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은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여자를 탐하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4. 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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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이라는 말은 탐하다라는 의미이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없는것을 탐하기 마련인것 같다. 나이들은 사람들은 젊음을 탐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일의 재능을 탐하고 젊은이들은 나이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노련함을 탐하기도 한다. 영화 은교는 서로에게 없는것을 탐하는 세명을 중심으로 그려나가는 영화이다. 시인 이적요는 소녀의 젊음과 관능을 탐하고 제자 서지우는 스승의 천재적인 재능을 탐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주목받는 소녀 은교는 위대한 시인의 세계를 탐한다.

 

영화는 파주 금촌의 퇴락한 가옥을 그리고 있는데 마치 외부와 차단된 느낌이 있는곳으로 삼각구도의 배경으로 처음이자 마지막인 곳으로 세사람 사이의 묘한 균형과 보이지 않는 다툼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여기서 등장하는 은교는 김혜수처럼 완숙한 여자가 아니라 아직 성장기가 끝나지 않는 풋풋함을 가지고 있는 이쁜 소녀이다.

 

누구나 고매하고 싶지만

 

지금까지의 한국사회는 자신의 욕망을 감추어야만 하는 사회였다. 그렇기에 나이 차이가 많은 커플의 존재를 마치 죄악시 하는 경향을 보이면서도 속으로는 질시를 한다. 욕망은 오로지 부동산과 돈버는것에만 너그러운 한국사회의 왜곡된 사회상이 성에 대한것을 감추고 왜곡된 관점으로 보게 만드는것 같다.

 

영화에서 늙은 시인 이적요는 욕망이라는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고매하게 살아가고 천재적인 글 실력은 심금을 울리는 싯구절을 쓰는 사람이다. 반려자도 없어서 그랬던것일까? 나이들은 이적요의 가슴 떨림은 은교에게서 시작이 된다. 또 하나의 갈등은 이적요보다는 능력이 부족하고 평생을 가도 스승을 넘어서지 못할 인물 서지우와의 헤어짐이다.

 

 

 

남자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은교

 

은교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이웃집에 살던 은교는 시인 이적요 집에 와서 청소를 해주기로 하는데 두명의 남자 이적요와 서지우에게 아빠이면서 오빠의 느낌을 받고 싶어했던것 같다. 그리운 존재이면서 다른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바로 은교가 가진 탐이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는 은교가 찾아오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외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이 지슷한 시인은 마치 대쪽같이 살았을것 같지만 은교를 두고 상상속에서 남녀관계를 가지게 되고 현실에서도 은교와 관계를 가지게 되지만 이들은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빼앗아야 살 수 있을것 같다. 이적요가 감추어놓은 미발표 원교 은교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자 두 남자에게 은교는 차지해야 될 대상으로 변해 버린다.

 

 

무언가를 빼앗고 싶은가?

 

영화에서 은교는 농락당하는 대상이 아니다. 은교 역시 두 남자를 탐하는 캐릭터이다. 은교의 대사를 보면 '내가 이렇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라는 말은 하는데 은교 역시 즐거웠던것 같다. 존경받는 시인과 떠오르는 젊은 소설가 양쪽에게 관심을 받게 되면서 은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기 청춘을 가지고 이들에게 어필한다.

 

야한것 같으면서 야하지 않고 야한것 같으면서 야한 영화 은교는 한국영화 특유 연출의 힘을 보여준다. 은교라는 존재는 스승과 제자가 가진 갈등을 표면으로 노출시킨듯 하다. 그런 긴장감을 가지게 된것은 결국 갈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툭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폭팔했던것 같다.

 

이들 세배우는 모두 전라의 베드신을 보여준다. 그리고 상당히 자극적인 수위까지 공개하는데 이런 영화가 이제 주류로 올라오기 시작하는것은 오히려 한국사회가 건전하게 바뀌는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한다.

 

비오는날 젖은 교복에서 만나게 되는 은교의 속살처럼 영화는 은밀하게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상상하게끔 하는 속살의 모습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은 결국 소설로 탄생한다. 소설로 탄생하는 은교를 빼앗고 싶은 서지우는 결국 스승을 뛰어넘고 싶다는 욕망이 은교를 빼앗음으로서 대신하려고 한다.

 

역시 스승을 뛰어넘을수 없는 서지우는 은교를 단순히 여성으로 대하지만 이적요는 은교를 창작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으로 생각한다. 수천권의 책이 있는 오래된 서재는 저물어가는 현대한국 순수문학을 그리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누군가를 탐한다는것 그리고 그것이 창작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것은 시인 이적요가 가진 천재성이 현실로 드러나는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을 영원이 따라갈수 없는 서지우의 한계를 잘 그려내고 있다.

 

조용하면서 감정의 표현이 다이나믹하고 세명의 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 영화 은교는 여성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영화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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