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1000)/한국여행(제주)

최악의 날씨에 걷는 제주도 낭만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1.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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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를 처음 접하는것은 보통 수학여행 혹은 신혼여행이라는 행사를 통해서이다. 그냥 여행이 아닌 앞에 수학이나 신혼이라는것이 붙어야 제주도를 첫 경험할 수 있다는건데 그런것이 붙지 않아도 제주도는 언제든 즐거운곳이다. 특히 한겨울에 만나는 제주도의 길은 즐겁고 혹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다. 한겨울에 쌀쌀한 바람도 고달플수 있는 행군(?)도 제주도를 찾는 즐거움을 희석시키기 힘들다

 

1. 매번 새로운 제주도의 첫인상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읽어본적이 있는가? 10대, 20대, 30대에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의 소설 어린왕자는 프랑스의 비행사이자 작가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가 1943년 발표한 소설이다. 자연이 선사한 선물 제주도는 관광지의 어린왕자가 아닐까 생각이 된다. 10대의 수학여행으로 갔을때의 새록 새록한 첫느낌과 20대 대학교때의 관광지 곳곳을 다니면서 헝그리하게 경험했던 관광지, 30대에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구석구석의 맛집을 찾아다니는 경험등..

 

이번에는 맛과 올레의 색다른 경험을 겪어보기로 했다. 배고픔이 최고의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이 올레길 중간에 먹는 식사와 저녁에 먹는 식사의 개운함은 올레길에서 눈으로 보는 즐거움까지 복합적인 맛이 더해진다. 

 

내리는 곳은 제주공항 혹은 항구이지만 첫 인상은 그곳에서 생길수도 있지만 첫 식사 혹은 첫 여행지에서 천천히 겪는 슬로우 모션같은 경험이 매번 새로워지는것이 제주도의 장점이다. 한국에서도 이국적이면서 한국적인 색채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곳이 바로 제주도 그곳이다.   

 


2. 올레6코스

 

 

제주도의 올레는 동쪽의 상단에서 서쪽 상단까지 거의 제주도 둘레의 3/4을 차지할정도로 상당히 많은 구간이 개발되어 있는 걸을 수 있게 만든 산책길과 비슷한 등산길로 없었던것을 만든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길을 걷기좋게 구분하여 이어놓은 관광명소이다.

 

첫 번째로 간길은 쇠소깍 제지기 오름 정상 보목포구 문필봉 입구 구두미포구 보목 하수처리장 검은여 제주올레 사무국 정방폭포 - 서귀포항 천지연기정길 시공원 - 외돌개 의 코스를 가진 올레6길이다.

 

제주도에 도착하면서 바로 이 길을 걷기 시작했는데 대체적으로 평평한 길의 연속이었지만 아스팔트길과 콘크리트로 된길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의 발의 피로감은 지속적이었다. 살짝 제지기 오름 정상에서는 등산하는 기분도 만끽할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바다를 볼 수 있는 시야가 탁 트인곳이 좀 적은것은 올레6길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기도 하다.

 

특히 이 코스에서 포함되어 있는 칠십리 음식특화거리는 제주도의 맛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아무곳에 들어가더라도 평균이상을 하는 맛집들이 위치해 있다. 가장 인상적인것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올레6길의 60%쯤에서 만나는 소정방폭포와 정방폭포이었던것 같다. 매번 차로 이동해서 만나보던 관광명소를 나름의 노력끝에 만나보니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제주도 첫 날의 올레길을 천천히 걷는 기쁨을 느낄수 있었던 올레 고생6코스를 끝으로 이날의 기분은 시원하면서 매우 피곤했다.


3. 제주도의 밤

 

다른 대도시와 달리 제주도는 제주시나 서귀포시를 가더라도 매우 적막하다. 이곳의 밤 문화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시끌법적한 도시의 밤문화와 달리 조금은 고요하면서도 조금은 푸근하다. 여름에는 어떤 도시와 어떤 관광지보다 푸른밤을 보여주기도 하고 겨울과 봄, 가을에는 어떤 시골보다 반짝이는 별을 많이 보여주는 곳이다.

 

대전에서도 바다를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대천을 자주 가지만 대천의 밤은 화려하고 시끄럽다. 바닷소리는 언제든지 들어도 좋지만 제주도의 바닷소리는 이것과 다르다. 조용한 가운데 바닷소리가 멀리서 부터 밀려오는 가슴벅찬 느낌은 제주도 바닷가가 아니면 느끼기가 쉽지 않다.

 

 

맥주 한캔을 들고 나와 약간 찬바람이지만 숙소앞 벤치에 앉아서 혼자 느끼는 여유는 제주도라는 동떨어진 섬에서 이곳을 찾은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특권이다.

 

4. 올레10코스

 

올레 10코스는 화순해수욕장에서 시작하여 산방산을 찍고 하모리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볼만한 풍경이 정말 많은 올레길중 하나이다.

