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개봉전에 먼저 접해볼 기회가 생겨서 본 영화이다. 우선 예고편에서 호기심을 자아내게 하는 상황설정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을 했지만 김규리로 개명한 김민선의 평소 소신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임창정이 나온 영화치고 바로 이전에 개봉한 '불량남녀'보다 재미가 없다. 물론 불량남녀보다 던져지는 메시지는 많긴 하지만 단지 그것뿐..결국 식상한 마무리로 이어지는 훈훈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쁘고 매력적인 여자는 망가져야 제맛?
영화속에서 소연은 얼굴이면 얼굴, 외모면 외모 빈틈 없이 완벽한 그녀로 등장한다. 반면에 상열은 외모, 학벌, 패션 센스까지 모조리 평균 이하인 홈쇼핑 시식 모델일뿐이다. 영화에서 이 둘이 어울릴수 있는 조건은 단 하나..좀더 높은 수준(?)에 있는 사람을 아래로 끌어내려야 가능하다는 설정이다.
오매불망 도도한 그녀가 하룻밤에 무너졌다! 도.대.체.왜? 이건 배급사의 낚시질에 불과했다.
‘소연’의 화려한 란제리 워킹 장면은 ‘상열’의 시식 장면과 확연한 대비를 이루며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그들의 스토리를 이어가는줄 알았건만 생각보다 빠르게 전개되는 장면에 대체 이 스토리를 어떤식으로 이끌어가려고 저러나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소연이라는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조금 망가뜨려보려는 감독의 의도가 다분히 느껴지게 되는데 잘나가는 PD와의 완벽한 조화처럼 보이지만 관객들이 눈치채지 못할정도는 아니다. 무언가 기존의 영화속에서의 컨셉과 다르게 이끌고 나가려는 시도도 느껴졌으나 순진한 대학생이 주인공이였으나 약간 지저분했던 색즉시공의 직장인 버전이라고 봐도 무관할 듯 하다.
우리는 오늘도 겉모습에 속고 내일도 속는다.
홈쇼핑 모델을 주인공으로 삼아 이색적인 볼거리를 선사하는 사랑이 무서워에서 완벽한 조건을 가진 남자의 조건으로 홈쇼핑 PD를 내세웠다. 홈쇼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홈쇼핑 PD가 가진 권한은 생각 이상일 수 있다. 그러나 보통 저런 말끔하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생각하기에는 조금 무리일듯 하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겉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겉모습이라는것이 그동안 살아온 그 사람의 일부를 대변하기 때문이기도 한다. 과대평가할때 항상 문제는 발생하게 된다. 즉 이미지가 한번 생성이 되면 그 이미지를 그사람의 전부라고 착각을 하기 때문에 그런데 머 전형적인 소재라 딱히 더 붙일말은 없을듯 하다.
이런 뻔한 스토리 구조는 오락영화의 특징이라고 보아도 영화의 전개속에서 틀에 박힌듯한 신파의 반복이라던가 남자의 배신따위는 상황상 너무 무리한 연출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소연과의 첫 설정에서의 장면까지는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후에 행동한 어떤 장면은 억지에 가까운 설정이라고 보여진다. 단지 하나 건질것은 우리 영화계가 끊임없이 외모위주의 배우를 기용하면서도 외모를 보지 말라라고 경고한다는 점이다.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ㅎㅎ
소신있는 찌질남 연기의 절정
언제부터인가 임창정의 연기는 단 하나이다. 루저 혹은 찌질남 이것이 임창정의 영화코드이다. 소신은 있어서 좋다. 끝까지 밀고 나가다가 보면 결국 자신의 캐릭터가 될터이니..조연배우로 등장한 김수미의 전매특허 욕 할머니도 나름 조미료가 되었고 KBS 역사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 세트인 안석환, 김태훈, 강성진의 역할도 영화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느낌이다.
김진수와 박민환의 동성애 연기는 너무 비하된 느낌이 적지 않다. 비록 정상적인 사회에서 적합하지 않은 관계라고 통념이 있다 하지만 '사랑이 무서워' 속의 이들은 루저남 임창정보다 더 비하되는 느낌이다. 적어도 임창정은 이쁜 와이프라도 얻는 행운(?)을 거머쥐었지만 이들은 그냥 안타깝기만 하다.
가리비안의 해적선의 선장 포차주인의 몹쓸 애드립이나 정경미와 안영미가 맡은 쇼호스트의 연기 또한 오락영화라고 보기에 겉도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이런 스타일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아줄 관객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외모비하나 화장실 유머 혹은 바보에 가까운 지고지순한 사랑 스토리도 나름 의미가 있을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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