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스릴러)

'평행이론' 인생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5. 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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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단순해지면 살기가 좋을까?

태평성대한 천국이야기를 하는듯 막연하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100년 혹은 129년, 30년을 주기로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삶과 반복되는 누군가 있다면 어떠한 느낌이 드는가? 그리고 대게..극적이면서 불행한 삶으로 종결된다는것도 또하나의 특징이다. 잘 살고 이슈없이 살았다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을것이다.

 

 과연 평행이론?.

 

영화는 우연히 삶이 닮아있는 유명인을 내세우며 적절한 픽션을 가미하고 있다. ‘평행이론’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인물은 바로 애이브러햄 링컨과 존 F. 케네디. 링컨은 1846년 하원의원 당선, 1860년 제 1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후 남북전쟁을 감행하면서까지 개혁을 이끌어가려 했지만 저격범의 총을 맞고 세상을 떠나야 했다. 그로부터 100년 후인 1946년 하원의원 당선, 1960년 제 35대 대통령이 된 케네디. 케네디도 링컨처럼 혁신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역시 암살당했다.

그러나 몇가지 사실만 일치할뿐 링컨과 케네디의 가문이나 실패의 횟수로 보면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링컨이 마치 흑백의 개혁을 이끌어내려고 했던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남군을 지지했던 금융세력에 의해 제거된것이나 다름이 없다.

 

영화를 보기전에 지진희가 맡은 김석현이라는 인물이 과거에 사는 삶과 현재의 삶이 오버랩되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플롯으로 이해를 했었다. 그러나 그런 논리적인 패턴이 아닌 그냥 비슷한 인생을 살았던 과거의 어떤 인물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조금은 진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인 김석현은 부드러움과 동시에 그 누구보다 자신의 강한 신념과 냉철한 판단력을 믿는 캐릭터이다. 운명을 믿고 사주를 믿는 사람들의 특징이라면 매년 점을 보고 그에 따라서 상당히 신경을 쓴다는 점이다. 주역에 따르면 한국에서만 같은 사주를 가진 사람은 보통 40만명정도가 된다. 동시대를 사는 40만명이 아니라 과거의 삶까지 비추어본다면 자신과 유사한 삶을 살았던 사람을 찾는것도 힘들지만 있다고 해도 이상할것이 전혀 없다.

 

나에게 있어서 운명은 절대적인것이라면 현시대의 삶을 개척하고 살아가기보다는 과거의 삶을 조명하는것이 오히려 쉬울지도 모른다. 베스트셀러로 뽑히면서 많은 인기를 누렸던 [1Q84]의 ‘평행우주론’과는 달리 다른세계의 차원이 아니라 동일한 시대를 살아가는 과거의 누군가의 운명에 초점을 맞추었다.

 

 현시대의 법이란?

 

아직도 법이 만인에게 공평하고 판사와 검사는 항상 공명정대한 수사와 판결을 내린다는 생각을 가진 성인이 있다면 아직 순수한것이다. 아니면 50대이상의 보수층이던지..

 

김석현 판사는 말그대로 승승장구하는 법조계의 뜨는 샛별이다. 강한 신념과 자신감을 가지고 완벽한 삶을 꿈꾸는 사람인데 말그대로 법전에 모든 길이 있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엘리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법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해당 당자사의 인생이나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한채 몇페이지의 사건 기록으로 모든 판단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능력있는 변호사 와 재력은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결국 어떤자료를 수집하느냐 그리고 어떻게 변론하느냐에 따라서 법은 정해져있지만 얼마든지 자의적인 해석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신은 철저한 신념에 의해서 판결을 해왔다고 자문하는 김석현 판사는 문제가 불거지자 자신의 과거 판결문을 가지고도 다시한번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당시에는 너무나 명확해보였던 일들이 너무나 의문을 가지게 되는 사건으로 변모해버린 것이다.

 완벽한 삶

 

평행이론에서 김석현과 배윤경은 누가 보아도 완벽한 삶을 살고 있는것처럼 비추어진다.

 

강력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집안의 딸과 전도유망한 판사와의 만남은 이 사회가 지지하는 모범적인 모델로 결혼시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형태의 결합이다.

 

인생에 있어서 완벽한 삶보다는 행복하고 여유있는 삶을 추구하는것이 가장 좋은 형태의 삶이다. 인간이 동물과 가장 틀린점은 발전한다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그리고 본능에 의해서 살아가는 것은 동물에게나 적합하지 인간은 발전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단순한 종족보존이나 살아가기 위해서 먹는것만은 인간의 삶중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면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가 아닌 누군가에게 지배당하고 사육당하는 입장으로 위치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완벽한 삶은 존재하지 않는다. 발전하는 삶이 존재할뿐

 

여자는....

 

40대이상의 남자에게 설문을 한 결과 50%가 맞벌이를 원한다는 데이터가 나왔다고 한다. 그만큼 이 사회의 가치관이 집에서 내조 잘하고 현모양처의 길을 살기에는 모든 조건이 가혹해졌다는것을 의미한다.

 

삶이 팍팍하지 않다면 집에서 육아 혹은 남편의 뒷바라지가 적성에 맞는 여자라면 그런 삶을 살아도 좋겟지만 완벽한 김석현 판사와 살게된 자유분방했던 여자 배윤경은 만족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팜므파탈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었던 배윤경에서서 모든 비극의 씨앗이 잉태되게 되는데 이것은 과거 30년전의 다른이의 삶과도 중첩이 된다.

 

여자는 이런 삶을 살아야 한다. 남자는 이런 삶을 살아야 된다는 법도 없고 세상의 기준도 없다. 그러나 이렇게 사는것이 좋다는 사회적인 통념은 존재하는 이 사회에서 그 통념을 벗어나기란 쉽지가 않다.

 범인은 무조건 악한?

 

팔색조 같은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 대표 흥행배우로 자리매김한 하정우가 영화 <평행이론>을 통해 씬 스틸러에 도전했다. 특히 악역이 잘 어울리는 배우 하정우는 악역 혹은 생각없는 삶을 살아가는 날건달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사회는 시대에 따라서 범법자를 양산하기도 하고 준법사회를 지향하기도 한다. 

 

법의 잣대가 가혹해질수록 이 사회는 범법자라는것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그 시대의 기준에 따라 준법자가 범법자로 둔갑하기도 한다. 

 

사회가 가진 법이라는 잣대는 너무나 중요해서 몇몇사람이 좌지우지 할 그런 시스템은 아니다.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삶이다. 그렇기에 범법자이라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배려가 필요한 상황도 발생하고 사회적인 약자또한 배려의 대상이 되어야 될 것이다.

 

평행이론은 나름 흥미있는 사람의 주장을 빌어다가 영화의 컨셉으로 잡은 영화이다. 운명이라는 가혹한 굴레에 갇혀서 사는 사람이 이 사회에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혹은 앞으로도 당신의 삶을 결정하는것은 바로 당신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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