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써니' 지나간 과거로의 회귀에 젖어드는 추억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5. 1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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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는 여자들 지금의 30~40대들이 보기에 즐겁고 유쾌한 스타일의 영화이다. 그들의 블록버스터라고 할까? 대박정도의 수준의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추억과 감정을 충실히 표현해내고 있다. 흔히 말하는 7공주의 추억은 대다수의 소녀들이 가지고 있지는 않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비주얼이 되는 아이들이다. 물론 아닌 1~2명도 있긴 하지만 ㅎㅎ

 

벌교 꼬막소녀 전학생 나미,  진덕여고 의리짱 춘화, 쌍꺼풀에 목숨 건 못난이 장미, 욕배틀 대표주자 진희, 괴력의 다구발 문학소녀 금옥, 미스코리아를 꿈꾸는 사차원 복희 그리고 도도한 얼음공주 수지가 성인이 된다음 과거를 찾아가는 여행이 바로 써니가 보여주는 매력이다. 물론 칠공주가 가지는 불량스런 느낌이라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는것은 아니다. 남들이 보았을때 그들의 결속력은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 일진들과의 개념은 전혀 다르다.

 

지금의 영화코드는 따뜻함과 추억이다. 즉 감성마케팅이 붐을 이루듯이 영화계에도 단순히 과거를 그리는것이 아니라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고 싶은것이다. 만들어진 아이돌보다 열정을 가진 나가수를 좋아하는것도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설정에 싫증을 내고 있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런 인위적인 설정을 넘어설 방법으로 많은 그룹들이 리얼 버라이어티에 출연하고 있다.

 

영화는 80년대를 조명하고 있다. 막 민주화의 열풍을 타고 들어온 ‘써니’(보니 엠)를 비롯해 <라붐>의 명장면과 함께 사랑 받아온 ‘리얼리티’(리처드 샌더슨), '타임 애프터 타임’(턱앤패티), ‘터치 바이 터치’(조이) 등 친숙한 멜로디의 팝송과 ‘빙글빙글’(나미) ‘꿈에’(조덕배), ‘알 수 없어’(마그마) 등 당시 히트가요들은 그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써니는 나가수때문에 떴다?

 

써니를 보면서 생각나는 것은 바로 이 시대의 이슈인 나가수였다. 나가수는 과거에 히트했던 음악을 재해석하고 있다. 역시 써니도 과거의 히트곡들을 재해석하면서 향수와 공감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요즘의 노래는 별다른 의미없는 가사에 리듬과 스타일을 입혔다면 80년대의 노래는 선율과 의미가 있는 가사에 감성을 입혔다.

 

나가수가 지금처럼 이슈가 되지 않았다면 써니에 대한 과거의 추억은 지금처럼 흥행하기는 힘들었을것이다. 추억이 주는 이미지는 바로 젊음이다. 젊음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주는 아름다움은 모두들 그리워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과거가 있기에 현재가 있고 현재가 있기에 과거를 추억해볼 수 있다.

 

 

무더기로 등장하는 캐릭터들

 

써니는 정말 많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준다는 목적아래 등장하는 배우가 13명 게다가 이들은 모두 여배우들이다. 그다지 다이나믹할필요도 없고 추억을 잔잔하게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젊음에 환호성을 지르고 여자와 아줌마로 구분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듯이 아줌마도 예전에는 소녀일때가 있었다는것을 알려주고 있다.

 

각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뻔한 과거의 코드들은 애피소드와 결합되면서 그 시너지가 극대화되는듯하다. 항상 그렇듯이 웃음을 주고 눈물이 그자리를 대신하면서 어느새 감동이 오는 방식으로 영화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소녀시절과 훌쩍 커버린 40대의 삶을 그리고 있다. 마치 20대와 30대는 어디로 던져버린듯한 느낌과 함께 그 시절에는 추억이나 아름답게 회상할 거리따위는 없다고 말하는듯 하다.

 

 

영화는 풋풋하면서도 이시대를 살아가는 누군가의 어머니이면서 사회는 아줌마라고 말하는 억척스런 이들에게도 꿈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미리 써먹은 코드들이 익숙하게 다가오는것은 나가수의 성공이 이면에 자리하고 있다. 과거의 향수가 그리운것은 희소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질만능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2011년에는 1980년에 그 신기 힘들었던 나이키 운동화나 제한적이었던 문화생활에 대한 추억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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