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천녀유혼' 각색이 추억을 퇴색시킨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5.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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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은 얼마전에 포스팅한적이 있듯이 나에게는 추억이 담긴 영화이다. 한달쯤 전에 포스팅을 하고 실제로 감상한것은 한달쯤 후가 되었으니 시간이 이리 빨리 지나갈줄은 몰랐다. 천녀유혼의 스토리는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남루한 행상으로 수금을 하러 다니던 녕채신(Ning Tsei-Shen : 장국영 분)은 장부가 젖어 지워지는 바람에 착수금은 커녕은 하룻밤 숙박도 못하면서 스토리를 이어간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어느 장의사가 가르쳐준 난약사(蘭若寺)라는 오래된 절 난약사를 찾아간다. 그러나 이곳 난약사에 사는 귀신은 미모의 귀신이 남자들을 유혹한 뒤 기를 빨아먹는 나무의 대모가 살고 있다.

 

스토리가 많이 바뀌고 각색되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노래들도 주제곡을 빼놓고는 거의 사라져버렸다. 천녀유혼의 재미가 장국영과 왕조현의 인기만이었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큰 착각이다. 전작 천녀유혼에서 등장하는 상황에 맞는 노래들은 영화의 재미를 배가시킨감이 있지만 이번작품에서는 노래는 걷어버리고 대신 CG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고천락의 연적하

 

전작에서 연적하는 고천락보다 더 단순한 인물이였다. 여자가 보기에 고천락이 더 매력적이겠지만 영화상에서 보았을때 사랑감정과 과거에 집착하는듯한 신작에서의 연적하보다 과거의 연적하가 더 어울린다. 사랑감정에 충실한 이번 작품의 연적하는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는 일부 관객들에게 나름의 즐거움을 줄수도 있지만 몰입도를 방해하는듯한 느낌이다.

 

연적하는 아주 오래 전, 한 남자가 훌륭한 퇴마사가 되기 위해 수행을 결심하고 흑산으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문턱에서  100년 묵은 나무요괴의 영향으로 영혼이 자유롭지 못한 섭소천과 사랑을 하게 된다.

 

 

유역비 VS 왕조현

 

유역비와 왕조현 또한 미인의 반열에 들어갈정도로 이목구비가 뚜렸하다. 다른점이 있다면 유역비는 도시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고 왕조현은 고전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것이다. 시대가 변한만큼 유역비 같은 얼굴을 좋아할수도 있다. 또한 왕조현은 인간의 몸을 가졌던 귀신이지만 유역비는 여우의 몸을 가지고 있는 요괴일뿐이다.

 

고전적인 매력을 가진 왕조현의 섭소천이 훨씬 강력하다. 현대적인 매력을 가진 유역비는 그냥 이쁜 요괴에 지나지 않는다. 별다른 활약도 못하고 나무요괴에 휘둘리고 퇴마사에게 휘둘리고 심지어 퇴마사의 제자에게 휘둘린다. 신 천녀유혼의 유역비는 이쁘긴 한데 조금은 표독스러운 느낌이다. 조금 이지적인 미인의 느낌이라서 그런지 과거 왕조현의 부드러우면서 사람을 포근히 감싸줄것 같은 느낌이 조금 부족하다.

 

 

기술은 발전한다.

 

2011년에 개봉한 천녀유혼답게 CG효과가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다양한 기술을 이용해서 퇴마기술과 나무요괴의 강력한 기술도 효과적으로 표현했지만 우리는 화려한 CG를 보러간것은 아닌데 아쉽기만 하다. 천녀유혼은 일장춘몽같은 스토리가 원래 기본적인 프레임이다. 그러나 이번에 개봉한 천녀유혼은 그런 프레임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것 같다. 마치 무협영화에 요괴를 등장시킨듯한 느낌이 든다.

 

인생이 길다고 하지만 긴 지구의 역사와 신선들의 기준으로 볼때 잠시 꿈을 꾸었다가 깨는 그런 시간일것이다. 그 스토리를 바탕으로 천녀유혼의 내용도 꼭 일장춘몽을 꾼듯한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데 기술이 인생의 의미를 덮어버렸다. 원래 천녀유혼의 의상들은 화려하다. 그리고 원색위주로 사용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다. 게다가 살짝 손을 턱에다가 올리는 동작들은 오글거린다기 보다는 정말 포즈가 잘 어울린다.

 

유역비의 옷을 벗기는 장면이나 몇몇장면의 슬로우 모션은 현대적이긴 하나 감성적이지는 않은것 같다.

 

 

다른 스토리 다른 생각

 

이 영화는 천녀유혼 더 연적하 머 이런식으로 붙이는것이 더 어울리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한다. 중국배우중 다양한 연기변신을 할 수 있는 고천락에 비중을 실어서 그런지 녕채신의 비중은 상당히 줄어들었고 예전의 장국영처럼 매력적이지도 않다. <엽문>시리즈로 중국영화의 부활을 알려온 엽위신감독이 새롭게 내용을 각색해 도전하는 중심에는 유역비가 있었다.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만들고 나름의 삼각관계를 만들어 새로운 느낌을 주는데는 성공했을지는 모르나 과거 천녀유혼을 기억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아쉬운 장면이 너무나 많다. 유역비는 이쁘긴 했으나 그냥 이쁠뿐 영화에서 너무 무력하게 등장하고 감성보다 각색이 우선한 느낌의 영화지만 예전 천녀유혼의 기억이 희미한 관객이라면 감상해도 좋을만 하다.

 

그리고 동양의 요괴가 언제부터 뱀파이어같은 컨셉이 되었는지 신기할따름이다. 고천락이 온갖 무기로 요괴를 공격하고 요괴가 소멸될때의 효과는 마치 블레이드를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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