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범죄와의 전쟁' 연기파 달인들의 제대로된 연기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2. 2.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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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최민식과 하정우가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낳고 있는 영화가 바로 범죄와의 전쟁이다. 게다가 뿌리깊은 나무로 주목을 받은 배우 조진웅과 묵직한 연기를 보여주는 마동석뿐만 아니라 수많은 연기파 달인들이 등장한다. 비라가 어제 오늘일도 아니고 무언가의 이권을 가지고 있는자들은 대부분 돈의 유횩에 약할수 밖에 없는것 같다. 문제는 정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현재 진행형일수 있다는데 씁쓸한 미소를 지을수 밖에 없는것 같다.

 

추억의 80년대

 

80년대는 말그대로 지금은 30년가까이 지난 추억인것 같다. 군사독재가 박정희로 끝날줄 알았건만 어설픈 민주화의 씨앗은 박정희의 직속라인인 전두환이 이어받은 암울한 시기였다. 즉 말할수 있는 자유라는것은 없다는것은 결국 비리와 어둠이 일반적인 시대가 바로 그때이다. 얼마나 힘의 논리와 조폭이 활개를 쳤으면 대통령이 나서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겠는가? 물론 전두환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기업을 압박하고 물가를 안정시킨것이 인위적이였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불거질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돈을 가져다가 바치는 기업은 승승장구하고 그렇지 않은 재계 10위안에 있으면서 계열사를 21개를 거느린 국제그룹은 공중분해 되었다.

 

이런 시기에 비리 세관 공무원이나 이를 활용해서 돈을 벌려는 조폭이 활개를 치는것은 너무나 당연한것 같다. 같은 인간세상사 이야기이지만 결국 나쁜놈들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1980년대와 2012년과 닮아있는것은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된것 같다. 무슨일을 해서라도 걸리지만 않고 돈만 많이 번다면 모든행동이 용서가 된다. 다른것이 있다면 그당시는 개발도상국으로 매년 인력이 필요한때였고 지금은 선진국초입에서 고용률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는것이다. 즉 그때의 아버지보다 더 생활이 나아진것처럼 착시를 일으키지만 결국 더 불쌍한 세대가 지금의 세대이다.

 

 

 

누가 나쁜놈인가?

 

이 영화는 남자의 영화이다. 즉 마초성향이 무척이나 강한 영화이면서 거칠다는것이 영화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방법은 잘못되었지만 결국 성공을 위한 신념을 위해 살아간 시대가 1980년대이다. 지금식으로 본다면 이들의 삶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즉 정의는 없지만 이들의 삶에 대한 태도가 나쁘지 않다. 상식과 질서가 유지되는 시대가 아닌것은 마치 전두환의 정권과 닮아 있는것 같다. 편법과 권모술수 그리고 고문이 일반화되었던 시대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모든것이 인정되는 시대에는 폼나고 멋지게 살고 싶다면 배신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던것 같다.

 

누가 더 나쁜놈인가? 비리 세관 공무원 최익현과 조직폭력배의 보스 최형배중 누가 더 나쁜놈인가라고 묻는다면 그 가치를 따져볼수가 있을까? 이들의 의리는 범죄와의 전쟁앞에서 사정없이 금이 가기 시작한다. 위기에서 사람과의 관계는 정말 그 진실을 드러내는듯 하다.

 

 

연기달인을 보는 깨알같은 재미

 

영화에서 최익현은 정당하게 승부하는 승부의 달인이 아니다. 화술과 잔머리가 바로 최익현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다. 권모술수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최익현을 보면 될듯 하다. 같은 경주최씨이면서 손자뻘인 최형배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라이벌 조직 두목 최판호와도 관계를 유지하면서 양다리를 유지하고 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관계뿐만 아니라 잔인한 폭력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릭터의 색깔을 표현하기 위한 한 방법이였다. 그렇다고 해서 잔인함으로 인해 긴장감만을 유지한것이 아니라 코믹함도 같이 넣어놓았다.

 

이 영화는 흔히 알고 있는 조폭영화 스타일이 아니다. 지금의 젊은 아버지가 과거의 아버지를 조명하는 영화이다. 아버지 세대가 남겨주시고 간 자잘한 추억이 이 영화에는 담겨 있다. 써니가 어머니의 영화였다면 범죄와의 전쟁은 아버지의 영화이다. 당당하게 그 일당들이 부산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은 이 당시에 잘나간다는것이 과연 무엇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십수명의 건달들이 유유히 대낮에 무리를 지어서 걸어다니는 장면은 지금은 보기 힘들다.

 

 

결국 속좁은 인간들

 

이들 의리있고 멋있게 살아가는것 같지만 결국 먹고 살기 위해 누구라도 팔수 있는 치사스러운 인간일 뿐이다. 남들은 중요하지 않지만 자신의 자식만을 생각하는 이들에게서 극한의 이기심을 보고 있는것 같다. 폭력과 비리가 난무했던 시대 그리고 그 중심에 서있던 이들은 부산을 중심으로 다이나믹 하게 그려지고 있다.

 

영화는 참으로 의미가 있었던것 같다. 부러진 화살과 달리 이영화는 많은것을 시사하고 있다. 영화는 건달들이 나름 멋있게 그려지고 있지만 정말 멋있다고 생각하는것은 그들만의 생각인것 같다. 마치 군대에서 휴가나올때 멋지게 다려입고 군화를 깨끗하게 닦고 나오지만 이것을 알아주는것은 같은 군발이들뿐이다.

 

깡패는 깡패일뿐이고 건달역시 건달일뿐이다. 비리는 비리로 끝이 나고 이들사이의 의리는 유리알처럼 약한 결속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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