 카오루(타케이 에미), 비밀에 둘러싸인 여인 메구미(아오이 유우), 돈에 미친 사업가 칸류(카가와 테루유키) 가 그 중심에 서있다.

 

 

조선과 달리 성공적이였던 메이지 유신

 

우리는 메이지 유신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본적은 없지만 독립군 투사에 대해서만 수많은 정보를 접해본 기억이 있다. 근본에 대한 내용은 생략한채 감정에만 의지한 역사를 배우고 있는 꼴이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조슈.사쓰마.히젠.도사 번을 핵심으로 하는 메이지 과두세력과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3대 재벌 세력의 이익 동맹고나계를 기반으로 한 관료-재벌 자산계급 독재정치 체제를 확립했다. 나라를 팔아 먹는데 집중했던 조선의 지배세력과 달리 일본의 지배세력은 국가를 자신의 집처럼 생각해 국가 이익을 위해 개인 이익을 희생할 자세가 되어 있었다.

 

폭력과 학살은 살아남은자의 희생

 

과거에 폭력과 학살으로 권력의 중심에 오른 인물은 그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슨짓이든 할 수 있었다. 현대에서는 생명의 존엄성이나 개개인의 자유는 억압되며 시대를 이어나가지만 조금더 교활하게 그리고 은밀하게 진행이 된다. 바람의 검심에서는 속도감있는 편집때문인지 액션이 돋보인다. 실제 검술 액션을 보여주고 있는데 오락영화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원작 만화를 배반하지 않는 영화

 

바람의 검심이 원작 만화에서 많이 벗어나있었다면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을것이다. 일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관객들이 이 영화의 매력을 조금은 아는이유이다. 사무라이들의 액션을 포함하여 현란해 보이는 검술 대결과 그 바탕에는 원작의 충실함이 싱크로율로 표현이 되어 있다.

 

전설의 칼잡이와 무고한 희생을 막는 숭고한 행위는 다소 마초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 나온다. 사람을 살리는 검이라는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만화를 철학적으로 보게 만든 작품 바람의 검심...이 영화로 만들어진것을 보면 일본의 컨텐츠산업은 그 기반이 막강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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