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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코드' 가슴따뜻해지는 SF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5. 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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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코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따뜻한 SF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진보는 인간적인 감성이 배제되기 마련이지만 소스코드는 기술적인 진보가 또다른 인간성을 부여하는듯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소스코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마지막 잔상을 이용해 정보를 취득해서 미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밀성이 있는 프로젝트로 보인다.

 

왜 8분인가?

 

소스를 직접본사람들은 많지 않겠지만 소스코드라는 것은 원래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사용되는 용어인데 여기서는 프로그램에 대해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상세한 설계도라고 칭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사람이 죽는 순간에도 망막과 시신경등에는 8분정도의 정보를 담고 있다고 한다. 끔찍한 테러가 발생하는 기차안에서 마지막으로 기억한 8분이라는 시간은 미래에 수백만의 인명을 위협하는 테러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이다.

미션을 완수할 때까지 반복되는 마지막 8분의 끔찍한 공포를 견딜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이 영화의 주인공 콜터 대위는 특수전에도 참전했던 군인으로 남들보다 높은 정신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 인셉션이 다른사람의 꿈에 들어가는 컨셉이라는 소스코드는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 들어가 있는 영화이다.

 

소스코드는 시간 여행이라고 보기에도 조금 다른 느낌이다. 스토리의 맹점을 피해가기 위해 영화는 평행우주이론을 끌어 들인다.  꼬박 1년의 시간을 투자해 완성된 시나리오는 시간 여행’이라는 테마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고 8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주인공이 하나씩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과정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인셉션보다는 아바타?

 

이 영화를 인셉션과 비교하곤 하는데 실제 영화를 본 느낌으로는 인셉션보다는 아바타쪽에 더 가깝지 않은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영화속에서 콜터대위는 다른사람의 몸을 빌리는데 제한된 시간과 해결하려면 다른사람의 몸을 더 잘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많은 내용에서 과학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만들었기에 나름의 타당성이 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웨일 : 뇌의 구조와 기능을 완벽하게 알아내면 한 사람의 의식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

미치오 카쿠 교수 :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근거, 영화 내용처럼 시공간을 초월해 정보를 가져오거나, 과거에 접속해 미래를 바꾸는 일이 충분히 현실 가능성이 있다

토마스 웨일러와 추이 맨 교수 : 입자를 쪼개는 가장 큰 기계 LHC(Large Hadron Collider)의 도움으로 타임머신을 만들어 실제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

 

 ‘콜터’ 대위는 헬리콥터 조종사로 아프가니스탄의 포화 속에 있어야 할 자신이 어느 날 아침 시카고 행 기차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데 자신의 얼굴도 아니지만 영문도 모르는 채로 던져진 극한의 상황과 8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주인공을 잘 연기해내고 있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정보부 혹은 국가, 공공기관이 행패(?)에 대해 많이 익숙해져 있다. 많은 일들에 대해 비공개를 하고 있는데 흔히 국가안보와 핵심기술 유출의 방지등으로 싸놓고 있지만 결국 별다른 내용도 없으면서 치부를 밝히기 싫기 때문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아무튼 소스코드의 이 핵심 프로젝트는 역시 기밀이다. 시공간 이동 프로그램은 상상속에 존재하지만 복잡한 과학이론을 등에 업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소스 코드’에 접속하여 시간과 우주를 넘나들 수 있도록 하는 ‘포드(pod)’는  현실적인 공간으로 창조해낸듯하다. 마치 헬리콥터 조종석과 유사한 느낌으로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자신 앞에 놓인 작은 모니터를 통해 임무를 전달 받는다. 특히 이곳은  콜터의 감정 변화에 따라 미묘하게 변화하는데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퍼즐의 조각이 맞춰져 가면서 콜터도 관객도 상황을 조금씩 알아간다.

 

과학자들은 인류의 진보라는 이름아래 얼마나 많은 희생을 요구하는지 많은 사례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살인이나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것은 피해의 범위가 좁지만 과학의 진보는 훨씬더 많은 사람의 희생을 만들기도 한다. 양날의 칼을 가진 과학자의 양심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익숙한 느낌이 드는 컨셉들

 

영화에서 제한된 시간으로 말미암아 제약에 따르는 시간여행은 과거 덴젤 워싱턴 주연의 데자뷰와 유사하고 누군가의 몸을 빌어서 일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아바타의 컨셉을 가져왔다. 거기에 가상공간을 그려내는듯한 느낌은 인셉션에서 가져온것 같다. 그렇지만 여러가지를 조합해서 만드는 SF적 아이디어는 참신하다.

 

영화속에서 현실이라고 그려지는 공간은 어찌보면 현실세계를 카피한 또하나의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아는 없어지는듯한 느낌을 부여하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과 이를 평행우주이론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따뜻한 SF영화라고 부르는 이유는 현실보다 더 이상적인 가상의 현실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기억을 션이라는 교사로 몰입해서 1인칭 시점에서 기억을 토대로 모든 현실이 시뮬레이션된다는것과 경험자를 대신해서 기억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까지 경험할수 있다는것은 분명 논리적인 오류가 있다고 말할수도 있지만 주연배우들의 현실감있는 연기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이를 상쇄할정도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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