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스릴러)

'베니싱' 두려움은 대체 어디서 오는건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3. 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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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싱이라는 영화는 미스트같은 스타일의 영화이면서 미스트만큼의 미스테리함은 담지 못한듯 하다. 인류의 멸망과 더불어 아담과 이브만을 남겨놓는듯한 느낌의 스토리 설정은 밑도 끝도 없는 느낌이다. 대정전이 있던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 출근길에 나선 TV 리포터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거리 곳곳에 허물처럼 벗겨진 옷가지를 보면서 도시 전체의 인적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것을 발견한다.

 

생존의 본능은 있는건가?

 

영화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주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것을 보여주고 있으나 실상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TV 리포터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 ,영사기사 폴 (존 레귀자모), 물리치료사 로즈마리 (텐디 뉴튼), 술집 주인의 아들인 제임스, 이들의 공통점은 대정전 당시 그들을 지켜주던 빛이 있었다는 것외에 별다른 공통점은 없다.

 

다른 생물들도 데려가지는 않지만 오직 인간만 데려간다는 설정을 보면 아마 감독은 신의 영역을 이야기하고 싶었던것 같다. 노아의 방주처럼 모든 동물들도 같이 종말로 가지 않고 인간만 데려가는 신의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볼수도 있다. 게다가 어두워지면 데려간다는 설정은 태양도 결국 신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왜 어둠인가?

 

실제로 어두우면 불편한것도 사실이지만 어두울때 활동하는 많은이(?)들도 존재한다. 밤은 우리의 세계라고 말하는 이들은 무척이나 많다. 우리는 양지를 지향하며 어두운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안기부 사람들도 있고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도 있다.

 

스스로 자살하게 만드는 영화도 있었지만 베니싱은 그런 존재자체가 나오지를 않는다. 해프닝같은 느낌도 들지만 어둠이라는것을 끌어들임으로서 색다른 느낌을 부여하려고 했다. 특히 크로아톤이라는 이상한 단어를 등장시킴으로써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데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로 1,500년 영국이 미국 노스케롤라이나 로어노크 섬에 식민지를 만들었으나 후에 거주자들이 모두다 사라지고 크로아토안이라는 글자만 남아있다는 이야기이다.

 

태양의 문제는 아닌것 같으니 무언가의 거대한 힘이 방해한다는것만큼은 분명하게 이해하겠지만 대부분의 상황이나 설명이 없어서 그런지 영화의 몰입도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미스테리도 어느정도 적절하게 진행이 되어야 사람들의 호기심도 자아내련만 아쉬운 느낌이다.

 

신의 경고인가?

 

마침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습이 시작이 되었다.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끝끝내 자신의 권좌를 놓치 않으려는 권력욕이 결국 리비아를 포화속으로 끌어들인듯 하다. 다국적군이 참전을 하지 않은상태에서 바람직한 권력이양이 되었으면 좋으련만 인류는 생각외로 현명하지가 않다.

 

아마 이기심이 극대화된 현대인류에 대한 신의 경고일지도 모른다. 스토리도 탄탄하고 영화도 볼만했던 눈먼자들의 도시같은 설정과 비교해보면 이 영화는 앞뒤를 예측하기가 힘들다. 즉 관객들이 영화에 빠져들수 있는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있을지도 모르는 미지의 존재에 대해서 항상 두려워하면서 살고 있다. 일본의 대지진처럼 엄청나게 발전한 현대의 과학과 건축기술도 해결하지 못하는 일은 결국 자연의 영역이다.

 

게다가 살아남은 5명을 향한 신의 트랩(?)도 어찌보면 참 유치하다. 시간싸움도 아니고 이건 뭐..영혼을 미끼로 끌어들이는듯한 느낌도 들고 복잡하기만 하다. 영화는 혼자살아남은자의 슬픔이 조금은 느껴진다.

 

영화를 보면서 과연 인류가 사라진 이세상에서 혼자 혹은 여러명이서 살아남은것이 과연 축복인가? 아니면 재앙인가? 만약 어둠만 지속된다면 그런 세상에서 산다는것이 어떤 의미일지 자문하고 싶어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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