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신들의 전쟁' 영상미만 남는 그들만의 전쟁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11. 1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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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전쟁은 신들의 300버전이라는 기대감을 잔뜩 심어주면서 개봉을 했다. 특히 신들은 어떻게 전쟁을 할까라는 궁금증과 이걸 표현하는 감독의 역량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바..극장을 찾았지만 300의 감동은 어디로 갔는지 모른채 영상미만 남는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흔히 신이 있었던 시대 그리고 요정이 존재하던 시대를 중간시대라고 칭한다. 용을 볼 수 있었던 세상과 온갖 진귀한 생물들도 볼 수 있었던 가상의 세계이지만 수많은 판타지 소설에서는 단골로 등장하는 배경이다.

 

테세우스라는 인간을 기억한다면 당신은 그리스 신화를 읽어보았던 열혈 애독자중 하나이다. 지금은 그리스 신화를 어릴때부터 읽은 사람들이 많이 없지만 예전에는 올림푸스의 신들을 비롯하여 트로이전쟁, 아킬레우스 등의 영웅들의 신화에 잠 못자면서 읽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그리스 신화를 말하면 타이탄을 빼놓을수가 없다. 영화에서는 그냥 신을 죽일수 있는 존재이지만 거인이라는 느낌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신들의 전쟁에서 신의 힘은 두가지로 보여진다. 벼락을 내린다던지 인간이 상상하지 못할 거대한 힘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God Speed라고 보여지는 인간의 시간을 넘어서는 속도의 막강함이다. 물론 테세우스를 돕기 위해 신의 속도로 바다로 수직 하강하는 포세이돈의 막강함도 있지만 대부분 인간과유사한 느낌이 든다.

 

신들의 절대반지 '에피루스의 활'

 

어떤것도 모두 이길수 있는 막강한 절대무기라는 존재는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빠질수가 없다. 화살이 없어도 빛이 화살을 만들어주는 에피루스의 활은 말그대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획득하고 나서 별로 사용하지 않아서 뭐가 절대무기인지 살짝 헷갈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징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타이탄도 해방시킬수 있다는 에피루스의 활을 노리는 사람은 권력에 대한 끝없는 갈망을 추구하는 하이페리온 왕이다.

 

사람의 탐욕은 끝없는 혼돈과 전쟁을 초래하게 한다. 게다가 그사람이 힘있는 지도자일경우 전세계가 전쟁의 화마에 휩싸인것은 예전부터 수없이 역사가 증명해 왔다. 인간세계의 혼돈을 극에 다르게 한 하이페리온 왕은 인간세상을 지배하고 신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신들에게는 타이탄을 풀어주어 맞서게 하고 인간세상에는 폭정과 강력한 리더쉽으로 차츰 도시국가를 정복해 나간다.

 

올림푸스의 신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유일신의 개념과 거리가 멀다. 물론 모든 신들의 우두머리인 제우스가 존재하지만 모든일을 혼자 해결하는 신이 아니다. 우라노스의 자손들은 제우스를 비롯하여 타이탄들이 있는데 타이탄은 크로누스의 형제들이다. 크로누스편에서 싸운 신들은 거대신족이라고 부르는데 제우스에게 지면서 타로타로스의 감옥에 감금되었다.

 

신들의 제왕 제우스를 비롯하여 강력한 여신 헤라, 땅의 여신 데메테르, 지옥의 신 하데스, 전령신 헤르메스, 태양신 아폴로,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 전쟁의 신 아레스, 미의 여신 아프로디케,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 전쟁의 여신 아테나, 바다의 신 포세이돈등을 비롯하여 강력한 신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절대권력이 아닌 인간의 세상과 유사한 느낌이다.

 

이중에서 신들의 전쟁에 등장하는 주요신은 제우스와 아테나, 포세이돈이 주요 역할을 한다.

 

 

신들은 인간을 외면하는가?

 

흔히 테러를 자행하는 수많은 악역들이 말하는것이 있다. 내 자식 혹은 부인을 잃었을때 신은 대체 무얼하고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는것이다. 우리 인간사에서 삶과 죽음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겠지만 영생을 사는 신들에게는 그런 의미가 그냥 소소한 일정도로 취급되지도 않는것이 아닐까? 영화에서는 인간도 영원불멸의 영혼을 가졌다고 하지만 죽어보지 않는 이상 절대 알수가 없다. 영화는 테세우스라는 영웅이 등장하는데 실제 테세우스는 신화속에서 아테네왕 아이게우스와 트로이젠왕 피트테우스의 딸 아이트라의 아들로 등장한다.

인간을 외면한다기보다는 인간세계의 일은 인간들이 해결하기를 바라는 제우스의 넓은 아량(?)을 느낄수 있다. 인간의 힘으로 상대하기 힘든 타이탄들이 풀려났을때만 신들이 등장한다라는 기본 원칙을 지키고 사는 원칙주의자에 가깝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는 과연 어땠을까? 신들의 전쟁에서 나오는것처럼 화려한 신들의 신전과 인간의 세상은 리얼하지만 회화적 느낌이 물씬 풍겼을까? 오히려 인간세상은 삭막하기 그지 없다.

 

비주얼은 300이다.

 

영화에서 비주얼은 300을 연상케 하는것은 사실이다. 신들이 타이탄들과 싸우는 장면이나 인간세계에서 막강한 하이페리온 왕을 맞아 성문에서 전투하는 장면의 영상적인 효과는 300과 수준이 비슷하지만 너무나 많은 잔인한 표현덕분인지 점차 무감각해지는 느낌이 든다.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가진 운명의 예언자 페드라는 300에서의 신전의 여성과 느낌이 비슷하며 스파르타의 강력한 왕을 대신하는것은 바로 테세우스가 그 역을 맡았다.

 

신들의 영웅이 되어 영생을 누리는 삶은 아마도 모든 인간들이 추구하는 삶일까? 고 스티븐 잡스가 말했던것처럼 인류의 최대의 발명품은 죽음일지도 모른다. 신들의 전쟁은 영상미가 괜찮은 작품이지만 정작 중요한 스토리텔링은 부족한 느낌이 든다. 테세우스의 출신이 단순한 사생아인것이나 미노타우루스의 결투가 변질된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어색한 느낌마저 든다. 수많은 전투와 신들의 힘을 보여주는 장면은 단순히 그걸로 끝나지 않았나 생각하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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