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SF)

'트론' IMAX에서 느낀 화려한 빛의 향연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1. 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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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론이라는 영화의 예고편이나 이미지를 보면서 첫 느낌은 아마 빛을 이용한 영화일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만화 트론을 본적은 없었다. 여러권의 마블 코믹스책을 본 적은 있지만 적어도 트론 새로운 시작이라는 정보를 어디서도 접한적은 없었다. 월트 디즈니 픽쳐스에서 제작한 <트론: 새로운 시작>은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영화라는 느낌이 든다.

 

어떤이에게는 빛의 혁명이라고 불릴만큼 화려한 이미지를 볼것이고

어떤이에게는 게임같은 느낌이 극명하게 새겨진 이미지를 볼것이고

어떤이에게는 스토리없는 시각의 자극이 불편해진 이미지를 볼지도 모른다.

 

영화를 감상하고 나서의 느낌은 철학적으로는 매트릭스에 못미치고 스토리로는 게이머보다 엉성하지만 가상세계의 표현은 진일보했으며 선의 미학으로 볼때 얼핏 빛의 화가 렘브란트가 생각날만큼 강렬하고 색다른 느낌을 부여했다.

 

그리드의 신세계를 창조하다.

 

그리드에서 가장 중요한 화합의 요소는 빛이다. 트론의 가상세계에서는 마치 0과 1로 표현되는 주황색과 푸른색의 향연이 그대로 관객들에게 전달이 된다. 그리드의 가장 높은 고층 건물 꼭대기에 있는 ‘엔드 오브 라인 클럽’ 에서 빛은 바닥과 천장, 부스 주위에 빛을 감는 띠로 거의 모든 표면에 깊숙이 자리 잡는다. 심지어 음료도 빛을 낸다. 클럽의 지붕과 벽은 유리이고, 도시 불빛의 전망과 저 멀리 있는 문에 등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영화의 시작은 아버지와 아들에게서 시작이 되는데 현실 세계에 일어나는 것만큼 ‘그리드’를 상기시킨다. 반항적인 27살의 샘 플린(개러트 헤들런드)는 아버지의 미스터리한 실종에 괴로워한다. 아버지 케빈 플린은 세계 최고의 첨단 기술 선구자로 알려진 사람이다.  관객들은 스크린상으로 스펙터클한 세계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세계를 함께 경험할 누군가가 필요하다라는 느낌의 영화이다.  

 

우리는 점차로 가상세계에 대한 환상이 현실화되는것을 느끼고 있다. 물론 가상세계의 폐해도 만만치 않다. 현실과의 괴리는 각종 범죄와 생활의 불편함을 현실화시키는데 트론에서도 AI가 가지고 있는 완벽함이라는 개념이 결국 우리의 현실을 위협한다는 느낌이다.

아마 트론에서는 건축이나 엔지니어를 담당하고 있는 수많은이가 참여했을것이라고 예상이 되는데 빛이 모든 것을 함께 연결해준다. 도시 안까지 연결되는 수 마일을 연결해주는 거리나 아래에 설치되어 도보와 빌딩으로 밀려 올라가는 빛이 리본처럼 연결되어 있다.

 

화려한 탈것들

 

그리드 세계의 파워풀한 경주용 차량인 라이트 러너도 등장하는데 현실 세계에서는 거친 오프 로드를 달리는 차량이다. 레커그나이저는 다루기 힘든 프로그램을 찾아 거리를 질주하는 덩치 큰 U자형 차량이다. 솔라 세일러스는 날아 다니는 화물선이며 클루의 정류 전투선은 클루의 전체 군대를 장악하고 있는, 현실 세계의 가장 큰 항공기보다도 세 배 큰 전투선이다.

 

특히 지민이도 사달라고 조르는 라이트 사이클은 이 영화의 백미이자 최대의 볼거리이다. 바톤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지 조립이 되어 나타나는 라이트 사이클은 비주얼 장치와 장치의 유도체로 형성되어 있다. 라이트 사이클의 헬멧과 몸체는 자전거 디자인의 일부와 스탠스로 되어 있다


땅따먹기를 연상케하는 빛의 장벽을 만들어가면서 디지털세계의 전쟁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세개의 형태를 띄고 있다. 유저, 게임, 프로그램이다. 유저는 말그대로 현실세계의 실체를 가진 캐릭터로 캐빈 플린과 샘플린 두명이고 프로그램은 과거 로마의 글레디에이터와 유사하고 프로그램은 군중이다.

 

교통수단이 조금 특이하기 까지 한데 교통수단으로 만들수 있는 바톤은 그리드의 거주자가 무기로 사용할 수도 있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장비 중 하나이다. 코드를 입력함에 따라 바톤은 라이트 사이클 또는 사용자 주위에 다른 운송 수단을 만들 수도 있는데 당신의 특성에 따라서 다른 용도의 무기도 만들 수 있는 가상세계의 연금술이라고 생각된다.

