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트루맛쇼' 속고 속이는 세상에 대한 작은 반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6. 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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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기회란 균등하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매스컴을 장악한 사람들 그리고 자본을 장악한 사람들 위주로 세상은 돌아간다. 프랜차이즈를 하는 사람이 돈을 버는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 본사가 돈을 벌고 광고를 할수 있는 채널이 돈을 벌고 일반인들은 십시일반으로 제품을 사지고 음식을 먹어주면 소수의 사람들이 돈을 버는 형태이다.

 

트루맛쇼는 방송사와 외주사 그리고 중간에서 브로커가 시청자를 속이고 소비자를 속이는 알면서도 감추어진 진실을 까발리는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치고 정말로 웃기는 영화이다. 우리에게 감추어진 추악한(?) 진실을 코믹과 적절한 위트를 섞어서 만든 웰메이드 영화가 아닐가 생각해 본다. 맛집을 주제로 하는 블로거로 이 영화가 주는 의미는 크다. 거대 미디어가 가진 힘은 사람을 세뇌시키기도 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대중들은 대중의 지성이라고 할만큼 시대적 흐름에 대해서는 현명하기도 하지만 소규모의 이슈에 대해서는 무지하다고 할만큼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연예인들

 

이 영화에는 수많은 연예인들이 찬조출연(?)을 하고 있다. 물론 의도하지 않았지만 방송사 외주사 브로커의 끈끈한 협력아래 숟가락을 올려놓는 연예인들이 정말 많다. 남희석을 비롯하여 천명훈이나 김종민, 이영자, 김신영등 오버할 수 있는 액션의 달인들이 등장한다. 우린 1박 2일등에서 강호동등이 보여주는 맛에 대한 오버된 표현을 예능이라고 생각하고 좋아한다. 우리는 이런 오버된 표현에 익숙해져 그냥 맛있다라는 말 하나를 믿지 않기 때문에 방송사에서 오버해서 제작하는지도 모른다.

 

 

 

시청자들이 문제다

 

대한민국의 방송사들이 왜 저런 방송을 조작하여 방송할까? 그렇게 방송해도 앞뒤 가리지 않고 줄서서 먹는 많은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협찬의 탈을 쓴, 사실상의 뇌물을 주고 TV에 출연한 식당은 몇 개나 될까? 우리나라엔 하루 515개의 식당이 창업하고 474개가 폐업하는 서바이벌 게임이 벌어지는것은 대한민국에서 먹고 살만한 정년이 보장되는 직장이 더이상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사람들은 어떻게 살던지 간에 나만 잘 먹고 잘살면 된다는 생각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바람직한 삶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올바른 생각은 중요치 않다. 자영업으로 할만한 것중에 음식점만큼 만만한것도 없다. 커피는 안마셔도 살수 있고 치킨도 두번 먹던것을 한번 먹을 수 있지만 삼시 세끼는 먹고 살아야 한다. 그렇기에 음식점을 창업하는것이다. 그런데 이생각은 모두 다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돈이면 다 되는 세상

 

TV에서 대박맛집을 소개하고 하루 벌어들인 매출로 자극적인 화면구성을 연출한다. 그리고 방송사는 외주사에 제작비보다 낮은 금액을 지출하면서 잘못된 길로 유도한다. 그리고 조작된 화면을 위해 공짜음식 혹은 일부 출연료를 받고 쇼를 해주는 출연자들, 조작인줄은 알지만 대박꿈에 방송을 하는 음식점 모두가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특히 케비어 삼겹살에서의 풍자는 정말 재미있다. 열을 가하면 그 성질을 잃어버려 음식 본래의 맛이 없어지는 캐비어를 넣은 삼겹살을 온갖 방송사에서 확대 재생산하는것을 보면서 우리는 방송에 대한 선택권을 잃어버리고 있다.

 

맛에 대한 아무런 내공없이 청양고추와 캡사이신을 듬뿍 넣고 만든 돈까스를 맛집이라고 소개하는 조작된 음식점의 진실은 트루맛쇼에서 통쾌하게 보여준다. 특이한 맛 혹은 그냥 무작정 맵기만 하면 맛있는것이라고 생각하는 우리들은 맛에 대해서 너무 무지해서 그런것이 아닐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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