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 연애조작단을 보면서 딱 생각나는 영화는 바로 윌 스미스 주연의 히치라는 영화이다. 2005년작 Mr. 히치 :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는 비밀리에 남자들의 데이트를 도와주는 성공률 100%의 전설적인 데이트 코치로 윌 스미스가 연기했다. 영화 히치는 매우 유쾌하고 즐겁게 본 기억이 난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로멘틱 코메디물로 러브 엑츄얼리같은 스타일의 영화와는 다른 컨셉의 영화로 히치와 매우 유사한 스토리라인과 컨셉을 가지고 있다. 다른것이 있다면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히치는 윌 스미스가 원맨쇼로 사랑을 이어준다. ‘시라노 에이전시’는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의 사랑을 대신 이루어주는 연애조작단으로 때로는 영화 촬영장을 방불케 하는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때로는 비밀 작전 수행처럼 완벽하게 짜여진 각본으로 의뢰인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연애 에이전시이다.
연애는 기술일까?
정답은 기술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히치에서는 나름 능력있는 알버트가 등장하고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스펙은 최고이나 연애는 꽝인 2% 부족한 의뢰인 상용(최다니엘 분)이 에이전시 대표인 병훈(엄태웅 분)과 그의 작전요원 민영(박신혜 분)을 찾아온다.
대부분의 로멘틱 코메디의 특징이라면 남자가 여자를 사귀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여자는 남자를 생각할때 겉모습같은 외모를 보고 판단하기도 하지만 연령대에 따라 다양한 판단기준을 가지고 있다. 남자는 10대, 20대, 30대, 40대, 50대를 지나더라도 이쁜여자로 귀결되는 단순한 특징이 있는 반면에 여자는 10대에는 외모를 20대에는 외모에서 진실함으로 30대부터는 경제력과 성격을 기준으로 삼는다.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사랑을 모르지만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하는 남자”와 “사랑을 알지만 표현할 줄 모르는 남자” 이렇게 두가지 타입의 남자를 메인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즉 겉으로 사랑하면서 여자를 쉽게 낚는 남자와 속으로 사랑하지만 다가서지 못하는 남자의 진실함을 그리고 있다.
인생은 길고 긴 무대나 다름이 없다고 보고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을 만들어주는 연애조작단은 사랑의 호르몬이 분비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조작(!)함으로써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들어맞는 상황 설정은 물론, 캐릭터, 취향, 얼굴 각도까지 세밀한 맞춤 설계를 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다는 설정인데 결국 조작된 상황에서 여성의 마음은 넘어오는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라고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여성이 상황, 설정, 취향등의 설정으로 쉽게 마음을 여는존재라고 단정하기에는 복잡한 동물이다. 남자는 남자를 알수 있지만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고 말할정도로 복잡한 동물이며 여자의 뇌는 남자의 목소리나 톤, 시선, 표정등에서 남자의 감정을 읽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사랑은 비합리적이다?
여성은 보통 상황을 기억한다. 즉 도로를 주행할때 남자는 전체적인 구조와 앞뒤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정표를 찾지만 여성은 순간적인 도로의 풍광, 나무의 위치, 가벼운 바람등 복잡한 상황자체를 기억하기 때문에 남자보다 길찾기가 수월하지 않은 경향이 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사랑에 빠진뇌를 만들기 위한 단계까지 진입을 해주는 역할을 한다. 즉 사랑에 처음 빠졌을때 나타나는 증상은 마약했을 했을때의 초기증상과 유사하다고 한다.
시대는 발전하고 훨씬 세련되고 기술이 발달한 인류가 되었지만 우리의 뇌는 성공적인 짝짓기를 위한 원시시대의 종족보존의 본능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영화는 로멘틱 코메디영화의 특성상 가볍고 즐겁게 그려낼수 밖에 없다.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를 보면 어깨에 힘을 빼고 시크한 매력을 뿜어내는 작전리더 병훈 역의 ‘엄태웅’, 지붕킥과는 다른 큐트한 순정을 보여주는 의뢰인 상용 역의 ‘최다니엘’,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매력적 타깃녀 희중 역의 ‘이민정’, 히피스타일의 개성 만점 작전요원 민영 역의 ‘박신혜’가 등장하는데 어찌보면 전형적인 캐릭터들로 조금은 식상할 수도 있다.
유쾌함의 진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유쾌하고 가볍게 볼수 있는 영화이다. 여성을 상대로한 작업의 정석이라기 보다는 결국 진심이 마음을 움직인다라는 로멘틱 코메디의 기본을 그대로 가져간 영화라고 볼수 있따.
우리의 뇌는 그다지 간단하지도 않고 생각외로 복잡하지도 않다. 특히 여자의 뇌는 남성들의 사회에 맞추어지도록 강요되어 왔다. 직장이나 집에서 언어적으로나 행동적으로 친절하게 하는것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진실처럼 알려져왔는데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는 그점을 조금 부각시켜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볍게 시작해서 훈훈하게 끝나지만 장미빛 같은 미래만 보여주는것 같은 영화지만 머 세상 무겁고 복잡하게만 살필요가 있겠는가? 이정도면 커플들에게 좋은 추석 데이트 코스의 선물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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