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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위의 일본을 예측한 영화 '벼랑위의 포뇨'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4. 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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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개봉작으로 벌써 횟수로는 3년이 지난 애니 벼랑위의 포뇨는 무척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이다. 물론 지금도 지민이는 1주일에 한번보면서 일본어를 따라할 수준까지 올라온 강추 애니라고 봐야 되겠다. 신작만 주로 소개하던 지민이의 식객에서 3년이나 지난영화를 언급하는 이유는 지금의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태등을 보면서 벼랑에 서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보은이라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민감하다. 이유없는 친절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다. 보은은 무조건 갚아야 하지만 자신이 인정할만한 상대에게 보은을 받기를 바라는 민족성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이 도와주는것에 대해서 달가워하지 않을수도 있다.

 

일본은 원칙주의의 나라

 

일본은 원칙주의자이다. 그러면서 벼랑위의 포뇨를 보면 재난이라던가 이런것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미화할 수 있는 재능도 가지고 있다. 독도 영유권주장에 대해서 한국정부나 한국사람들은 분노하겠지만 일본이 생각할때는 그것이 맞다고 보는것이다. 일본이 신사참배를 매년 해오는 이유는 한국에 대한 강압적인 지배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지배층과 결탁해서 지배에 대한 정당성을 얻었거늘 백성이 감히 그것에 왈가왈부 하냐고 되묻는것이다. 

 

일본에 대해 적개심을 드러내기보다 일본에 나라를 팔은 친일파에 대한 모든 재산이나 지배층에 대한 확고한 국민의 의지를 보여주는것이 더 바람직하다. 언제든 이득에 따라 나라를 넘겨왔던 사람들은 과거 삼한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있어왔다. 게다가 그들은 피지배층이 아니라 지배층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득을 취해왔던 사람들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기 때문이다. 가장 큰적은 내부에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벼랑위의 포뇨의 쓰나미

 

어떤이들은 주장한다. 일본이 하늘의 심판을 받았다고..그것은 억지스런 주장이지만 적어도 벼랑위의 포뇨에서는 인간이 해온 행위에 대해 바다가 분노하는것은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자연은 우리가 만들고 버리는 모든것을 처리해준다고 믿어왔다. 이번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그리고 원전사태에서 보듯이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만드는 전력을 위해 우라늄과 플루토늄같이 모든 생물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것도 다루어왔다. 

 

2011년의 일본의 쓰나미와 같은점은 '판다 코 판다 '에도 큰 비로 수몰된 마을이 나오는데, 이번 <벼랑 위의 포뇨>에서도 ‘소스케’와 엄마 ‘리사’가 사는 마을이 폭우와 해일로 인해 바다속으로 가라앉는 장면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다른점은 무엇일까? 애니는 탁류에 의해 흐려진 물이 아닌 투명한 물에 가라앉은 거리로 표현되고 있지만 일본 쓰나미는 흐리다 못해 아주 새카만 물로 뒤덮인다.

 

도시가 가라앉는 다는 것은 비극성을 띄고 있기도 하지만 비일상성이 주는 두근두근한 긴장감이 현실화 된것이 바로 일본의 대지진으로 본 결과이다. 일본은 애니메이션은 상당한 수준으로 모든 재난을 미화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살아있는 캐릭터와 파도의 묘사, 수채화 같은 풍경이 인상적이지만 실제로는 무척이나 절망적이다. 

 

일본정부는 리사가 되고 싶어한다. 

 

리사는 남편이 원양어선으로 멀리 떠나가 있는 가운데 거대한 쓰나미에서 포뇨와 소스케를 구해내는 매우 강인한 엄마이다. 그러면서 모든 시도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것을 보면서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일본정부에 대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정부는 말바꾸기를 하면서 속이려고 한다. 모든것은 투명하게 공론화 될때 의심도 없고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으련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이 자연의 거대한 힘앞에서 리사처럼 국민을 구해낼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원전을 지키는 결사대나 소방대 그리고 자위대까지 일본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모두 한것 같지만 아직까지 자연재해의 후폭풍을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다.

 

오호..포뇨는 사랑스럽다.

 

절로 미소를 자아내는 물고기 소녀 ‘포뇨’는 동그랗고 오동통한 배와 조그마한 입술에 붉은 머리색을 가진 포뇨 캐릭터는 독특하고 앙증맞은 모습이다. 작화 감독인 곤도 가츠야의 세살박이 딸을 염두에 두고 포뇨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는데 캐릭터의 왕국 일본답다는 생각이 든다.

 

 ‘포뇨’는 고무공을 만질 때의 탱탱한 느낌을 표현하는 일본식 감탄사로 한국에서도 유효한 이름같다. 일본인이 느끼는 감정과 한국인이 느끼는 감정이 유사할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캐릭터 이름이다. 특히 ‘리사’가 포뇨와 소스케를 위해 라면을 끓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포뇨가 좋아하는 햄을 먹는 장면에서 라면과 직접적으로 닿아 있는 밑의 뜨거운 햄을 먹게 하는 장면은 정말 세세한 표현을 얼마나 잘해냈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포뇨는 다섯살이다.

그리고 1,000명이 넘는 자매가 있다. ㅎㅎ..

누구나 깊게 동화될 수 있는 바다와 물결치며 벗어나는 해양이 서로 통하는 세상을 살고 싶은 포뇨는 왜 인간이 되고 싶은걸까? 

아마 해양속의 먹을거리 부족으로  바다의 신인 어머니가 첫딸은 살림밑천이라고 육지로 올려보낸것이 아닐까? ^^

 

신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신화에서 보든 성경책에서 보든간에 신은 일관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것 같다. 때론 질투하고 때로는 용서하고 때로는 인간이 참기 힘든 시련을 주기도 한다. 일본이 만든 대지의 여신이나 바다의 여신의 모습은 헐리우드에서 많은 카피를 하곤 한다.

 

포근하게 인간을 감싸줄것 같은 바다의 모습에서 흉폭해보이는 쓰나미 같은 해일까지 모두 신이 가진 양면성이 아닐까?

 

마을이 가라앉게 됨과 동시에 고대 데본기 시대에서나 볼 수 있는 고대어들이 등장하는데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는 고대어들은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한다. 다시 근본으로 돌아가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판단해보고 다시 바른길로 가야하지 않을까 고민해볼 때라고 말한다.

 

소년과 소녀, 사랑과 책임, 바다와 생명을 그린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는 아름답게 마무리 되었지만 지진해일로 인하여 심각한 원전사태를 맞은 벼랑위의 일본은 그다지 아름답게 마무리 될것 같지는 않다. 인간이 되고픈 물고기 소녀 '포뇨'의 순수한 마음처럼 물질사회만을 바람직한 사회라고 말해왔던 자본주의에서 모든것이 과잉생산되는 지금의 문제를 다시금 되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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