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일반)

'제인에어' 가슴떨리면서 읽었던 명작의 재탄생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4. 28. 09:00
728x90
반응형

중고등학생때 샬롯 브론테의 '제인에어'와 동생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을 읽어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이 작품이 주는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할것이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면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을때의 이 고전들이 주는 인생의 의미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이 주는 충격만큼 정신적인 교감을 만들어낸다.

 

제인에어는 1914년 처음 영성화되면서 2011년의 신작 제인에어까지 무려 10번이나 영상화된 고전이다. 왜 이 작품이 그토록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까? 1847년 출간된 샬롯 브론테의 소설 [제인 에어]는 19세기 보수적인 귀족사회에서 고난과 역경 속에 성장한 가난한 고아소녀라는 신분적인 한계와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들어가 대저택의 주인인 ‘로체스터’와 운명 같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은 지금 한국의 드라마 작가들이 수도없이 배껴온 신데렐라 스토리의 전설이다.

 

현실에서 탈피할 수 있다면

 

소설속에서 현실을 개척한 인물 제인에어는 운명과 기회가 기가막히게 들어맞은 캐릭터이다. 현실에서는 정말 쉽지 않은 캐릭터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하지만 스토리는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고아 제인 에어는 숙모 리드 부인(샐리 호킨스)에게 갖은 학대를 당하며 살아가다 결국 로우드 자선학교에 버려진다. 기독교 학교에서 엄한 매질을 견디면서 살아남은 제인 에어(미아 와시코스카)는 졸업하자마자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들어가면서 시작한다.

매번 여성가족부등에서 발표하는 여성 임원의 숫자따위는 봉건적이고 보수적인 19세기의 제인에어에게는 사치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회적인 약자가 여성이라고 생각하지만 사회적인 약자는 그냥 서민이다. 여성 임원의 수가 남성에 비해 부족한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진 공고한 기득권세력의 힘이 막강한것 뿐이다.

 

 

사랑에 장애물이 있어야 제맛

 

정해진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한 제인에게 매혹되는 로체스터는 끊임없이 제인의 사랑을 시험하고 갈구한다. 그리고 당연히 시대는 그들의 사랑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역은 <300>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마이클 파스밴더가 맡아 거칠고 무뚝뚝하지만 내면에 열정을 가진 캐릭터로 나오는데 잘 기억이 안나신다면 300에서 시체로 방벽을 쌓던 책임자이면서 채찍을 휘두르는 팔을 잘랐던 인물을 기억하면 된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가는 느낌의 영화는 손필드 저택에서 저택의 주인인 로세스터와 아슬아슬한 사랑의 줄다리기가 시작이 된다. 이부분은 여성이 정말 좋아하는 대목이다.  저택에는 무언가 숨겨진 비밀을 가지고 있을것 같은데 대부분의 어둡고 음침한 저택이 가지고 있을것 같은 진실의 저편은 제인에어의 숨겨진 복병이다.

 

당돌하면서 반항기를 가지고 있는 꼬마 숙녀에서 중년의 남자와 사랑을 나누는 사랑스런 소녀 그리고 나중에는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냥 헤어져서 끝이 나면 좋으련만 이들은 나중에 모든것을 극복하고 다시 만나게 된다.

 

 

고전을 재해석한 감독 캐리 후쿠나가는 브론테의 원작을 잘살리면서 자신의 원하는 색감을 입히려고 노력을 했다. 물론 고전적이지 않은 일본적인 색깔의 사쿠라는 조금 눈에 거슬리긴 했지만 10번이나 원작을 영상화했으니 이쯤에서 다른 색깔을 입혀주는것도 나쁘지는 않을것 같다.

 

특히 여주인공은 펼친 고전적이면서 현대적인 연기는 열망과 열정에의한 사랑의 변화를 잘 표현해냈다. 지금까지 사랑받아온 고전은 대부분 비슷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 실존인물이었던 샤넬또한 이들의 스토리와 다르지 않다. 우리는 설사 짝퉁 사넬의 스토리같은 신정아에게도 열망을 하고 있다.

 

여성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무려 160년이 넘게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제인에어의 추억을 간직하고픈 관객이라면 극장에서 감상해도 좋을듯 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