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이라는 영화는 지난 2008년의 금융위기의 진앙지의 일부를 조명하고 있다. 인간이 얼마나 탐욕에 젖어 사는지는 명확히 보여주는 영화이지만 아마 이 영화를 접해본사람은 많지 않을듯 하다. 마진 콜이란 중개회사가 최종가격을 일일정산해 장부가격이 유지증거금을 밑도는 경우 고객에게 부족한 증거금을 보전하라고 통보하는 것을 말한다. 즉 가지고 있는 장부상의 자산등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려서 빛잔치를 해도 남는것이 하나도 없는것이 금융위기의 핵심이다.
한국은 2008년의 금융위기를 아주 성공적으로 벗어난것처럼 착시에 젖어있을때 저 멀리 유럽에서부터 잔치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스에 이어 포르투칼, 이탈리아, 프랑스등의 모든 국가가 연계되어 있다. 기업간의 거래 또한 결국 소비자가 존재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 이슈가 되었던 한진중공업이 건조하는 선박은 기업에게 팔리겠지만 운반을 하는 그 기업은 어떤 기업이 소비자에게 팔 물건을 싣고 가기 때문에 그 선박을 살 수 있는것이다.
빛잔치가 끝났을까?
이명박 정부 들어서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높아졌다. 그나마 쓸수 있는 예산은 대부분을 건설에 쏟아 부어서 내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력은 저금리를 유지하는것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게 한국경제는 많은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회사는 회사채를 팔기도 힘든것이 현실이다. 그 와중에 마지막을 털고나가려는듯 부동산시장에서 마지막 거품을 일으켜서 분양권에 달라들고 있다.
부동산이라는 시장자체가 의미가 있으려면 누군가가 거기서 소비를 하던지 교육등에서 얻는 기대효과가 커야 한다. 대부분의 강남 아파트나 중심가의 상점들은 유동인구나 학군이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모두 거품이 꺼지지는 않겠지만 세계경제가 문제가 생긴다면 결국 좋은 학교를 나와도 좋은 직장이라는것이 의미가 없고 수많은 유동인구가 있어도 돈을 쓰지 않는다면 좋은 상권이라는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그들은 쓰레기를 판다.
내가 말하는 쓰레기는 고물이나 폐지가 아니다. 중국의 갑부중 일부는 고물이나 폐지를 팔아서 갑부가 될만큼 재활용시장이 큰 편이지만 여기서의 쓰레기는 가상의 자산이다. 쓰레기가 아닌척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없는 장부상의 숫자뿐이라는것을 깨달았지만 내가 죽지 않기 위해 남을 죽이는것이 이기적인 사람들의 속성인듯 하다. 이들이 말하는 레버리지 혹은 부자아빠가 말하는 레버리지는 거품의 시대이기도 하다. 이상한 현상처럼 닷컴만 달면 돈이 몰리던 1990년대의 닷컴버블부터 시작하여 지나치게 비정상적이였던 2000년대의 부동산 광풍시대까지 결국 돈이 연결된 수건돌리기 시대였다.
마진콜에서는 분명히 하루만 지나면 쓰레기가 될줄 알지만 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누군가 지인에게 판다. 마치 중고차시장에서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판매자들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 과연 이런일이 있을까라고 생각하지만 뻔히 벌어지고 있다. 저축은행에서 영업정지될것이라는것을 뻔히 알고도 위험성이 높은 쓰레기 후순위 채권을 파는 담당자들과 다를것이 무엇이 있는가? 게다가 이들이 파는 상품은 대부분 높은 이자나 팔려는 자산의 장부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판다. 그걸 파는 사람이나 조금더 이득이 있을것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나 근본적인 속성은 비슷한것이 아닐까?
정상적인 방법으로 돈을 버는것이 점점더 미련해보이는 세상 그것이 현실이다. 그 와중에 사기꾼과 협작꾼은 늘어날수 밖에 없다.
그들만의 리그
금융위기의 중심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하지만 모두가 한통속으로 사람들을 속이기에 나서는데 그것이 가능한것은 이들만의 장벽이 존재하기 있기 때문이다. 실수나 책임질일을 하지만 아무도 책임을 하지 않을때는 이들만의 조직이 있다. 검찰이나 의료계, 심지어 약사까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현실을 왜곡하는것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다.
양심이 있다면 회장부터 사장과 책임팀장 혹은 트레이더까지 그런일을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그들은 한다. 왜? 이득이 되니까. 어떤이들이 혹은 어떤 국가가 피해볼지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 결국 적자생존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것이니 그런 양심따위는 없어도 되는것 같다.
하루만에 이들은 모든 스왑거래는 막고 무조건 팔기 시작했다. 파생상품의 경우 가장 마지막 유형이 바로 거래하는 쌍방이 인정하는 금리 스와프나 신용부도 스와프의 경우는 특정 회사가 자사의 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할때 채권 매수자를 보호해주는 유형이다. 이런 스왑거래를 하지 않는다는것은 결국 아무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이다.
무엇이 정의인지 모른다면
당신에게 있어서 정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남에게 피해안주고 살아가는것? 혹은 내 직장은 꾸준히 유지되길 바라면서 내 아파트가격은 안떨어지고 내 자식은 좋은 학교 가길 바라는 것인가? 자본주의의 사회의 경제시스템은 혼자만 떨어져서 돌아가지를 않는다. 나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가 버는 돈은 어떤국가의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면서 수출도 잘되어야 하고 내수도 원활히 돌아갈때 자신이 생각하는 소박한(?) 꿈도 이루어질 수 있다.
문득 지난주에 보았던 기사가 생각이 난다. 분당주민으로 뽑아주었던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수직증축이나 재건축등의 법안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고 성토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이들에게 후세가 어떻게 살던 균형적인 발전따위가 중요할까? 그들이 마진콜의 주인공들과 다른점은 과연 무엇일까?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면서 음악이 나오는것이 아니라 샘이 파는 삽질소리만 들릴때 꼭 무덤으로 들어가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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