 

환상적인 비주얼

 

트론에서의 건축은 미니멀리스트 인테리어와 건축적으로 하부 광선을 집약적으로 사용하고 바닥 트랙 라인에 조명을 설치한 현대적인 빛이 강조된 빌딩이라는 특징이 있다. 케빈 플린의 안전한 집에서 네오 빅토리안(최상위계층)의 가구는 새로움과 고전을 혼합한 볼거리를 만들어내는 미니멀리스트 인테리어로 표현된다.

 

특히 나오는 캐릭터들은 가상세계에서나 만나볼만한 화려한 외모를 보여주는데 쿠오라 역의 올리비아 와일드보다 악역(?) 사리렌 잼역의 보 개러트가 더 인상에 남는다. 사이버세계의 미인이라면 이런모습이지 않을까라는 강렬함을 남겨주는데 178cm의 키로 시원시원한 비주얼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유없이 다가오는 미인은 한번쯤 의심해야 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기억속에 남겨준 영화라고 보여진다.

첨단 기술의 경이로움은 유연한 폴리머 필름으로 만들어진 전자 발광 램프를 사용해 만들었는데 첫인상은 신기하면서 멋있다라는것이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그리드에 가는 순간, 모든 이는 빛의 요소를 갖게 된다. 아마 2011년의 의류 트랜드에 영향을 미칠 빛의 패턴을 보여주는 몸을 본떠 제작한 의상은 의류와 신발 디자이너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트랜드로 자리잡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아우디, BMW등에서 빛과 선의 미학이 헤드라이트와 후미등에 먼저 시도되고 있고 이것이 세련됨으로 점차 자리잡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곳에서 산다면

 

관객은 30년 전에는 오로지 상상만 할 수 있었던 현실 영역에서 표현된 친숙한 아이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문화적 실제에 기반을 두고 서로 관련되어 있는 흥미로운 캐릭터들과 통찰력을 느낄수 있는데 이것이 가상세계에서만 해당이 될까? 

영화에서 도시는 거주자들은 강화되고 빛에 둘러 쌓인 곳이다.  아웃랜드에서 그리드를 떠나면 어둠과 불안정한 지형만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현실에서 대도시란 트론에서의 아웃랜드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24시간내내 밝은 조명과 도시의 색깔이 살아있는 곳과 지방도시 혹은 시골의 느낌은 그리드를 벗어난 어둠과 불안정함을 가지게 하지는 않는가? 물론 고향이라는 의미의 안락함이 있겠지만 명절때나 가끔 느낄 안락함이지 평소에 그곳에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것이다.

 

사람들은 그렇기에 도시로 도시로..그리고 서울로 불안정함을 벗어던지고 나름의 기회를 찾기 위해 이동하는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영화에서 라이트 디스크는 모든 수트에 붙어있어야 하는 그 캐릭터의 아이덴티티이다.

 

“라이트 디스크는 당신의 정체성이자 주요 무기이다. 이것은 이 세계에서 당신의 신분증이며 당신의 모든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매체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바깥세상으로부터 온 ‘사용자’ 이면, 디스크는 당신의 출입을 허락하는 열쇠가 된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

우리의 주민등록증이 수많은 정보를 넣고 바뀐다고 하는데 최종적으로는 라이트 디스크같은 형태를 꿈꾸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사람의 모든정보를 기록하고 감시하고 저장한다면 얼마나 세상을 감시하기가 편해지는가?

 

이제 문화생활도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한다.

 

트론: 새로운 시작은 극장에서 3D IMAX로 즐겼다. IMAX로 즐기려면 어른이 한장에 16,000원이고 아이들은 13,000원으로 세가족이 같이 보려면 16,000+16,000+13,000 = 45,000원이 들고 여기에 콤보하나쯤 사주면 53,000원에 식사도 포함해야 하니 70,000원은 있어야 문화생활이 가능하다는 의미가 된다. 나같이 한달에 4번이상을 극장을 찾는 사람은 문화생활비로만 300,000원쯤 지출하게 된다.

 

물론 모든 영화가 저정도의 비용이 드는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비용을 고려해볼때 한달에 150,000원쯤 지출하는듯 하다.  꿈을 가지고 색다른 생각을 하고 미래를 보는것은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자라게 된다.

 

CGV등의 대형극장에서는 이제 평범한(?) 2D영화의 상영관은 점차로 줄어들고 있다. 이미 대전에서도 상영관의 40%는 3D IMAX, 4D, 3D전용상영관으로 자리잡았다. 누군가에게는 고부가가치의 사업을 발굴하고 안방에서 누릴수 없는 색다른 느낌을 부여하겠지만 누군가에게는 문화의 장벽으로 다가올것이다.

트론 새로운 시작이라는 영화는 가상세계 공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물론 저변에 깔린 스토리라인은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단순한 스토리에 명확한 선악의 존재이지만 빛의 향연이 무엇인가는 확실히 전달해준다.

 

지민이에게 아이언맨보다 더 재미있다고 느껴진 영화 트론에서 의상이나 각종 교통수단이 언제 현실화될까를 생각해보면서 적어도 감상해볼만한 영화였다는것에는 어느정도 동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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