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헝거게임의 경우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시리즈를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원래는 총 3부작으로 만들어진 소설인데 첫 번재 이야기인 헝거게임은 독재정치를 유지하기 위해 각 구역에서 스물네 명의 십대 소년소녀를 추첨으로 뽑은 뒤, 경기장에 가두어 서로 죽고 죽이게 한다. 더욱 더 잔혹한 점은 이 모든 과정이 24시간 TV로 생중계되며 캐피톨 시민 최고의 오락거리가 된다는 설정이다.
이어서 「캣칭 파이어」는 용기와 기지로 살아남은 한 소녀가 어떻게 혁명의 불씨가 되어 체제를 뒤흔들게 되는지를 보다 커진 스케일과 완숙한 필치로 그려냈다. 주인공 캣니스는 영웅이면서 동시에 캐피톨 최대의 적이 되어 버린다. 그런 한편 또다시 헝거 게임 시즌이 찾아오는데, 이 해는 25년마다 돌아오는 ‘특집’ 게임이 열리는 해다. 각종 잔인한 방법으로 숨통을 조여오던 캐피톨의 비열한 술수는 결국 75주년 헝거 게임에서 절정에 달한다.
영화는 4부작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캣핑 파이어와 마지막편인 모킹제이를 세개로 나눈모양이다. 마지막편 모킹제이에서는 혁명군은 마침내 캐피톨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된다. 캣니스는 혁명의 상징이자 난민들의 희망의 표상이 되는 영광을 누리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을 희생해야만 한다.
서민을 위한 작은 희망?
폐허가 된 북미대륙에 독재국가 '판엠'과 현대의 자본주의가 상당히 닮아 있는 느낌이다. 특히 한국에서의 희망은 4월 11일 총선을 앞두고 그런 희망이 얼마나 근시안적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12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진 판엠이라는 세상은 지금 한국의 지역별로 나뉘어서 차별아닌 차별을 받고 있는 세상과 닮아 있다.
최저임금제나 서민을 위한 로또, 서민금융은 어찌보면 꼭 필요한것같지만 불공평한 세상에서의 작은 희망같은 의미와 같다. 과연 그럴까? 판엠에서 수도 캐피톨은 한국의 강남과 같다. 모든 부가 이곳에 집중되어 있고 조그마한 희망이라는것이 바로 헝거게임에 참석해서 공평하게 우승자로 뽑히는것이다. 문제는 잘사는 구역의 후보자들은 별다른 걱정없이 헝거게임을 준비할 수 있고 못사는 지역의 후보자들은 먹고 살기에도 힘들어서 헝거게임에 뽑힌다음에 훈련을 받는 2주가 전부나 마찬가지이다.
치열한 삶의 주인공들
영화에서 헝거게임의 주인공들은 12구역별로 나뉘어져서 오로지 추첨을 통해 참가들이다. 캣니스는 추첨된 어린 동생을 대신에 참가를 자청하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 환경을 활용해 무기를 만들거나 스스로 쟁취해가는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생중계되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내 보는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현명함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미디어나 SNS의 영향력은 엄청나게 크다. 흔한 사진하나만을 가지고 한국에 있는 사람들의 신상을 털 수 있는 것도 이런 영향력아래에서 발휘된다. 판엠의 시스템을 활용하면서도 헝거게임의 규칙들을 깨며 조금씩 독재국가 판엠을 위협해가는 그녀가 늘 지니고 다니는 팬던트인 ‘모킹제이’(사람이 내는 소리나 노래를 똑같이 따라 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흉내어치’라 불리는 가상의 새)는 거대한 혁명을 상징하는것은 지금의 한국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쇼맨쉽도 필요한 세상
판타지계열이면서 판타지 같지 않은 영화 헝거게임 : 판엠의 불꽃은 어찌보면 잔인한 게임을 이용하여 통치를 하는 통치자와 거대 미디어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대중들을 희화화하고 있다. 시종일관 무표정하지만 단호하면서도 용기있고 어떨때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매력있는 캐릭터이다.
영화는 초중반까지는 트와일라잇시리즈를 연상케할만큼 조금은 청소년스런 느낌이 풍겨나온다. 그렇지만 생존을 위해 다양한 무기와 신체를 활용한 액션의 리얼리티가 영화의 활력을 더하고 있다. 헝거게임속 '아레나'는 원시림 그대로 구현한듯한 세계로 표현되어 있고 알 수 없는 위협이나 사람과 싸움을 한다는것은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온라인게임의 매력이 그대로 반영되었다.
영화는 관람등급에 문제가 있을정도로 심리적으로 잔인한 구석이 있다. 영화는 참가자 선발이라는것을 이벤트를 시작으로 온국민이 마치 리얼리티 1박 2일에 환호하듯이 잔인한 게임에 환호한다. 그렇지만 마치 로또같이 죽음을 무릅쓴 인생역전이 이 게임에 달려 있기도 하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아래 이런 게임조차 컨텐츠로 소비해버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이 사회의 냉정함을 그대로 보여주는듯한 영화의 배경에 대해 현실을 풍자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영화는 그다지 액션이 많지도 않고 멋있는 주인공의 액션도 별로 없지만 심장이 두근거리는것은 감독의 역량이라는 느낌이 든다. 일본에서 개봉했던 배틀로얄이 그냥 잔인하기만 했다면 헝거게임은 연출이 잘된 영화이다. 물론 초중반까지 약간은 유치한부분도 없잖아 있었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후반부의 액션이 강하게 다가왔다.
영화는 무엇보다도 캣니스 역을 맡은 제니퍼 로렌스때문에 매력적으로 변한 느낌이다. 해리포터는 그냥 한번 봤으니까 의무적으로 본 스토리라면 이 영화의 시리즈는 다음편이 기다려지는 판타지라고 보는것이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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