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스릴러)

'헤드' 영화보는 사람도 최악의 하루로 만드는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6.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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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찍는 감독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헤드라는것이 특종의 헤드라인의 헤드에서 따왔다고 한다. 최악의 하루를 그린다고 하는데 보는 사람도 이걸 보고 최악의 하루로 느끼게 해주려고 노력하는듯 하다. 기대하기로는 정말 나름의 스릴을 가지고 스피디한 극적인전개를 예상할것 같으나 이게 우스운 코미디 영화의 계열에 들어간다는것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영화의 스토리를 그럴듯하다. 줄기세포의 권위자이자 세계적인 천재의학자 김상철 박사(오달수)가 자살하고 그의 머리가 사라지는 기상천외한 사건이 발생한다. 퀵서비스맨 홍제(류덕환)는 김박사의 머리를 배달하던 중 백정(백윤식)에게 납치되고 홍제의 누나인 홍주(박예진)는 남동생을 구하기 위해 백정과 한판대결을 벌인다! 백정을 추격해갈수록 김박사의 머리를 둘러싼 거대한 배후세력의 정체가 드러나고 점점 위험에 빠지게 되는 홍주.

 

그토록 중요한 머리를 숨기는 주인공부터 잔인하기 이를데 없는 백정의 어설픈 주변인물까지 전체적으로 그냥 엉망이고 스토리는 자다가 일어나서 서로 분담해서 쓴것같은 인상마저 든다. 머리를 찾는자와 머리를 가진자의 두뇌싸움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머리를 숨겨놓고 잔인한 살인마에게 잡혀서 고생하는 동생 홍제와 머리를 가지고 어떻게든 동생도 구하고 특종도 만들겠다는 누나 홍주의 기가 막힌 두뇌싸움..ㅎㅎ

 

 

사람들의 악평에는 이유가 있다.

 

물론 배우로서 박예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을것이다. 그러나 그건 언제까지나 영화가 어느정도의 완성도가 있을때나 가능한 일이다. 영화는 사체 밀매업을 다루고 있다. 장기밀매조직과 사체밀매조직은 한국에서는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전세계적으로 암시장이 일부 형성되어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혈기자 홍제와 연쇄살인마는 아니지만 나름의 사이코 카리스마 백정 그리고 이상한 시체 아르바이트까지 영화에서 스토리의 완성도를 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나 영화는 전혀 색다른길로 나아간다. 사회를 고발하는 양상의 무거운 주제를 코미디로 승화하려는 시도속에 갈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참 기상천외하다

 

관객들을 어느정도 낚는데 성공한것같은 영화 헤드는 말그대로 액션, 스릴러의 긴장감도 없지만 관객의 기대를 여지없이 바꾸어버리는데는 성공했다. 섬뜩한 공간의 숨막히는 느낌은 멍청한 아르바이트생으로 인해서 무의미해진다. 이외의 상황들이 진지한 장면들의 맥을 끊어버리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실패가 아니라 관객들을 배신한 느낌이다.

 

영화는 기대를 저버렸지만 다른 설정으로 말미암아 웃음을 주고 있다. 영화가 진정으로 전달하고 싶은것이 무엇인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어이없는 웃음은 많이 만드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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