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드라이브' 이런 카액션 영화도 신선하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11.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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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라는 영화가 가진 장점은 과연 무엇일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것은 흥행과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 영화제등에서 수상하는것은 영화관계자들에게 주는 보상이지 일반인과 연관성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흔히 카액션 영화는 헐리우드의 전유물처럼 알려져 왔다. 엄청난 물량공세에 CG까지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만들어지기 힘든것이 현실이다. 트랜스포터 시리즈가 시리즈를 거듭해가면서 점점더 비현실적으로 변해가는것을 보면 아쉬움이 배가 된다.

 

영화의 예고편을 보는순간 이 영화는 대체 트랜스포터와 다른점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세가지쯤 되는것 같다. 첫 번째로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지만 이들이 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범죄와 연관이 된다. 두 번째로 이들은 드라이브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세번째로 말이 별로 없으며 무미건조한 삶을 살고 있따. 누군지 알수 없으며 가족도 없고 특별한 재능은 빠른 몸놀림이라던가 차를 잘 몰수 있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장르는 무엇인가?

 

드라이브는 헐리우드 스타일의 액션영화가 아님에는 분명한듯 하다. 굉음과 스피드로 관객들의 오감을 마비시키는 영화와 달리 차를 이용한 누아르 영화에 가깝다. 낮에는 자동차 스턴트를 하면서 밤에는 범죄를 실어나르는 역할을 하는 주인공은 마초맨에 가깝다. 어떠한 사연도 왜 그걸하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이유인 희노애락을 느끼지는 않는다.

 

 

 

영화는 스타일리시 해야 한다.

 

드라이브는 스타일이 살아 있는 영화로 예측할수 없는 상황이나 인물들의 엮이는 과정이 긴장감을 넣어주고 있다. 대사 없는 주연배우인 라이언 고슬링은 카리스마로 영화를 장악해 나간다. 일렉트로닉 음악이 잔잔하게 깔리면서 역동성을 부여하는 자동차와의 궁합이 절묘하게 묻어나온다. 흔히 이런 영화는 무자비한 폭력이 난무하리라 생각되었지만 생각만큼 잔인한 장면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드라이브는 사회가 가진 문제점등을 도출시키지는 않았다. 흔히 누와르 영화가 보여주었던 그런 시각은 완전히 배제한채 사랑을 위해 모든것을 버리는 낭만만 남아 있다. 자신의 세계에서 자신의 룰을 철저하게 지켜오면서 살아오던 한 남자가 어떠한 변화에 의지에 상관없이 변화하는데 변화의 중심에 아이린이라는 여인이 있다.

 

행복은 아이린의 남편 스탠다드의 등장으로 사라지는데 스탠다드는 위험한 일을 하게 되고 이들 가족의 일을 도와주다가 예상치 못한 경로로 튀게된다. 부드럽고 깔끔한 드라이빙 실력을 보여주던 남자가 거칠고 긴장감있는 운전으로 변화되는 과정은 마치 잔잔하면서 무미건조했던 정서가 희노애락이라는 조미료가 가미되면서 자신의 감정선을 폭팔시킨다.

 

 

고전적인 영화의 아이템 마초맨

 

마초맨은 이제 박물관에 가야 찾을 수 있는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다시 영화속에서 등장한다. 인생에 어떤 의미가 없었던 말없는 거칠은 남자가 한 여자를 만나서 변화하고 결국에는 여자때문에 모든것을 버린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스토리이다. 마지노선은 정해져있지만 그 마지노선에 언제 넘어설지 잘 모르는 긴장선을 잘 조절해 간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배우들의 조합도 꽤 괜찮은 편이다. 조용한 마초맨인 주인공을 비롯하여 비극의 중심에 선 캐리 멀리건은 과도하지 않은 연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악역으로 등장한 론 펄먼이나 앨버트 브룩스의 경우도 영화에 녹아드는 장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스토리 진행은 친절하지는 않지만 따라올만하게 끌어준다는 느낌이 든다. 관객들의 주의는 흐트러트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1~10까지 모두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폭력은 인간의 극한을 보여준다.

 

우리는 흔히 폭력을 경험하고 살지는 않는다. 폭력과 근접해 있지만 폭력과 떨어져 살았던 한 남자가 폭력에 근접하는 순간 인간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폭주하는 기관차가 아닌 절제하는 느낌이다. 감성과 폭력이 교차하는 순간을 잘 끌어내면서 이 영화가 단순히 폭력물이 아니라는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피로 물들어가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인간의 감성이 다시 살아나지만 동시에 휴머니즘도 소멸되어 간다.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 한 남자의 일상처럼 우리의 일상과 닮아 있다. 운전대를 잡고 있을때의 평정심이 어느순간에 벗어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없지만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다. 허세가 넘쳐났던 일반적인 카액션영화와는 달리 어께의 힘을 충분히 뺀듯한 이 영화..괜찮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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