 

한라산의 비경뿐만 아니라 송악산 분화구에서 느끼는 가슴 벅찬 느낌과 각종 절경은 볼만하지만 산행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꽤 힘들다고 느껴질만 하다.

 

특히 이번에 처음 접한 제주도의 산방산은 꼭 한번 무리해서라도 올라가보고 싶은 산중에 하나로 점찍어둘만큼 매력있는 산이다. 왠만한 사람은 허락하지 않을것 같은 산방산의 고고함이 올레 10길을 걷는내내 나를 지켜주는듯한 느낌이 든다.

화순금모래해변 퇴적암 지대 산방연대 설큼바당 사계 화석발견지 송악산 입구 송악산 알뜨르비행장 하모해수욕장

모슬포항 - 하모체육공원 의 코스를 가진 올레 10길이다.

 

이 코스를 걷다보면 자연과 가까이 가면 갈수록 음식점을 만날 확률이 줄어들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올레길은 두개의 길을 걸어봤지만 끊어진 길을 잘 이어두었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냥 가볍게만 걸을정도는 아닌듯 하다.

 

긴 선을 이어가는 여행 올레길의 추억은 자동차나 자전거로 접할 수 없었던 제주의 속살을 발견하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1월에 걷는 제주도의 올레길은 춥긴 하지만 오히려 복잡한 생각을 던져버릴 수 있는 여행길이 아니었나 생각이 된다.

 

5. 제주도의 맛

 

 

 

제주도 만큼 인구대비 맛집이 많은곳도 드물다. 특히 고등어회와 물회의 인기는 제주도를 찾는 맛객들에게 최고의 메뉴가 아닐까 생각이 되는데 이 모든 집들이 올레길끝이나 중간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이번 여행길에서 다섯개의 맛을 느껴보았다. 어진이네 횟집의 물회, 사계나라의 갈치조림, 풍향가든의 흑돼지와 오분작 뚝배기, 만선식당의 고등어회까지 제주도의 전통적으로 유명한 음식들이다.

 

제주도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어서 특히 해물로 만든 음식들이 유명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방목해서 키운 흑돼지의 고기 맛은 제주도를 상징하는 또 하나의 맛이다.

 

우선 물회의 특징은 담백하고 입안에 착착감기는 육수와 푸짐한 야채가 어우러진 맛은 역시 회는 물에서 가장 제대로된 맛을 낸다는것을 여지없이 알려주는 맛으로 여기에 밥을 말아먹으면 차가운 육수와 만난 따뜻한 밥의 궁합은 가히 입이 호사한다고 볼 수 있다.

 

고등어회는 요즘 육지에서도 먹긴 하지만 잠시 기절시켰다가 먹는 맛이라 제주도 현지의 싱싱한 맛과는 천지 차이이다. 고등어의 기름기와 다양한 찬을 넣고 싸먹는 맛은 고등어가 간고등어나 조림이 아닌 회가 더 맛이 있는거구나라는것을 제대로 알려준다.

 

갈치는 제주도가 아니면 제대로 된 맛을 느끼기가 힘들다는것은 매번 제주도를 갈때마다 느끼게 된다. 갈치회맛이야 특별한 맛일수도 있지만 역시 갈치는 조림으로 먹을때 맛이 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갈치를 갈치알과 같이 먹을때의 고소함과 조림의 짭잘함은 식사를 방금 한 사람도 다시 그자리에 앉히는 묘한 마력이 있다.

 

구제역이 온나라를 들썩거리면서 휘몰아치고 있는 이때 그나마 청정구역인 제주도에는 흑돼지가 있다. 육지의 구제역 발새응로 인해 제주도 흑돼지의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흑돼지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던것 같다. 고기는 씹어야 맛이다라는 것은 아마 제주도 흑돼지를 두고 말하는것이 아닐까? 제주도 토종 돼지는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고기맛이 고소한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아침의 식사메뉴를 오분작 뚝배기로 정했다. 오분작은 전복과 다른 종류이다. 전복이 비쌀때 전복 대신 역할을 했던 오분작이 이제는 유명해져버렸다. 오분작은 전복과 달리 호흡구멍이 납작한 것이 특징이다. 시원한 국물에 듬뿍 들어가 있는 오분작 뚝배기 한그릇에 그동안의 피로가 날아가버리는 느낌이다.

 

 

 

6. 제주도는 가장 이국적인 한국

 

비행기를 타고가기에 가장 그럴듯한 한국의 땅은 제주도뿐이 없다. 물론 다른 지역도 공항이 있긴 하지만 물을 건너간다던가 오랜시간을 비행하지 않기 때문에 딱히 감흥은 적은편이다. 매번 제주도를 갈때마다 느끼는것이지만 때로는 정겹고 때로는 안식처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먹을거리가 존재하고 다양한 볼거리도 존재하는 천혜의 땅 제주도..2011년의 시작은 이렇게 제주도에서 시작이되나 보다.

 

제주도는 여수엑스포 2012의 여행코스 50선중 하나가 속해져 있는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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