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스릴러)

'언노운' 불가능한 세상을 꿈꾸는 반전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2.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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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니슨의 영화 언노운은 스릴러이면서 반전 액션 영화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가장 기본적인 배고픔의 해결이라는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가면서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마틴 해리스 박사(리암 리슨)는 베를린 출장 중 교통사고를 당하고 72시간 만에 깨어나지만 부인(재뉴어리 존스)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낯선 남자(에이단 퀸)가 그녀의 곁에서 자기 행세를 하고 있다. 이건 예고편등에서 많이 알려주고 있다.

 

언노운은 기득권자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누군가를 암살하기 위한 전형적인 음모론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언노운에서는 그 대상도 알려주지 않고 왜 누가? 그런일을 계획했는지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우선 영화에서 기아의 해결책을 바로 옥수수에서 찾으려고 하고 있다. 한국사람들이야 옥수수가 콘이나 간식 그리고 기껏해야 액상과당정도 밖에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서구 사람들이나 기아에 굶주린 나라들에게는 옥수수가 상당히 중요한 식량원이다.

 

얼마전 하야한 이집트의 무라바크는 오바마 미국대통령도 표면적으로 물러나는것이 맞다고 했지만 미국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던 독재자였다. 이집트 사람들의 주식은 밀이나 조를 빻아서 만든 에이시라는 빵을 먹는다. 그 에이시 소비량의 1/6은 미국과 이집트 사이에 맺은 PL-480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되는데 마치 이집트를 위한것 같지만 미국의 잉여농산물을 처리하는것에 불과하다.

 

즉 미국의 강력한 지원하에 독재를 일삼으면서 정권을 지켜왔던 무라바크는 미국의 꼭두각시나 다름이 없었다. 그나마 정권을 지킬수 있던것은 기아를 해결해주는 미국의 지원과 강력한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만 그것도 한계에 도달한것이다.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다.

 

설마?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국제정세나 다른 국가의 상황에 너무 모르는것이다. 언노운은 이 전세계의 기아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핵심적인 기술을 둘러싼 음모를 그리고 있다. 물론 이면에 부유하게 살아왔던 사우디의 진보주의 왕자가 등장하면서 조금은 낯설지만 나름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도 지금 에그플레이션발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세계 경제 10위의 한국국민은 적어도 비싼 곡물가격을 감당할 수준은 된다. 식량의 국제적인 거래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정해지는데 곡물 메이저와 그 밑의 투기꾼들의 조작을 통해 결정된다. 때로는 대량의 곡물을 방출하여 덤핑효과를 만들어서 약소국의 식량기반을 무너뜨리던가 반대로 곡물을 사재기 하여 인위적인 품귀현상을 만들게 된다.

 

우리의 주인공 리암니슨은 이것을 해결할 기막힌 능력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25%를 OECD상위권국가들의 소들이 해치우고 있다. 한국 또한 자국의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서 농산물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다. 물론 농민들의 자식도 대학도 가야하고 집도 사야한다. 그러나 수많은 나라의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다른 목적이 아닌 살기위해 농산물을 재배한다.

 

기억을 잃으면 착해진다.

여러 영화에서 기억상실증은 정말 단골소재중 하나이다.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이름도, 직업도, 아내마저도, 인생 모두가 사라진 채 목숨까지 위태롭게 된 주인공은 말그대로 자신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왜? 마틴 해리스인가라는 궁금증은 영화의 전반을 장악하고 있다. 이제는 통일이 되어 새로운 빌딩이 옛 빌딩 사이에 지어졌지만 여전히 분단의 상처가 남아 한 도시 안에 다른 세계들이 존재하는 베를린은 정체성의 위기라는 영화의 주제와 가장 닮은 도시이다.

 

물론 기억이 다시 돌아와도 그 착한 본능은 그대로 남아 있다. 본시리즈의 액션과 테이큰의 긴박함에 스릴러를 더한 영화 언노운은 깊게 분석하면 스토리의 맹점도 있을수는 있으나  흡입력 있는 스토리는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관객을 싣고 스토리의 방향을 파악했다고 생각한 순간 갑작스러운 전개를 선보이며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는 스릴감을 주고 있다.  

 

수많은 복선의 등장

교수치고는 기막힌 운전실력이나 나름 생존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첫 번째 복선이다. 그리고 와이프와의 행복한 기억들이 두 번째 복선, 통찰력있는 전직 동독 요원 요르겐이 세 번째복선, 15년지기 친구 로드니 콜이 네 번째 복선, 마틴B의 등장등..수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요르겐이 말한 마틴 해리스가 이 모든 사실을 안다면 어떻게 대처할까? 라는 말에 모든것을 담고 있다. 언노운 영화 역시 다양한 제품이 영화속에 등장한다. 삼성전자의 노트북이나 메르세데스 벤츠의 F Cell 전기자동차, 벤츠택시, 폭스바겐SUV등..

 

자기 존재가 있다는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자기 존재가 사라지고 자신이 잃어버린 기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설정은 매력적이었지만 주연배우의 연기력에 크게 좌우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 단점을 깨끗이 지우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완성하며 나이답지 않은 액션을 보여주는 배우 리암 니슨이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세계는 지금 인구의 두배를 먹여살릴정도로 많은 식량을 생산하지만 왜? 에그플레이션이 발생할까? 왜? 주택보급율은 100%를 넘었는데 부동산은 항상 부족할까? 이 모든것에는 과점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가격장난을 치기 때문이다. 허생전에서 허생이 시장을 왜곡하면서 벌어들인 돈은 결국 극소수의 사람들만을 데리고 낙원을 만드는데 쓰였다. 허생은 자신이 신이 되고 싶었던것이 아닐까?

 

언노운이라는 영화는 잘짜여진 각본에 리암 니슨의 연기력이 빛을 발한 웰 메이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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