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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 형제애로 인생의 고지를 올라간 실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3. 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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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터는 크리스찬 베일과 마크 윌버그의 만남만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었다.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영화는 백업 선수에서 ‘아이리쉬 썬더’라 불리는 전설적인 챔피언이 된 미키 워드와 한 때 잘나가던 권투 영웅에서 트러블메이커가 되어버린 디키 에클런드, 두 형제의 실화이다. 특히 마지막의 엔딩 크레딧에서는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력을 볼 수 있는데 엔딩 크레딧에 등장하는 실제 형제의 모습과 비교할 때 미친 연기력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려줄만 하다.

 

형제애로 이끌다.

 

어린 시절부터 미키에게 권투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 형 디키는 세계 챔피언, 슈가 레이 레너드를 쓰러뜨리며 집안의 자랑이자 모두의 영웅이 되었지만, 이제는 과거의 영광에 들떠 사고만 치는 골칫덩어리이다. 이에 반해 재기를 꿈꾸는 동생 미키는 타고난 파이터로 알아본 에이전시로부터 전격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간섭이 심한 매니저인 엄마와 트러블메이커 형과의 결별을 조건으로 복귀하게 되는데..

 

가족이 주는 값어치에 대해 많은것을 생각하게 한 영화 파이터는 가족간의 분열이 무엇인지 그리고 화합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크리스찬 베일과 마크 윌버그의 연기가 없었다면 이 영화의 값어치는 그냥 평범한 스포츠 영화에 불과했을것이다.

 

디키의 매력적인 위트와 재능을 겸비하고 있으면서도 기회를 찾다가 무너진 전직 권투 영웅이라는 깊은 감성까지 표현한 크리스찬 베일은 14kg이라는 몸무게를 감량하며 열연을 펼쳤다. 1990년대 어려운 성장 배경을 딛고 챔피언이 된 드라마틱한 미키 워드의 환상적인 삶은 미키, 디키 형제가 함께 도전하는 ‘가족’이야기 속에서 마음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힘과 갈등을 극복하고 스포츠 역사상 가장 놀랍고 큰 승리를 거두었다는데에 의미가 있다.

 

인생이라는 링에 서있는 우리

 

우리는 권투라는것을 통해 치열한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지만 결국 인생이라는 긴 라운드를 통해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것인지도 모른다. 초반에 무리해서 쓰러지는 사람 그리고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긴 안목으로 인생을 조명하면서 결국 마지막 라운드에서 웃는 사람들도 있다.

 

인생은 짦지도 길지도 않은 나이만큼의 라운드이다. 어떤이는 불과 17라운드에서 실패했다고 자살하고 어떤이는 30라운드에서 지쳐서 쓰러진다. 또 어떤이는 50라운드에서 인생의 고지에 올라서는 이들도 있다. 어떤 인생 라운드에서 가난과 고난, 역경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파이터의 주인공들은 헤쳐 나갔다.

 

마크 윌버그도 영화인생을 살면서 파이터를 위해 인생 3라운드를 모두 쏟아부었다. 마크 월버그는 <파이터>의 기획단계부터 시작해 3년 이상의 트레이닝을 거쳤다고 하는데 실제 미키 워드의 경기영상을 100회 이상 돌려보며 그의 주특기를 완벽하게 마스터 하고  준프로복서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로 인해 마크 윌버그는 내 기억속에서 그냥 그런 배우에서 괜찮은 배우 수준으로 올라선 느낌이다.

 

아메리칸 싸이코로 데뷔해서 그냥 삼류배우인줄 알았던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 시리즈로 A급배우로 자리매김을 했고 자신이 역할을 맡은 실존인물 디키 에클런드와 함께 훈련했으며, 권투 선수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우려 노력한 결과 남우조연상까지 거머쥐었다.

 

세상이 인정하는 최고가 아니라 자신이 인정하는 인생

 

세상의 모든 학교와 미디어는 국민들을 줄세우고 싶어한다. 그래야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경쟁하고 소비하고 따라가기 때문이다. 김연아 선수가 1위를 했던것은 의미있는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있는 자신보다 더 위대하다고 판단할수는 없다. 서구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규칙에 전세계가 따라가지만 모두가 같은 인생을 살 수는 없다.

 

이제 권투는 한물간(?) 스포츠로 취급받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온갖 격투기 경기가 TV의 대부분 채널을 장악하고 있다. 인생에 호황기가 있으면 쇠퇴기가 있듯이 권투도 호황기를 지나갔지만 그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거는 사람들은 꾸준히 생겨날것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룰에 의해 모두가 주목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사회가 될때 조금더 살기 편해질것이다.

 

경기 당시의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명장면과 명배우의 연기가 어우러진 파이터..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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