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일라이' 지식은 칼보다 강하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5. 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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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ok of Eli라는 이름이 붙은 이 영화는 지구의 종말을 다루고 있어서 더로드라는 영화와 비슷한 형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지만 덴젤 워싱턴이라는 묵직한 이름의 배우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영화가 흥행을 못할망정 의미없는 영화는 없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해보았다.

 

희망을 믿는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라는것을 믿고 살아가지 않는다면 모두들 살아야 될 이유를 잃어버리고 자살을 해버리는 사람이 훨씬 늘어날것이다.

 

지금보다 조금더 큰집에 살 수 있을것이라는 희망, 지금보다 월급을 더 많이 벌수 있을것이라는 희망, 지금보다 높은 지위에 올라갈수 있을것이라는 희망, 지금보다 사업이 잘될 것이라는 희망, 자기 자식은 자기보다 공부를 더 잘할것이라는 희망 등등..모든것이 희망이다. 결국 현재 상태에서 결정된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별일이 없는한 잘될 것이라면 노력있는 희망을가지고 살아가는 것이다.

 

일라이는 이런 일상적인 희망이 없이 모든 생명이 잿빛으로 변해가고, 물 한 모금조차 얻기 힘든 인류.  멸망의 위기에 놓인 세상을 구할 수 있는지도 불명확하다 .


지상 최후의 문명 도시로 이를 전달하기 위해 지키려는 자, 일라이.
그리고 세계 지배를 위해 이를 빼앗으려는 자, 카네기

 나는 누구인가?

 

이 시대에 살아가는 나를 깊게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그냥 살아가는것인지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말이다.

 

일라이라는 영화는 더 로드에 비해 자신이 해야 될일과 자신에 대한 명확한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일라이를 중심으로 그려나간다.

 

인간의 본질을 잊어버리면 동물이 된다. 일라이에서도 인간은 자신이 갈기 위해 인간을 먹는데 DNA의 충돌 때문인지 자신도 억제하지 못하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인간의 본질은 결국 동물일 뿐이다. 누군가에게서 뺏고 그걸 자기 재산으로 만들고 남들보다 잘살아야 되고 자기 자식은 잘되어야 된다. 이것이 자본주의라는 허울아래 잘 포장되어 있는것 뿐이다. 결국 재산이라는것이 생존이라는것으로 변질되면서 인간은 자기 종족을 죽여야 하는 동물의 본능으로 접근하게 된다.

 

사회라는것은 더불어사는 사회이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누구인지 안다면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강력범죄나 친족살인등의 문제는 조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내가 나를 컨트롤하지 못하는데 다른사람에 대해서 존경할 마음이 생기겠는가?

 

신념 

 

일라이에서 가장 큰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것은 바로 성경의 등장이다. 영화의 내용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현실은 기독교의 등장만으로 이슈가 되기에 충분하다.

 

결국 종말의 끝에 구원은 기독교뿐이라는 종교적인 색채가 이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암시되고 있다.

 

기독교라는 신념을 가지고 세계를 구원한다는 개념은 지금까지 수도없이 등장했다. 특히 헐리우드의 경우 서구 중심적인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기독교에 더욱 열광할 수 밖에 없다.

 

본인도 종교를 믿지 않지만 다른것보다 일라이가 가진 신념이라는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물론 무자비한 액션과 무자비한 인간은 살아야될 가치가 없는가?를 말한다면 조금더 생각해봐야 되겠지만 우선 책이라는것에 상당한 비중을 두었다.

 

이 시대의 배경은 2043년이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이지만 세상이 삭막해지는것을 잘 그려내고 있고 인간의 본성을 잘 그려낸 부분도 있지만 신념을 가진 사람은 그다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신념을 가진 사람들은 남과 다르다고 할까? 무언가 목적이 있을때 그리고 목적을 이루기 위한 신념이 있을때 그사람은 다른사람과 구별된다.

지식은 칼보다 강하다.

 

지식이 칼보다 강하다는것은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어 왔다.  세상에서 이 '지식'을 가진 자들이 그러한 귄위와 권력과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폭력은 순간적이고 즉시적인 특성이 있지만 결코 사람을 지배할수는 없다. 잠시 공포와 압박으로 사람을 가두어놓을 수는 없지만 사상누각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힘이다.

 

그에 반해 지식은 존경과 믿음으로 이끌수 있는 막강한 힘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권력자들이 자신의 사업이나 일을 행할때 학자의 힘을 빌어 논문을 발표하게 하고 지지하게 하는것이다. 특히 4대강같은 경우 향후 보면 알겠지만 지역이나 유명대학의 교수들이 그 성과와 상관없이 그 결과를 찬양하는 논문들이 줄을 지어 나올꺼고 당위성을 부여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책이라는것은 지식의 또다른 상징이다. 그만큼 활자로 기록되어진 책은 그시대의 지성을 대변하는 경향도 있고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될 무기처럼 보여진다. 꼭 무기는 아니더라도 순간적인 힘에 의한 폭력보다는 사람을 이끌수 있는 지성있는 리더가 되고 싶어했던 카네기의 무리한 욕심이 이 영화에서 여실히 그려진다.

 나는 오늘도 발전한다.

 

영화에서 일라이는 자신의 소임을 다한 개미같은 느낌이 들고 그 바톤을 받아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에 차있는 솔라라가 그 길을 대신한다. 나는 오늘도 발전하고 변화한다는 의미에 꼭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를 만들기 위한 일정중 하루는 중요하다..

 

일라이라는 영화는 종교적인 색채를 제외하고는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 액션도 있었지만 액션보다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속성과 신념 그리고 책이라는것에 대한 중요성을 조금이나마 알려준 영화..일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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