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전국' 혼란한 시대에 능력있는자가 빛난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5.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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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대는 춘추시대와 더불어 수많은 영웅이 등장하고 사라졌던 중국의 혼란한 시대를 말한다. 김희선이 출연한 작품으로 알려진 전국은 손빈의 능력을 살짝 보여주는 듯한 느낌의 영화로 매력적인 여성캐릭터와 더불어 손빈이 말하는 병법은 어찌보면 철학이며 인간사에 대한 기본을 말하는듯 하다.

 

유럽 경제위기 때에 그토록 돈을 찍어냈다는 달러라는 가치보다 원화가 약세인것은 이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신용도가 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가계대출이 800조가 넘더라도 세계에서 경쟁이 될만한 대기업을 키우겠다는 변함없는 정책은 신뢰성있는 국가의 정책이 될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듯 하다.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의 기반은 결국 문화컨텐츠의 힘을 가진 미국의 강점을 넘어서는것을 가능하게 하는것이 바로 인건비의 우위이다. 한국이 엄청난 물가상승의 압박에 있지만 급여가 올라가지 않은 이면에는 일본대비 저렴한 노동력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국가의 주도가 있기에 가능하다.

 

시대를 아우른 손빈

 

전국시대에 손빈은 방연과 함께 영웅이며 주목받는 인물중 하나였다. 위나라의 상장군 방연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계략을 써서 손빈의 두 무릎연골을 없애서 앉은뱅이로 만들어 버렸다. 방법을 가리지 않은 병법이라면 칭찬할만하나 사람의 기본 도의를 생각할때 결국 사람들의 공분을 살만한 일이기에 결국 최악의 선택이 되어버렸다.

 

어떤이는 손빈이 손자병법을 썼다는 사람들도 있고 어떤이는 손무가 썼다는 이들도 있다. 손무가 쓰고 그 밑에서 손빈이 병법을 배웠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확실한 정설은 없는듯 하다. 손빈은 청년 시절에 병법을 배웠는데 먼저 세상에 나아간이는 위 혜왕의 장수가 된 방연이다. 그러나 방연에게는 하나 불안한 사람이 있었느니 그가 바로 손빈이다. 간첩으로 몰아서 손빈을 죽이고자 했으나 결국 제나라의 사자를 만나 탈출에 성공한다.

 

 

똑같이 배웠어도 깨닫는것이 다르다

 

방연과 손빈은 둘다 똑같이 스승에게서 배웠으나 깨닫는데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깨닫는것과 아는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방연은 아는것이고 손빈은 깨달은것이다. 깨닫는것은 억지로 할 수 있는것이 아니다. 병법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깨달은것을 어찌 범인이 쉽게 알수 있겠는가?

 

전국시대를 주름잡았던 상장군 방연도 범상치 않았지만 손빈의 그릇을 넘어서는 인물은 아닌것이다. 영화에서 그토록 모진고문을 해가면서 병법을 내놓으라 재촉을 했지만 방연과 손빈은 같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활용하는 재능이 이둘의 운명을 갈라서게 한다. 손빈이 제나라로 와서 장군 전기의 빈객이 되면서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일은 경마 내기였다.

 

장군의 말중에 가장 느린말을 가지고 상대방의 가장 빠른말과 경기해서 한판을 내주고 장군의 말중 가장 빠른말을 상대방의 중간말을 잡고 바로 중간말을 상대방의 느린말과 겨루게 해서 2승 1패로 결국 큰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를 계기로 제나라 왕에게 추천되어 손빈은 군사가 된다.

 

 

전국의 대장군 전기보다 더 매력적인 여자대장부

 

전기의 빈객이 되는 설정을 하기 위해 영화는 전기가 나오기는 하나 주요장군을 여성으로 설정을 한다. 그것도 매우 매력적인 여자로 당당함이 남자를 넘어서는 캐릭터이다. 손빈의 계책이 가장 큰 빛을 발하는것은 여러번의 계기가 있었지만 아마도 조, 위, 제의 삼국간의 전쟁이 아닌가 생각된다. 군사력으로 우위에 있었던 위나라가 조나라를 공격하게 되는데 힘의 균형을 가지고 있었던 당시의 판세에서는 조나라를 도와주는것이 당연하였지만 손빈은 '복잡하게 얽혀있는 실마리를 풀기 위해서는 급소를 쳐야합니다, 급소를 치고 빈틈을 찌를때 상대방의 형세를 불리하게 만들어 스스로 무너지게 해야 합니다'

 

이때의 전기는 손빈의 계책을 충실히 따라준다. 조나라에 대한 포위 공격을 풀고 귀국길에 오른 위나라 군사를 게릉에서 대승을 거두게 된다. 방연에게 복수는 바로 조.위 연합군이 한나라를 공격하게 되는데 이때 역시 제나라에 구원을 요청한다. 이때 역시 전기와 손빈이 나아가는데 손빈의 허허실실 전략이 빛을 발한다. 제나라 군사는 위나라 군사를 만나자 마자 기세에 눌린듯 후퇴를 거듭하는데 첫 날은 10만병분의 취사터가 다음날에는 5만명분 그리고 다음날에는 3만병분으로 줄어 있었다.

 

이에 방연은 크게 기뻐하며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던 보병을 뒤로 남겨둔채 적은 수의 정예만을 데리고 제나라 군대를 깊숙히 쫒아갔지만 결국 덫에 걸리게 된다. 나무를 하얗게 깍은 곳에 '방연이 이 나무 아래에서 죽을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었고 크게 대패를 하게 된다. 이에 방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해지는데 전쟁은 용맹함과 군사수로만 이기지는 못한다는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전국을 보면서 역사를 바라보는 중국의 정부나 영화계의 믿음은 한국과 다르다는것을 느끼게 한다. 가르치기는 하되 시험에서 필수는 아니다라는것이 한국 교육계의 현실이다. 목적이 사라진 한국의 교육현실은 이상이나 막연한 배움으로 유도하기에는 한참 부족한듯 하다.

 

손자병법에서 나오는 병법은 현실에서도 유효하다. 만천과해, 위위구조, 차도살인,차도살인, 이일대로, 진화타겁, 성동격서, 무중생유, 암도진창, 격안고나화, 소리장도, 이대도강, 순수견양, 타초경사, 차시환혼, 조호리산, 욕금고종, 포전인옥, 금적금왕, 부저추신, 혼수모어, 금선탈각, 관문착적, 원교근공, 가도벌괵, 투량환주, 지상매괴, 가치부전, 상옥추제, 수상개화, 반객위주, 미인계, 공성계, 반간계, 고육계, 연환계, 주위상까지 삼국지에서도 수많은 책사들이 이 병법들을 사용했다.

 

너무 우유부단해보이는 손빈의 모습이나 픽션이 너무 가미된듯한 상황설정은 아쉬움으로 남으나 전반적으로 손빈이라는 사람을 스크린으로 끌어냈다는 점에 대해서는 만족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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